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추 행운이는 꽤 오랜시간 동네를 떠돌아 다니던 유기견이었습니다. 꼬질꼬질하고 더럽기는 했지만 착하고 예뻐서 동네 어느 누구도 해꼬지를 하지 않고 그럭저럭 지내 왔습니다.
하지만 녀석...택시 뺑소니 사고를 당했고 그를 목격한 시민들이 119에 신고를 하여 구조를 하였습니다. 119에서는 다친 동물이기 때문에 지자체로 신고하여도 희망이 크지 않을거라는 말을 전했고 주변의 증언이 주인도 없을거라고 하니 어차피 안락사가 될 거라면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직접 보내주자 하였답니다. 이 상황을 판단해달라고 동물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여 행운이의 상태를 살펴보니 이 녀석에게 안락사가 최선이었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외상이 심하여 소생 불가능한 상태도 아니었고 골절수술만 진행한다면 얼마든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죠.
행운이를 구조한 시민들은 수술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고 이후 보호도 힘들기 때문에 본인들의 상황에서는 안락사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를 나무랄수는 없습니다. 이 또한 책임감의 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케이스는 다른 급박하고 절실한 다른 사건에 비한다면 뭍혀질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녀석에게 행운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저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면 이미 별이 되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케이스를 동물단체에서 모두 해결해 줄 수도 없으니까요.
또 한가지 .. 마음 같아서는 덩치가 크든 나이가 많든, 못생겼든 구조 된 모든 동물들이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품종이 있고 어리고 예쁜 동물들이 입양이 되는 상황도 생각하였습니다. 이 녀석 행운이는 치료만 받는다면 직행으로 입양을 갈 만큼 너무너무 예뻤기 때문입니다.
구조와 입소가 밀려있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치열한 고민끝에 녀석에게 단체의 입양시스템을 만나 새삶을 주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구조한 동물의 나머지 삶을 책임진다는 것은 꽤 어려울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기회를 차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두번 세번 돌아봐야 합니다.
안락사는 단지 한 마리의 생명만을 놓고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때문에 단적인 상황과 단적인 판단으로 논할 수는 없지만, 절박한 상황에서 최선일 수 밖에 없는 마지막 선택이어야 합니다.
최지혜 2012-09-22 17:28 | 삭제
행운이에게 행복과 행운만이 찾아오기를~~
너무너무 예쁜데,,여건이 안되네요 ㅜㅜ
박성민 2012-09-26 11:09 | 삭제
삶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그것이 느껴진다면...
살 수 있을 때까지 살아야 하고,살릴 수 있을 때가지 살려야 하지않을까요? 똑바로 응시하고 있는 저 행운이에게 언제나 행운이 함께하면 좋겠어요.
김란 2012-11-07 11:43 | 삭제
울산유기동물 보호소에 봉사하고 있는 울산유기동물사랑회 까페 회원입니다. 저희 보호소에서도 지금 고양이들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는데 꼭 읽어봐야만 할 에세이 같아 담아가려 합니다.
깡이 2012-11-13 17:25 | 삭제
간절하게 원하던 내아이를 임신하면 안되는 고통스런 시간 속에서 삶의 끈을 놓지않게 12년간 함께한 내강아지 깡이가 2011년 11월 13일 별이 되고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아직 내려놓지 못한 슬픔으로 이곳 아이들을 만나러 갈 수가 없네요... 오늘 깡이 이름으로 국민은행에 작은 마음을 보냈습니다.
김영주 2012-12-30 00:59 | 삭제
저어린것이 유기견이었다니 거기다 사고까지
뭐라할말이없네요진짜
김인희 2013-03-31 02:31 | 삭제
마지막까지 나을것이라는 희망을 놓지않았기에...
건강을 되찾은 아이도 있습니다.
제발... 쉽게 버리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