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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사육곰 현장조사 및 시민인식조사 결과 ① 사육곰의 복지는 어디에?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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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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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정부 권장으로 시작된 웅담 채취 목적의 사육곰 산업은 사실상 사양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19. 6월 기준 479마리의 사육곰이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산업적 경제성을 잃은 사육곰들은 보상을 요구하는 농가와 사육곰이 자연도태되기만을 기다리는 정부의 줄다리기 속 최소한의 복지도 보장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복지실태는 제대로 확인된 바 조차 없으며, 당연히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 또한 전무합니다. 정부는 2014년 증식금지 사업 결정 당시 사육곰 문제해결을 약속했으나, 여전히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현장조사를 통해 사육환경과 건강상태 등 사육곰의 복지실태를 확인하고, 사육곰 문제 해결방법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을 확인하는 시민인식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9월 25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기도 하였는데요. 연속 게시물을 통해 시민 여러분들께 그 내용을 자세히 전달드리겠습니다. 


2019 사육곰 현장조사 및 시민인식조사 결과 ① 사육곰의 복지는 어디에? 


1. 사육시설


28개 농가 중 뜬장 5곳, 뜬장과 시멘트 우리의 혼합 형태가 5곳, 나머지 18곳은 시멘트 우리로 사육곰이 흙을 밟을 수 있는 농가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농장 규모가 클수록 청소가 용이한 뜬장시설의 비중이 높았으며, 뜬장에서 생활하는 곰들은 다른 곰보다 이상행동을 더욱 많이 보였습니다. 

또한 곰에게 오를 수 있는 구조물을 제공하는 농가는 7곳, 상시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은  8곳에 그쳐 최소한의 복지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농가는 전무하였습니다. 


2. 영양

급여상태가 확인 가능한 26개 농가 중 18개 농가는 돼지사료나 개 사료 등 배합사료를 급여하고 있었으며, 7개 농가가 잔반을 급여하고 있었습니다. (기타 1개 농가 식육부산물 급여) 또한 일평균 급여횟수가 1.27회로 먹이의 양과 횟수가 부족하였습니다.


열처리도 되지않은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사육곰 

먹이를 먹는 행위는 영양소 섭취를 통한 신체건강의 유지뿐 아니라, 정신건강 유지에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연 상태의 곰들은 다양한 먹이를 찾고 이를 섭취하는 행위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합니다. 다양한 질감과 냄새의 먹이를 찾아 먹으며 활발한 뇌 활동을 할 수 있고,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루 한번 배합사료를 먹는 사육곰들은 먹이를 통한 자극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정신 건강에 치명적입니다. 


3. 건강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사육곰의 BCS(신체충실지수)는 평균 3.0으로 정상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활동반경이 매우 제한적인 환경을 감안할 때, 에너지 소모가 없는만큼 에너지 공급 또한 적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곰팡이성 피부 감염 증상을 보이는 사육곰들이 다수 관찰되었고 부상이나 상처를 입은 개체 또한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육곰들에 대한 치료와 처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곰팡이성 피부 감염증상을 보이는 사육곰

4. 행동

행동관찰이 가능한 농가의 80%에서 정형행동이 관찰되었습니다. 먹이의 양과 횟수가 부족한 사육곰들은 더욱 먹이에 집착하게 되고, 먹이에 대한 기대와 집착은 정형행동으로 이어집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져 정형행동조차 보이지 않는 침울 상태에 빠진 개체까지 관찰되었습니다. 

* 정형행동 : 제자리에서 뱅뱅 돌기, 반복적인 고개젓기, 자기 몸이나 사물을 집착적으로 핥는 행동 등 목적없는 반복적 이상행동  


침울상태가 의심되나, 농장주들은 곰이 편안히 있다고 표현 

5. 도살 

현재 10년 이상의 사육곰을 도살하여 가공품(의약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합법입니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어떠한 지침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통상적으로 사육곰의 도살은 석시니콜린을 주입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도살경험이 있는 18개 농가 중 15개 농가가 석시니콜린을 사용) 하지만 석시니콜린은 근이완제이기 때문에 의식을 잃게 하지 못하며, 곰은 의식을 유지한 채 고통 속에서 죽음에 이르게됩니다. 또한 합법적 처리기준이 되는 '10년'의 연령 기준 또한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설정되어있습니다. 


6. 농장주 설문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사육환경부터 도살방식까지 사육곰은 최소한의 복지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육곰의 고통에 대한 농장주들의 인식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사육곰을 야생동물로 인식하는 농장주는 절반에 불과했으며, 절반의 농장주는 사육곰을 농장동물이나, 야생동물과 농장동물의 중간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사육곰의 스트레스 행동에 대해서도 인지하지 못하며, 62.5%의 농장주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다고 응답하였습니다. 대다수 농장주들은 더 이상 수익이 나지 않는 사육곰 농장을 정부가 사육곰을 매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24명의 농장주가 찬성(반대 2명, 무응답 2명)하여 경제성이 없는 곰 사육을 종료하기를 원하였습니다. 



곰 행동 분석을 고려한 생츄어리 합사 가능성

현장조사 결과, 긍정적인 점은 사육곰들은 대부분 먹이 적응성이 좋고, 사람에게 우호적이기 때문에 향후 곰 보호시설 마련시 환경 적응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육곰이 한 우리당 한마리씩 단독 사육되고 있으나, 옆 칸 개체와 오랜시간 교감이 있고 시험 합사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 꾸준한 사회화 훈련이 이루어진다면 합사 또한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육곰 복지 개선의 필요성 

조사 결과는 현재 사육환경이 사육곰의 기초적인 신체적, 정신적 욕구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는 동물학대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 사육곰 산업이 존재하는 한, 사육곰들은 지금과 같은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사육곰 문제 해결은 사육곰의 복지를 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사육곰을 경제적 가치로만 평가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이유로 사육곰 문제 해결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시민들은 사육곰 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다음 게시물에서 시민들의 사육곰 산업과 문제 해결방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다음 게시물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사육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모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