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집 근처 ㅇ마트에 갔다가 너무 어이없는 장면을 보고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여러분은 이 장면이 무엇으로 보이십니까?
글 제목 보고 아시겠지만, 서울 양재동 ㅇ마트에 새로생긴 애견샵입니다.
버젓이 "우리 아이에게 애완친구를 만들어주세요"라고 붙여놓고, 생후 2개월령의 강아지들을 저런 플라스틱 상자같은 데 넣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제가 저 매장을 직접 관리하는 것은 아니니 단언할 수는 없으나, 얼핏 보기에도 온도 조절도 제대로 안 되는 것 같고, 조명 조절도 안됩니다.
잘보고 빨리 사가라고 칸마다 머리 바로 위에 환하디 환한 조명을 밝혀놓았습니다.
ㅇ마트의 오랜 영업시간동안 이 아이들은 환한 매장 불빛과 소음등 소란스런 환경에 편하게 잠도 못잡니다.
아시다시피 사람으로 치면 갓난아기 정도의 나이입니다.
아기를 저런식으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작디작은 아가들을 단지 동물이라는 이유로 비인간적으로 저렇게 하는 것은 명백한 동물학대라 생각합니다.
유리에 "두드리지 마세요"라는 글씨 보이십니까?
당연히 사람들 한번씩 두드리고 갑니다.
정말 이 아이들에게 조금의 휴식도 없어보였습니다.
제가 컴퓨터를 잘할 줄을 몰라서 아가동물들을 희미한 노란 동그라미로 표시했습니다.
이 아이들은 머리 바로 위에서 쏟아지는 불빛에 지쳐 어린 강아지의 활기찬 기운이 전혀 없이 축 늘어져 잠만 자고 있더군요.
제대로 눈 뜨고 돌아다니는 강아지는 정말 단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 아이들이 오늘내일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위 매장은 ㅇ마트 출입구 쪽에 있는데, ㅇ마트 손님들이 ㅇ마트에서 쇼핑하다가 "어, 여기서 강아지도 파네? 우리도 한번 사볼까" 라고 하거나 또는 옆에서 떼 쓰는 자녀들에 못 이겨 아무 아이나 대충 골라서 사가는 걸 생각해 보십시오.
그야말로 충동구매인데, 살아있는 생명을 이런식으로 대하는 것도 정말 기가 막히지만 이게 얼마나 가게 될지도 걱정스럽습니다.
분명 깊은 생각없이 즉흥적으로 "구입한" 강아지를 환불하거나 또는 유기하는 일도 적지 않을텐데 어떻게든 이 매장이 안 그래도 비극적인 유기견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제가 글 솜씨도 없고 컴퓨터 다루는 재주도 없어서 글도 길게 못쓰고, 사진에 아이들 고생하는 모습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제가 ㅇ마트더러 유기견 입양운동을 장려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애견용품과 관련된 영리활동을 자제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영리활동도 도가 있지 않습니까?
국내 모든 대형마트들이 이런식으로 애견 매장을 시작하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악마 에쿠스도 무혐의로 버젓이 돌아다니는데, 이런 ㅇ마트 행동이 법적으로 전혀 문제 없다는 것은 저도 잘 압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몇달내로 시 보호소에서 안락사 대상이 될수도 있는데, 그때 책임은 도대체 누가질지 궁금합니다. 이들의 판매 금지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사람들이 안 사면 당연히 알아서 안 팔겠죠. 여론의 힘이 필요합니다.
위 글은 저작권도 없고 편집권도 없으니, 사람들에게 대형마트에서의 애완동물 판매 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사진에 강아지들 동그라미도 굵게 쳐주시고, 트위터 아고라 등등에 많이 퍼뜨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준 2012-05-02 08:37 | 삭제
저도 최근에 양재 ㅇ마트 다녀왔습니다. 이 문제도 그렇지만 맞은편에 있던 애완소라게 판매코너는 더 가관이더군요. 100여마리 이상의 소라게 껍질에 페인팅, 반짝이 붙여놓은거 보고 이거는 아니다 싶더군요
김희진 2012-05-06 09:05 | 삭제
ㅅ세계는 백화점 앞에서 꽃마차를 운영하지 않나, ㅇ마트는 저러지 않나.. 참 가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