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부산은
하늘이 컴컴하고
곧 한자락 신나게 쏟아붓겠어요
횐님들 다들 잘 지내시지요?
지난 번
울이웃에 입양한
아기시츄 뿡이(순돌이라 했다가 다시 \'하니\'로 바꾸었다네요) 엄마랑
오늘 아침에 통화했는데
껄떡 산만 자유분방....아주 지대로랍니다 ㅎ~
거실 소파 나무나 다른 가구도 갉아 먹고
변도 50% 정도만 적당히(?) 가리면서
미운정 고운정 쌓으며 잘 지낸다는데
하니 엄마가 계속 웃으며
사고치는 얘길하는 걸 보니
아주 이쁨 제대로 받고 사나 봅니다....ㅎ~
어제
집 부근 농산물 시장엘 들렀답니다
양파 초절임이나 오이 초절임을 할까 해서...
오이는 작년에 비해서 넘 비싸기에
좀 싸면 살까 하고 양파 파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부지런히 양파 껍질을 손질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이더군요
거길 갔더니
세상에
큰 자루에 담긴 양파 위에
검댕 고양이 한 넘이 늘어지게 자고 있고
흰색에 노랑 줄무늬 아기 고양이 (초롱이라네요)가
연신 할머니 손가락을 잘근거리며 장난을 걸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넘 정겹고 행복해 보여
초롱이 고녀석 귀여운 발을 만지작거리며
이리저리 여쭈어 보니
엄마는 얼마 전 죽고
혼자만 남았는데
할머니가 키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유 먹여 키운다고....
아가를 보는 그 눈에
사랑이 얼마나 한가득 고여 있는지....
감동, 또 감동이었습니다
담에도 또
이 할머니께 양파를 사야지 하고 맘먹으며
큰 양파 두 자루를 샀습니다
매주 금욜 저녁은
3년 넘게 해오고 있는 배구 모임을 하는데
인문계 고등학교 강당을 빌려서 한답니다
그 강당은
산 바로 밑에 있고 쓰레기장도 곁에 있어서
고양이들이 먹을 걸 찾아 자주 나와 있어요
어젠 갔더니
세상에
쓰레기장에
엄마와 아기냥이 셋
이렇게 네 마리가
올망졸망 다정스레 앉아
망중한을 즐기고 있더라구요
참치캔 두 개를 따서
바닥에 쏟아 놓았더니
어미는
아가들 먹으라고 그냥 쓱 한 번 쳐다보고는
빈깡통 넣은 큰 쓰레기통에 훌쩍 뛰어 들어가
빈깡통만 연신 핥고 있고
아기 냥이들만 맛있게 먹더라구요
참....
어미는 어밉니다
또 감동......
담주엔 냥이 사료를 사다가 놓아둘까 합니다
요즘
고양이들이 참 예쁘고 .... 마음이 많이 끌리네요.......ㅎ~
행복한 주말되십시오
꿉꿉한 날씨에 건강도 챙기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