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물들이 목숨 내걸고 \'장기자랑\'하는 사연

사랑방

동물들이 목숨 내걸고 \'장기자랑\'하는 사연

  • 이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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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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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에서 퍼온 글입니다. 기사내용 중 원숭이에게 24시간 쥐어잡혀 사는 고양이는 냥이네 회원이 나서서 결국 구출해낸걸로 압니다. [ 동물들이 목숨 내걸고 \'장기자랑\'하는 사연 ] KBS MBC SBS 등 방송3사가 애완동물을 미화하는 방송을 늘려가고 있지만, 애완이 아니라 동물학대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보리­-보리방송모니터회가 방송3사의 동물프로 모니터링에 따르면, 이들 방송의 ‘애완동물 외모 가꾸기’, ‘동물들의 장기자랑’ 프로 이면에는 심각한 동물 학대와 생명 위협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그 내막을 알고 나서도 애완동물 관련 프로를 시청할 기분이 들까. 지난해 유전자 변형으로 컵 정도 크기의 ‘티컵 강아지’가 처음 소개되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 강아지 한마리를 탄생시키려면 환경을 제약해서 즉, 성견을 크지 못하게 해서 작게 만들고, 그중 제일 작은 것을 교배하는 과정을 수없이 되풀이해야 한다. 유전자 결함을 갖고 태어난 미니 애완동물은 작아서 키우기 쉬운 게 아니고 오히려 극도로 예민하게 돌보지 않으면 생존이 쉽지 않다. 이는 지독한 동물학대의 결과물이다. 코끼리가 앞다리를 들어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행동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뜨거운 불판을 코끼리 앞다리 밑에 놓고 수없이 훈련한 결과이다. 오랑우탄인 ‘오랑이’는 동물원에서 제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하루종일 500번 이상 사인을 하고 끝날때는 태극기를 들고 작별인사를 한다. 사람이 하기에도 어려운 이같이 힘들고 빡빡한 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사람처럼 보약까지 먹인다고 한다. 과연 오랑이에게 보약이 의미있는 것일까. 명백한 동물학대 행위다. 눈꼽이 많이 낀 개(문숙)의 모습을 비추며 “문숙의 눈에서는 눈물이 흐릅니다.\" “빨갛게 충혈 된 오늘 너무 울었습니다.\" 라고 하거나, 코를 골며 자는 모습을 비추며 “사랑이 없는 인생에 무슨 낙이 있겠습니까\"라고 표현하며 의인화시키고 있지만, 사실상 개의 나쁜 건강 상태를 왜곡하고 있다. ‘미운오리 꽥꽥이, 희망스토리­-오리 날다’편에서 주인공으로 설정된 장애오리 꽥꽥이는 처음부터 병색이 완연함에도 연출자는 이 모습을 ‘고난을 극복하는 모습’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결국 달리기 시합에서 꽥꽥이는 절름거리며 경주를 계속하다가 숨을 헐떡이며 주저않고 만다. ‘2006 도그쇼’에서는 우승견의 전날 준비 모습을 사전에 촬영해 보여주었는데, 목욕, 드라이, 미용 등 치장을 위해 이 개는 새벽3시인데도 잠을 자지 않고 혹사 당해야 했다. 자동차 티코를 계속 따라 다니는 개 ‘방울이’를 소개하는 프로에서 티코를 따라 가기 위해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이 위태롭기 그지 없다. 이러한 장면이 방송에서만 6차례나 방영됐다. 방울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뒷다리가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했고, 먼지와 매연으로 털은 새카많게 변해 눈뜨고 못 볼 지경이었다. 위험을 느끼면 순간적으로 화상을 입을 정도로 고온(약 107도)의 독가스를 내뿜는 ‘폭탄먼지벌레’를 소개하면서 두꺼비와 쥐 등을 실험대상으로 선정했는데, 이들 동물들은 몇차례 반복되는 실험에서 혀를 고온에 데이며 신음하고 괴로워했다. ‘짚신벌레는 맥주를 마시면 (스트립쇼)(을)를 한다’ 제하의 프로에서는 짚신벌레 실험을 보여줬다. 짚신벌레는 와부환경에서 위험을 느끼면 살아남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중요한 운동기관인 섬모를 뽑고 재빠르게 다른 장소로 도망간다. 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짚신벌레에 독한 환경인 맥주를 부어 짚신벌레가 달아나는 모습을 관찰한 것이다. 짚신벌레는 섬모가 없으면 운동을 할 수 없어(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죽게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이러한 반생태적 실험을 구경하며 즐거워 해서는 안된다. ‘도룡뇽 나이는 (발가락)(으)로 알 수 있다’는 제하의 프로에서는 직접 살아있는 도룡뇽의 발가락을 절단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24시간 고양이를 품고 있는 원숭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프로는 지나치게 엽기적이었다. 고양이는 우유병을 물 때나 변을 볼 때마저도 원숭이에게 꽉 잡혀 있었다. 이윽고 고양이가 설사를 계속해서 탈장이 의심돼 진료를 받아야 할 상황임에도 잠시 떼어놓았을 뿐, 고양이를 다시 안고 싶어하는 원숭이의 마음을 헤아린다며 다시 고양이를 넘겨주었다. 결국 이 아기고양이는 얼마 안가서 죽고 말았다. 이밖에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둔갑한 돼지, 수금사원으로 둔갑한 개, 식당에서 서빙하는 원숭이 등 ‘동물의 장기자랑’으로 미화된 동물학대가 꼬리를 물고 있다. 방송에서 애완동물 미화로 애완동물 시장이 확대되면서 5년전 50만 마리에 불과하던 애견이 무려 400만 마리까지 불어났다고 한다. 비공식까지 다 합치면 500만∼600만 마리나 된다는 것. 모니터링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동물관련 프로그램들이 사람과 동물의 거리감을 없애주고 친근감을 준데는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제는 해당 동물의 이해를 위한 동물의 생태, 양육시 주의사항, 사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에티켓, 죽은 뒤의 사후처리 등도 우선적으로 방영해 애완동물이 장난감이 아닌 반려동물로 인식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성수 기자 hul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