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일요일은 5월 5일, 어린이날입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고대하는 날이자, 아이들을 기쁘게 하려는 부모님들의 노력이 빛나는 날입니다. 그러나 어린이들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가득한 날, 동물들의 하루는 원치 않는 체험과 시선으로 가득찹니다.
어린이날을 검색하면 아이와 가볼만한 곳으로 동물원이 빠지지 않습니다. 먹이주기나 만지기 등 각종 동물체험을 아이가 즐거워했다는 후기도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후기 속 사진들에는, 먹이를 든 사람의 손만 졸졸 따라다니며 구걸하는 동물들이나 지루하고 시끄러운 전시시설에 지쳐 무료한 얼굴을 하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 뿐입니다. 아이와 함께 즐거웠다는 동물원의 후기, 그 즐거움은 동물을 착취해 얻은 결과물입니다.
먹이주기나 만지기 등의 동물체험은 아이와 동물의 상호교감이 아닙니다. 먹이 체험에 동원되는 동물들은 고유의 습성을 빼앗긴 채 인위적으로 공급되는 먹이만을 구걸하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경험에서 어린이들은 생명을 존중하는 소중한 마음 대신, 인간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동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됩니다.
자유를 빼앗기고 감금된 채 인간의 오락거리로 전락한 동물을 구경하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한 순간의 이색적인 경험을 위해 생명을 착취하는 행위의 이면에 존재하는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채 아이들은 자라납니다.
인간이 그러한 것처럼, 동물도 갇힌 채 살아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들도 자유의지가 있으며, 의지와 상관없이 다수의 시선들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를 위하는 어린이날, 어른들이 진정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은 동물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방법이 아닐까요?
어린이들의 살아감 그 자체를 축하하고 그들의 웃음을 위해 많은 어른들이 노력하는 하루. 그 하루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들을 이용하지 마세요. 모든 동물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살아 마땅한 존재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세요. 동물을 소비의 대상이 아닌,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 사랑할 수 있도록 동물 체험 반대에 동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