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이인식의 멋진과학] \'침팬지에게도 인권을..\'

사랑방

[이인식의 멋진과학] \'침팬지에게도 인권을..\'

  • 이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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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2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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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주말면에서 퍼왔습니다. 토욜일마다 싣는 과학칼럼인데요...

이번엔 좀 눈길끄는 기사가 있어 다같이 읽어봤으면 하는 맘에서 퍼옵니다.

기사 읽으면서 \'영국\'과 \'오스트리아\'가 동물보호에 앞장서는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부터 외국의 관련기사를 볼 때마다 느낀건데, 동물보호법에 선구자적인 나라가 영국이고, 좀 섬세하게 동물의 생명권을 돌보는 나라에는 오스트리아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한국화이자가 우리나라에 실험센터 세운다던데 아마도 동물실험에 아무런 제약이 없으니 우리나라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센터를 세우는게 아닌가 모르겠네요..신문기사에서도 동물실험실도 만들 것 같다는 내용을 봤거든요...아리까리하지만..

아무튼 과학칼럼에서 이렇게 동물복지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기사는 처음 보는 것 같아 나름 신선하네요...

 

[Why] 침팬지에게도 ‘인권’을

  • [이인식의 \'멋진과학\']
  • 유인원 보호단체 “3權 보장해야” 일부선 “동물 실험 제한” 반론도
  •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 입력 : 2007.06.22 23:19
    • 인류와 가장 가까운 동물은 6백만 년 전에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진 침팬지이다. 2006년 침팬지 게놈(유전체) 초안이 완성됨에 따라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물질이 1.23%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침팬지와 사람이 유전적으로 98.77% 동일한 관계임이 확인된 셈이다.

      침팬지는 사람과 비슷한 행태를 여러 가지 보여준다. 영장류학자인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은 ‘침팬지 정치학’(1998)에서 침팬지가 인간처럼 권모술수를 써서 권력투쟁을 한다고 주장했다. 돌 망치로 견과를 깨서 먹고, 개미집에 막대기를 쑤셔 넣어 핥아먹는 침팬지도 있다. 상처를 입으면 나뭇잎으로 가리거나, 암컷을 꼬드기려고 이파리를 소리 내어 찢기도 한다. 이처럼 침팬지가 복잡한 사회 구조를 형성하고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영국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의 진화심리학자인 앤드루 휘튼 교수는 침팬지 사회에 일종의 문화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휘튼은 침팬지가 새로 학습한 행동을 동료나 다른 집단에 전수시키는 증거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5월말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 침팬지가 인류와 유사한 문화를 공유하기 때문에 침팬지처럼 인류와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오랑우탄, 고릴라, 보노보(피그미 침팬지) 등 유인원을 여느 동물과 달리 특별 취급해야 한다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1993년부터 ‘유인원 계획’(Great Ape Project)이라는 국제단체가 인간을 닮은 유인원에게 인간에 버금가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인원 계획’의 핵심 인물은 미국 프린스턴 대 석좌교수인 철학자 피터 싱어이다.

      5월 중순 서울을 다녀간 싱어는 1975년 펴낸 ‘동물 해방론’에서 대부분의 인류가 ‘종족주의’(speciesism)의 과오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싱어가 만든 용어인 종족주의는 인종주의나 성차별주의를 연상시킨다. 싱어는 인류와 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동물의 도덕적 지위를 부정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본 것이다. 싱어에 따르면 유인원은 종족주의의 희생물이다.

      유인원 계획에서는 유인원에게 다음 세 가지 권리를 부여하는 법률이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첫째, 생존권이다. 유인원은 인간과 대등하게 보호돼야 하며 엄격히 규정된 환경이 아니면 죽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자유권이다. 유인원의 신체적 자유를 임의로 박탈해서는 안 되며 적법한 절차 없이 감금되면 즉시 풀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범죄 혐의가 없는 유인원은 구금해서는 안 되며. 신체적 위험이 예상되는 특별한 경우에만 보호 목적으로 구금이 허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고문 금지이다. 유인원에게 계획적으로 심한 고통을 주는 행위는 고문으로 간주되며 옳지 않은 처사라는 것이다.

      유인원 계획은 14년 동안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에서 유인원을 보호하는 법규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1997년 영국 정부는 유인원을 의약개발의 동물 실험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스웨덴과 오스트리아도 비슷한 조처를 했다. 1999년 뉴질랜드는 인간의 권리를 유인원에게 확장시키는 차원에서 유인원에게 특별한 지위를 인정하고 실험에 사용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했다. 2000년 12월 미국은‘침팬지 건강 증진, 유지 및 보호’(CHIMP) 법령을 제정하고 연방정부 예산으로 보호구역에서 돌보도록 했다. 2002년 네덜란드 정부는 유인원을 사용하는 연구를 전면 금지했다.

    • ▲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 이러한 유인원 보호 움직임에 대해 반대 의견이 없을 리 만무하다. 영국 유전학자인 스티브 존스는 “생쥐는 인간 유전자의 90%를 공유한다. 그러면 생쥐도 사람의 권리 90%를 가져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존스는 이를 계기로 모든 동물실험이 금지될 개연성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2월 스페인의 한 지방 의회가 ‘유인원 계획’이 천명한 권리를 유인원에게 부여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유인원에게 사상 최초로 생존권과 자유권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여름 스페인 의회는 다른 지방에도 이 조례를 적용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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