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펌기사] 글쎄...

사랑방

[펌기사] 글쎄...

  • 이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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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6.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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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염소·토끼 뛰노는 ‘동화같은 학교’  애완동물 받은 안성 개산초등 학생들 쓰다듬고 먹이주고…
“동심이 더욱 풍요로워져요”
안성=오윤희 기자 oyounhee@chosun.com
입력 : 2007.06.23 00:12 / 수정 : 2007.06.23 07:08

학교 잔디밭이 동화의 나라로 탈바꿈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교실 2개 넓이 남짓한 잔디밭 구석. 우리 문을 열자 아기 토끼가 뛰어나왔다. 아이들과 토끼 사이에 술래잡기가 벌어졌다. 토끼가 앞발로 얼굴을 비비거나, 귀를 쫑긋거리기만 해도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야, 진짜 귀엽다!”
선생님이 잔디밭 뒤편 양 우리에서 3개월 된 양 한 쌍을 끌고 나오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양을 꼭 안고 얼굴을 비비거나, 마른 잎을 양 주둥이에 갖다 대며 아이들은 자연스레 동물과 어우러졌다. 지난 20일 경기도 안성 개산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3월 13일, 이 학교 김창룡 교장이 ‘스쿨 업그레이드’ 홈페이지에 “동심을 살리도록 양 두 마리, 염소 두 마리, 토끼 네 마리를 보내달라”는 사연을 올렸다. 사연이 지면〈본지 6월7일자 A10면〉에 소개되자 학교에 전화가 빗발쳤다. 서울에서 애완용 토끼 두 마리를 승용차에 싣고 온 사람도 있었다. 경기도 안성 농가에서도 태어난 지 석 달 된 흑염소 두 마리를 보내줬다. 토끼 9마리와 염소 두 마리가 금세 모였다.

▲ 경기도 안성 개산초등학교 잔디밭에서 아이들이 양, 토끼 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3월 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 스쿨업 홈페이지에“순한 동물들을 보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최근 현대백화점과 독자들이 앞다퉈 동물을 지원했다.

/안성=김보배 객원기자 iperry@chosun.com

동물을 기를 우리와 양 한 쌍은 현대백화점(사장 경청호)이 지원했다. 모두 1000만원이 들었다. 경 사장은 “백화점은 물건 팔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질 좋은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은 이달 중순에도 사내 사회복지재단, 현대홈쇼핑과 HCN 케이블TV와 함께 전국 11개 초·중·특수학교에 악기·도서·기자재(1억5000만원)를 지원했다.
양 두 마리는 김 교장이 강원도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사서 승용차에 태워 왔다. 수컷 이름은 ‘현대’, 암컷은 ‘백화’라고 지었다. “아이들 마음부터 풍요롭게 만들고 싶었어요. 책과 과학실험 자재는 나중에 교육청에서 지원을 받아도 괜찮아요.” 교장선생님 얼굴이 아이처럼 밝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6/23/200706230001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