동물자유연대는 2018년 한 해 셀 수 없이 많은 학대 제보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9,000여 건에 달하는 전화와 1,000여 건에 달하는 홈페이지 제보글은 반려인구 증가의 이면에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씁씁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동물자유연대는 현장 대응, 구조, 관할 기관에의 민원제기, 고발 등의 방법을 통해 시민분들이 제보해 주신 학대사건에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동물자유연대로 제보된 동물학대 사건 현황 및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2019년 1월부터 3월에 집계된 제보 현황에 따르면 열악한 사육 환경에 대한 제보가 가장 많았습니다.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인해 동물이 죽거나 상해를 입거나 질병을 갖게 된 경우도 있었지만, 열악한 환경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더 많았습니다. 다음으로는 물리적 학대가 비중이 높았으며 약품 및 화학물질로 인한 학대와 방치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의 학대대응 활동 이야기
하나. 학대로 전신이 골절된 채 구조된 탄이
제보자는 직장 앞 슈퍼에서 상태가 안좋은 강아지를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슈퍼 주인의 개였고 강아지가 누군가에게 맞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주인의 동의를 얻어 강아지를 동물 병원에 데려가 보니 아이의 상태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외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며 전신의 15곳 이상이 골절되어 있었습니다. 정밀 검진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다리, 갈비뼈, 꼬리뼈, 발가락 드응 전신 곳곳의 뼈가 부러졌었거나 부러진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세개의 발의 발가락이 골절돼 있고, 그 중 한 발은 발가락 4개가 다 부러져 있습니다. 강아지는 치료 후에도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피학대 강아지가 살던 곳에는 어미 개 한 마리와 강아지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2차선 도로 가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살고 있었던 개들은 언제 학대의 대상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동물자유연대는 이 강아지들도 함께 구조했습니다.
학대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탄이
둘. 방치, 가장 비겁한 학대
계약이 만료된 임차인이 오래도록 나타나지 않아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개의 사체가 있다는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세입자의 집은 오래 전 전기가 끊긴 상태로 연락이 되지 않아 집에 들어가 볼 수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중 겨우 세입자와 연락이 닿아 집에 들어가 보았더니 개 한 마리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개의 상태가 걱정된 제보자는 학대자에게 개의 상태를 알리고 조치를 취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하였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가끔 가서 밥과 물을 챙겨준다는 소리를 학대자의 이모를 통해 들을 수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이후 혼자 있을 강아지가 걱정돼 다시 찾아가 보았을 때 이미 강아지는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오랜 시간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갉아먹은 가구와 찢어진 벽지와 장판, 굳게 닫혀있는 방문에 남겨진 흔적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방엔 갇혀 있었는지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방치로 인한 학대로 학대자를 고발 조치했습니다.
방치된 채 굶주림 속에 고통스럽게 죽은 개
셋. 쥐약으로 길고양이들을 살해
길고양이를 돌보던 제보자는 평소 돌보던 고양이가 죽은 채 발견되자 급히 사체를 들고 동물병원을 찾았습니다. 다리를 다쳤던 길고양이를 치료해 방사를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죽은 채 발견된 점이 의심스러워 피검사를 진행했고 충격적인 결과를 듣게 되었습니다. 검사 결과 피에서 쥐약 성분이 검출된 것입니다. 죽은 고양이가 평소 밥을 먹던 밥 자리는 시에서 지정한 길고양이 급식소였습니다. 급식소를 찾아 확인해보니, 밥에는 쥐약이 섞여 있었습니다. 동네 밥 자리마다 모두 쥐약이 발견되었습니다. 누군가 길고양이들이 죽기를 바라며 밥그릇에 쥐약을 살포하고 다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던 제보자는 동물자유연대 상담을 받아 이 사건을 경찰에 알렸고 수사가 현재 진행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