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울산 남구청의 돌고래 수입 시도를 규탄하는 광화문 기자회견 후기

전시·야생동물

울산 남구청의 돌고래 수입 시도를 규탄하는 광화문 기자회견 후기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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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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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6일, 동물자유연대와 울산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핫핑크돌핀스는 광화문 광장에서 울산 남구청의 일본 타이지 돌고래 추가 수입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울산 남구청은 2009년 수족관을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8마리의 돌고래를 반입해 5마리를 폐사 시켰으며, 일본 타이지는 매년 해안가를 피바다로 만드는 잔인한 돌고래 포획방식으로 유명한 동물학대 지역입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을 운영하는 울산광역시 남구청은 지난해 6월 새끼 돌고래 한 마리가 태어났다가 6일 만에 폐사하고, 같은 해 8월 30일에는 수컷 돌고래 한 마리가 심한 상처로 죽은 사실을 외부에 은폐해왔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올해 초,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남구청은 언론과 시민단체, 심지어 관련 행정기관에까지 "절대 그런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다 다수의 증언이 잇따르자 결국 지난 1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폐사 사실이 알려지면 여론이 악화될까 두려워 거짓말을 했다"고 실토했습니다. 그러나 남구청 관계자는 기자회견장에서 은폐 사실에 대해 반성하기는 커녕 "일본 타이지에서 돌고래 2마리를 더 수입해 돌고래를 만지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리 부실로 돌고래가 죽었지만 아무런 대책없이 시민들의 세금을 들여 일본에서 돌고래를 또 사오겠다는 것입니다.
 
돌고래 생존률 37%, 고래생태체험관이 아닌 죽음의 수족관
돌고래 폐사 사실을 숨긴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악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고래생태체험관은 지난 2009년 12월, 개관한지 한달 만에 암컷 돌고래 ''이쁜이''가 전신성폐혈증으로 폐사했으며 2012년 9월에는 들여온 지 6개월 된 암컷 돌고래 ''누리''가 돼지 전염병에 걸려 죽은 것을 체험관 화단에 묻어버리고 숨겨오다 구의회 행정감사에서 드러난 바 있습니다. 또한 2014년에는 ''꽃분이''가 출산한 새끼 돌고래 ''장생이''가 태어난지 3일만에 죽었는데, 당시 남구청은 장생이의 아빠가 누군지도 모른채 임신 5개월이 되어서야 꽃분이의 임신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후 방치되었던 꽃분이는 또 다시 임신하여 지난해 6월 새끼를 낳았고, 태어난 새끼는 이름을 지어 주기도 전에 폐사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 죽은 수컷돌고래 ''다롱''이는 도망칠 곳 없는 비좁은 수족관에서 ''아롱''이와 싸우다 심한 상처를 입고 죽었습니다.

 국제적멸종위기종인 큰돌고래의 출산과 폐사는 모두 환경부에 지체없이 신고해야 하는 법적 의무 사항입니다. 하지만 울산 남구청은 돌고래 폐사가 알려지면 돌고래 수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생길까 우려해 환경부조차 속이고 돌고래 폐사를 6개월 이나 숨겨왔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즉시 관할청인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공문을 통해 울산 남구도시관리공단의 처벌을 요구하였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남구 도시관리공단을 조사해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할 예정입니다. 

*2009년 이후 돌고래 총 8마리 반입 그 중 5마리 폐사 - 폐사율 63%, 생존률 37%

한국도 일본 돌고래 수입금지를 선언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야생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두고 전시하는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들었으며, 2015년 5월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는 포획과정의 잔인성을 이유로 일본 타이지 마을과의 돌고래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이에 일본동물원수족관(JAZA)조차 타이지에서 돌고래를 반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래류 공연업체인 미국 씨월드도 시민들의 항의로 야생 고래의 반입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또한 유럽연합(EU) 국가의 절반은 돌고래 수족관이 아예 없거나, 있었지만 현재 사회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해양수산부에서 야생 돌고래를 전시·공연용으로 포획할 수 없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울산 남구청은 많은 나라에서 금지되고, 국제사회에서 손가락질 받는 잔인한 포경마을 일본 타이지에서 야생 돌고래 2마리를 더 수입해 동물학대 산업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울산 남구청이 이처럼 돌고래 수입을 쉽게 진행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환경부의 허술한 멸종위기종 수입허가 절차 때문입니다. 돌고래 수입 신청시 환경부는 돌고래가 어디에서 잡혀왔는지 상관하지 않고 관련 서류만 있으면 돌고래 수입을 허가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에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법적인 절차 역시 돌고래와 관련 없는 환경부 산하 기관에 임의로 맡겨 수입을 대신 허가하고 있습니다.


<사진,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사육사의 지시에 따라 훌라후프를 돌리고 있는 돌고래들>

하루 160km를 이동하며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는 돌고래를 좁은 수족관에 가두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평생 침대 위에서만 살도록 가두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더구나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 잡혀온 돌고래들은 매일 95dB을 넘나드는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훌라후프 돌리기, 물구나무서기, 공 물어오기 등 돌고래의 생태와 아무 상관없는 서커스를 해야 먹이를 겨우 얻어먹습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돌고래 수입 시도를 즉시 중단하고, 돌고래 폐사 사실을 숨긴 관계자를 징계한 뒤 남아있는 돌고래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울산 남구청 항의방문을 비롯해 기자회견, 현장 캠페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쇼를 중단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