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2009 청도소싸움 참관 후기와 문제점

사랑방

2009 청도소싸움 참관 후기와 문제점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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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3.3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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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청도소싸움 경기가 벌어지는 청도상설소싸움경기장에 다녀왔습니다.
소싸움으로 가장 유명한 청도군은 지난 1월 상설경기장을 지은 가운데 3월 소싸움축제를 필두로 가까운 시일내에 우권 발행까지 계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권 발행은 전통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에 의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 법으로 인해 동물보호법 개정 당시 소싸움은 “농림수산식품부령이 정하는 경우”(본법 제7조 2항 3호)로 정해져 동물학대행위로부터 제외되었으며 이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주관하는 민속경기”(시행규칙 제9조 3항)에 해당합니다. 지난 몇 년간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지방자치정부는 소싸움을 지방축제의 일환으로 발전시키려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소싸움은 태생적으로 호전적이지 않은 동물을 인위적인 방식으로 싸움을 시키고 이를 즐기는 명백히 동물학대적인 경기이며 이를 빌미로 발전하는 지방축제는 지방문화의 저열화만 가속화시킬 뿐입니다.

1. 소싸움

소싸움을 정당화하는 논리 중 하나는 소싸움이 잔인하지 않으며 따라서 동물학대가 아니라고 말하는 점입니다. 그러나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대개의 소들은 소리를 내며 포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것은 초식동물이며 타고난 성격이 온순한 소들로서는 결코 자연스러운 음이 아니었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모습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선 소들은 쉽게 싸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소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훈련사로 추정되는)이 옆에서 소리를 지르며 소들을 흥분시키기도 합니다. 이런 자극에 따라 서로 오랜 시간 싸우는 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몇 분 안에 경기가 끝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싸움의 기술이나 방식을 개발하고 재미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뿔을 겨누다 도망가는 소가 지는 것으로 결판이 나게 되어 있어 이 경기를 지켜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기가 재미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실지로 경기가 시작된 11시 이후 오후가 되자 많은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것은 추후 소싸움 경기의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해 더욱 가혹한 경기 방식 채택이 염려되는 부분입니다.

몸을 이용해 힘을 겨루는 싸움이다보니 경기가 오래 지속되면 다치는 경우들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단시간 내에 소가 도망가면 부상은 동반하지 않겠으나 30분 이상, 1시간 이상을 싸우거나, 오래 전에 목격한 바에 의하면 2시간 가까이 싸우는 소들도 있는데 이럴 경우 소의 머리엔 선혈이 낭자합니다. 

이번에 발견한 사실은 단시간에 싸움이 끝나는 경우 대부분 싸움에 패한 소가 소리를 지르는 경향을 발견하였습니다. 대체적으로 패배한 소에게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때 소들이 싸움에 상당한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문제점은 약물반응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과 싸움을 진행하는 측에서는 우리 한우의 전통을 이어간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참전소들이 모두 한우라고 보기엔 어려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싸움소들이 특별식으로 보신탕, 개소주나 뱀을 먹인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싸움소의 수명이 다했을 때 도살의 운명에 처해진다는 것 역시공공연한 사실인데 이 소가 다시 인간의 식용으로 쓰이는데 어떤 문제점이 내재되어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간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2. 우권발행 도박 조장, 지역사회의 불건전성

청도 소싸움장은 향후 '전통소싸움경기에 관한 법률'에 의해 우권을 발행하여 싸움소에 배팅을 하여 돈을 배당받는 게임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상성경기장이 마련된  것입니다.

 경마 등으로 인한 도박 등이 극성을 이루는 한국사회는 도박의 폐해가 너무 커서 국무총리실 소속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두고 도박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본격적으로 우권이 발행되며 소싸움이 진행하게 되면, 도박의 폐해는 더욱 커질 것이며 소에게는 더욱 더 가혹한 경기방식이 요구되어 질 것이 염려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싸움경기의 최대 다수의 관람자들은 노령층이었습니다. 이 청도 소싸움이 지역 사회의 노령층마저도 도박 중독에 빠지게 하는 것을 조장할 것이라는 것이 이 또한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입니다. 

3. 동물 착취를 근거로 한 지역 축제로의 발전

경기장 뒤편에는 커다란 광장 주위로 'ㄷ'자 모양의 상가건물이 세워지고 내내 여러 행사가 치러지고 있었습니다. 행사주최측은 상설 소싸움경기가 본격화되면 인근에 테마랜드를 꾸밀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실지로 놀이기구 등 가족단위의 관광객을 끌기 위한 시설물들이 들어서고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싸움을 보러 온 사람들은 연령대가 높은 지역주민들이었고 이 사람들은 경기장 주변에서 먹고 마시고 노는 데에만 열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소싸움이라는 경기 자체가 어린연령대 사람들의 즐거움을 자극할 수 없는 성격의 오락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족단위의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무리한 행사를 인위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은 또 하나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동 동물원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소싸움을 빌미로 한 지역축제가 실지로 동물을 오락거리로 전락시키는 요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과거 농경시대 간간히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던 소싸움은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의미의 지역축제로 발전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런 소싸움이 경마처럼 우권발행방식으로 이어진다면 또 다른 사행산업의 발전으로 지역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저해요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점차 동물에 대한 윤리적 관점이 중요시되는 현대사회에서, 소싸움 경기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염려하여, 소싸움는 지역의 축제가 아닌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라는 점을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인식하기를 바랍니다. 

 




댓글


민수홍 2009-03-31 13:57 | 삭제

잘 알겠습니다.
한국사회에서의 지성적인 여론 형성을 위해 이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제2롯데월드"가 가능한 나라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정재경 2009-03-31 14:37 | 삭제

그렇죠..지역축제는 하나의 관광요소로 만들겠다는 얘긴데 이런 관광 지역 발전은 청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국가들의 관광 요소는 그 나라의 이미지와 관련되는 것이고, 위의 글에서 밝히듯, 소들은 성격 자체가 온순하여, 이런식으로 소들을 싸움에 휘발리게하는거 정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스페인도 투우를 폐지하는 법령을 통과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이 소싸움은 우리나라의 관광 이미지 및 소들의 복지를 위해 절대 허용 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축제라는 것, 관광이라는건 우리 모두 즐기고 뭔가를 배워가야하는 것 아닐까요? 소들의 본성을 무시한 이런 싸움들을 이제 우리나라에서 근절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한민국의 선진국 반열을 위한 동물 복지를 위한 개선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경숙 2009-03-31 18:10 | 삭제

청도는...자연환경도 아름답고...운문사라는 고찰도 있고...맛있는 홍시인 청도반시도 유명하고...청도에서 나는 향이 좋은 한재미나리도 아주 유명한데요...이런 것만으로도 청도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고 또 다녀가는 곳인데...꼭 이렇게 문제점이 많은 소싸움을 지역축제로 내세워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 동안 청도라는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가 정말 초라해지고 있네요 나날이...


깽이마리 2009-04-01 15:29 | 삭제

청도라는 곳은 저런 지루하고 저급한 소싸움 외에는 대안이 없는 지역인가요?1
내가 청도군민이라면... 참으로 *팔리겠군요...
이경숙이사님 쓰신 글 보면... 좋은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건 살리지 못하고 마이너스 이미지만 되는거죠... 진짜 누구 밞상인지... 무식이 하늘을 찌르네요...
초식동물을 저렇게 다루어서야... 식객이라는 드라마에서 고기를 위해 데리고 가는 소지만 정성을 다해야하는 바가 나왔는데...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