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Animal hoom essay] 내 이름 불러주던 그 사람 어디로 갔을까

온 이야기

[Animal hoom essay] 내 이름 불러주던 그 사람 어디로 갔을까

  • 반려동물복지센터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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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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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불러주던 그 사람 어디로 갔을까

글. 윤정임 국장 




▷보호소 동물들은 봉사 시간 동안 자기 이름을 따뜻하게 불러주던 봉사자가 
어느날 떠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에 자원봉사를 신청하는 봉사자는 일주일에 100명이 넘는다. 이 중 과반수 이상이 봉사 점수가 필요한 대학생과 미성년자이다. 동물보호소는 다양한 성격의 동물들이 단체 생활을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안전과 보호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미성년자의 현장 봉사는 성인이 함께 참여해야만 가능하다. 대학생일 경우 호기심에 의한 1회성 봉사가 아닌 월 2회 이상 정기봉사가 가능해야 신청을 받는다. 그런데도 너무 많은 봉사 신청이 밀려오기 때문에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키우려는 가정,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다수가 동물보호소에서의 봉사를 꿈꾼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도 보고 봉사 점수도 얻을 수 있으니 봉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편중현상이 발생한다.
 
넘치는 봉사 신청에 담당자가 곤혹스러운 순간도 많다. “그렇게 봉사신청자가 많다니 참! 다행이네요라고 비꼬는 사람도 있고, 내가 봉사를 한다는데 왜 못 오게 하냐며 화를 내는 사람도 있다. 자녀의 봉사확인증이 필요하니 봉사 하게 해 달라고 집요하게 떼 쓰는 부모도 있다. 
 
장래희망이 수의사인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자원봉사를 신청했다. 성격도 차분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아이라고 간곡하게 봉사를 부탁하여 허락 했다. 얼마 후 학생과 부모가 센터를 방문했고 학생은 동물들이 생활하는 방에 잠깐 들어갔다 나온 뒤 여기 개들은 너무 짖어서 귀가 아프다며 집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부모에게 전했다. 부모는 봉사확인증을 서둘러 끊어 달라고 했다.
 
간혹 자녀만 봉사활동을 시켜 달라 하고 차에서 기다리는 어머니도 있다. 알고보니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경우 어린 자녀의 안전을 위해 활동가들이 봉사활동 내내 옆에 붙어 있어야 한다. 일거리만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대형견사에서 큰 소란이 벌어져 가보았다. 분명 첫 봉사 날은 대형견사 출입금지라고 당부 했었는데 두 명의 자원봉사자가 이를 어기고 몰래 들어가 사진을 찍다가 소란이 벌어진 것이었다. 낯선 사람을 본 대형견들은 흥분하여 날뛰었고 활동가에게 걸려 당황한 봉사자들은 혀를 빼죽 내밀며 총총 사라졌다.



 ▷보호소에 사는 동물들은 늘 외롭다. 그래서 사람을 잘 기억한다. 


 
동물보호소를 방문한 낯선 봉사자들이 많은 날은 동물들이 낮잠을 자지 않는다조그만 인기척에도 경쟁하듯 문 앞으로 달려나가 일단 짖고 본다한 마리가 선동 하면 모두 다 우르르 달려나가 문에 매달리고 짖고 부딪혀서 싸우기를 반복한다동물들도 힘들고 말리는 활동가들도 진이 빠진다
 
자원봉사는 사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자기 의지로 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지금 자원봉사는 취업이나 진학에 도움이 되는 경력을 쌓기 위한 목적이 더 커 보인다. 일도 잘하고 보호소 동물들이 잘 따르던 여대생 봉사팀이 있었다. 정기 봉사를 약속했지만 학과에서 요구하는 20시간의 봉사 시간이 모두 채워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발길을 끊었다. ‘다시 보러 올게라는 말만 허공에서 메아리를 쳤다.
 
동물보호소 동물들은 외롭다. 그래서 사람을 잘 기억한다. 동물보호소 동물들은 기다린다.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 다시 와서 이름을 불러주길




*이 글은 한겨레 애니멀피플에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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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이경숙 2018-01-16 12:17 | 삭제

마지막 구절을 읽으니...가슴이 아프네요...ㅠㅠ
아가들의 절절한 외로움이 가슴 깊이 박힙니다 ㅠㅠ


신수연 2018-01-16 14:03 | 삭제

아.. 마음이 아프네여..ㅠ
출근하면서 떼놓고 오는 것만으로도 혼자 있는동안 외로워하진 않을까 싶은데
보호소 아이들은 오죽할까요ㅠㅠ


김경은 2018-01-17 12:06 | 삭제

결연아이 보러갈때도,,,, 항시 방문을 지나칠때 미안할 정도로 짖는 아이들,,,, 국장님 단어 하나하나가 맘에 와닿고,,,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봉사라는 개념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 날입니다.. 반려동물들이 외롭지 않는날이 올때까지 항상 응원합니다.


정승혜 2018-01-18 05:41 | 삭제

그래도 봉사자가 없는 것 보단 나을까요...
그나마 무엇이되었든 목적을 채우기 위해 오게되면
그 기억이 그 경험이 그 중 누군가에게는 생각을, 때론 삶을, 바꿔 놓지는 않을까요..
버려진 아이들 보는것도 속상한데..
사람으로 인해 받는 상처들 땜에도 마음 많이 다치셨을것 같아요ㅠㅠ
동물에게 그나마 어찌되었든 관심있는 사람들도 저런모습들인데
관심조차도 없는 사람들은 또 어떨지...

오래전 회원게시판에 동자연의 전체수입 대비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에 이의를 제기한
어느 회원분이 쓴글에 동자연 답글이 저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동물들을 구조하고 치료하고 새 삶을 찾아주는일 역시 사람이 아니면 할수없습니다..."

..아..그래..맞아..사람이 아니면..아무것도..
당연한 이말이 어찌나 가슴을 파고 들던지요.

후원만 걸어놓고 따뜻하게 한번 안아주지 못하고 보낸아이도 벌써 셋..
남아있는 아가들에게도 너무 미안한 밤 입니다..
그래서 늘 아이들과 함께 해주시는 활동가님들에게 더 감사한 밤 입니다..


딩동파파 2018-01-18 14:20 | 삭제

가슴이 아프지만 좋은 글입니다. 저 또한 가서 실수한게 없나 되짚어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센터의 솔직한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세요.


박정하 2018-02-08 15:06 | 삭제

말티즈 9년된 아이를키우구있습니다.제가 동물을 좋아하고 사랑하는줄 모르다가 지금 말티즈 코코를키우면서 알게되었습니다.유티브 를봐도 강아지 프로그램만 보다가 이렇게 댓글까지 달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