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는 여주 개농장 구조견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여주 개농장 구조견들은 여전히 겁이 많습니다. 운동장 산책 시간에도 낯선 사람이 있으면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구석 자리로 다 같이 모입니다. 밥도 물도 없이 뜬장에 갇혀있던 삶, 다른 개들이 굶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경험은 지금까지도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듯합니다. 이제 극도로 겁을 먹지는 않지만, 여전히 사람에게 온전히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건 사람과의 친밀감을 강요하기보다는, 안정된 일상을 보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현재 경주 개농장 구조견 친구들의 매일은 정해진 루틴으로 흘러갑니다. 그룹을 나눠 운동장 산책을 하고, 돌아가며 목줄 산책 연습도 꾸준히 합니다. 조용하고 느릿한 산책을 즐기고 햇볕을 쬐며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일의 루틴이 생기고 각자의 편안한 습관이 생긴 것과는 별개로 이제 다들 노년에 접어들어 노화로 인한 건강 문제가 하나둘 생기고 있습니다. 지마는 몇 일 전에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았고, 진성이는 뒷다리 파행 관련 진료를 받고 보정 처치를 받고 있습니다. 다행히 진성이 다리의 경우 뼈나 관절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온센터 활동가들은 장기 위탁 중인 구조동물들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무겁습니다. 직접 곁에서 돌보지 못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돌봄을 받고 있어야 하기에 늘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위탁 공간이어야 했기에 거리가 멀더라도 구조동물에게 최선의 돌봄과 활동을 내어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산책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의 여부와 동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돌봄자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구조동물들의 사회화를 위한 목줄 산책 등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단순히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 덕분에 철창 안이 세상 전부이던 친구들은 이제 매일의 루틴이 있는 일상을 보내고, 안전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없었다면 이렇게 지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여주 개농장 구조견 친구들과 함께해주시는 결연 가족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여주 개농장 구조견들이 더욱 편안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