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자고로, 깨달음은 겸손해야...

사랑방

자고로, 깨달음은 겸손해야...

  • 조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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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0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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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 가축

서울시가 개를 ‘가축’에 포함시키려 하자, 동물보호단체들이 ‘개를 가축화해 개고기 식용을 합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규탄하고 있단다. 나는 오랜 의문이 풀렸다. 하루에도 수천 마리의 소 돼지 닭, 그리고 수백만 마리의 바닷고기를 잡아먹는 나라 사람들이, 왜 유독 개 먹는 것에만 그토록 분개할까?

상식적으로 개를 먹지 말자는 사람이면, 소 돼지 닭 등도 먹지 말자고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말은 또 절대로 안하는 것이다. 완벽하게 그 어떤 동물도 안 먹는 예(인도의 ‘불살생’ 자이나교 영향지역)가 없는 것도 아닌데, 어떤 동물은 먹어도 되고, 개는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그런데 이제 알았다. 소 돼지 닭 등은 ‘가축’이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 없이 잡아먹어도 되고, ‘개’는 가축이 아니므로 먹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사실, 인간은 편의상 똑같이 동등하게 취급받아야할 동물들을, 어느 경우엔 ‘천연기념물’이나 보호동물로 지정하여 극진히 챙기고, 또 어느 경우엔 ‘가축’으로 지정하여 거리낌 없이 잡아먹고, 개와 같은 경우에는 모호한 법상태로 놔둔 채 한쪽에서는 먹고 한쪽에서는 먹는 사람을 지탄했던 것이다. 하여간 소 돼지 닭 등은 아직 ‘가축’이 아닌 개 팔자가 부러울 것 같다.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