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와 어스아일랜드인스티튜트(Earth Island Institute, 아래 EII)가 거제씨월드의 벨루가 필리핀 반출 계획 백지화와 한국·필리핀 양국 정부에 전시용 고래류 국제거래 금지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필리핀의 ‘마닐라 오션파크’는 거제씨월드 실소유자인 림치용 사장이 운영하는 해양테마파크로, 개장 당시 ‘해양포유류나 멸종위기종 동물은 절대로 전시하지 않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해양포유류를 전시하기 위한 대형 수조를 건설 중입니다. 벌써 바다사자를 수입했고, 벨루가와 큰돌고래를 수입하려는 계획입니다. 심지어는 마린파크 내에 ‘북극월드’라는 전시관을 만들어 펭귄, 벨루가, 북극곰까지 전시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미 펭귄도 수입된 상태입니다. 이 동물들이 30도가 넘는 열대기후에서 서식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형벌이며, 폐사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입니다.
기자회견을 위해 방한한 EII 필리핀 지부의 트릭시 콘셉시옹 디렉터는 마닐라오션파크의 환경이 벨루가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마닐라오션파크에서 정화해서 쓰겠다는 마닐라 만의 해수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으며, 야외 수조밖에 없는 수족관에서 벨루가는 오염된 더운 공기를 마셔야 합니다. 영하 50도에서 18도에 이르는 북극해에서 서식하는 벨루가가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환경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기자회견에서 3월 22일 거제씨월드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강한 햇볕에 벨루가는 머리 부분에 일광화상을 입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조련 과정과 체험 프로그램 중 먹이를 받아먹으려 수면 위로 올라와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면 밖으로 올라올 때마다 강한 햇빛 때문에 계속적으로 눈을 질끈 감는 모습도 관찰했습니다. 이는 벨루가의 시력을 영구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수면으로 올라올 때마다 눈을 질끈 감는 벨루가 (사진: Earth Island Institute)
필리핀의 야생동물자원보존법은 ‘멸종위기종 수입이 야생동물의 생존과 서식지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 야생에서 직접 포획된 고래를 수입할 수 없는 필리핀으로 들여가기 위해 한국을 ‘벨루가 세탁국가’로 이용하는 ‘꼼수’일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동물자유연대와 EII는 거제씨월드가 벨루가를 열대기후인 필리핀의 열악한 수조로 옮기는 대신, 수입한 러시아로 되돌려보내 야생에 안전하게 방류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한국과 필리핀 정부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한 국가답게 전시를 목적으로 한 고래류의 수출입을 엄격히 규제해야 합니다.
벨루가가 있어야 할 곳은 거제씨월드도, 필리핀의 놀이공원도 아닌 북극해입니다.
* 필리핀 마닐라 오션파크의 벨루가 수입을 반대하는 국제서명운동에 동참해주세요. 많은 한국인들이 서명하면 필리핀 입법기관과 정부에게도 벨루가 수입 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근거 자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김은숙 2015-03-26 21:27 | 삭제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도 이번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당연히 서명하였고 제 카톡 카스에도 올렸습니다. 벨루가가 무사히 북극해로 돌아가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합니다!
이경숙 2015-03-27 12:04 | 삭제
동물자유연대 화이팅입니다
참여하신 분들과
도움 주신 김은숙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