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일, 활동가 한 명이 출근길에 서울 시내 고속화도로 한 켠에 고양이가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차들이 총알처럼 내달리는 전용도로라서 고양이가 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지만, 갓길 턱에 등을 기댄 채 힘겹게 숨을 헐떡거리고 있는 건 아직 어린 아기 고양이가 맞았습니다. 뒷다리를 뻗고 있는 모양새가 부상을 입은 게 확실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안아 올리려 하자 놀라서 격렬하게 피하는 것이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병원 검사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골반을 중심으로 6군데나 복합 골절을 당해 잘못하면 뒷다리를 못 쓸 수 있다고 합니다.
고양이는 지금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수술이 성공하면 걸을 수 있다지만 워낙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직 어린 녀석이 잘 이겨낼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고양이를 만난 아침 출근길은, 구조한 활동가가 늘 다니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평소에는 차를 가지고 출근하지 않거든요. 그러니 마침 그 날 그 시간 그 장소에서 교통사고 당한 고양이를 만나 구조할 수 있었던 건 매우 다행스러운 인연인 거지요. 부디 이 인연이 길게 이어질 수 있도록 고양이가 건강을 회복하길 바랍니다.
도로 위에서 다친 동물을 발견했을 때
도로 위에서 다친 동물을 발견하면 당황하지 말고 가까이 다가가 상태를 확인해 주세요. 직접 구조할 수 있으면 병원으로 옮겨 1차로 상태를 확인해 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친 동물은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구조할 때 격렬하게 저항할 수 있으니 목장갑, 종이상자 등 적절한 도구를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병원 검사 후 치료에 어려움이 있거나 진료비가 부담되면 동물자유연대로 연락주십시오. 도움 드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도로에서 발견한 동물을 직접 구조하기 어려울 때는 한국도로공사 (1588-2504)로 전화하시면 구조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진아 2013-09-03 11:55 | 삭제
구조되지 않았더라면 꼼짝없이 길가에서 생을 마감했을텐데 마침 그 시간, 그 자리에 동물자유연대 활동가가 지나갔다는 게 너무나 다행입니다. 얼른 회복해서 행복하게 살길...
이기순 2013-09-03 14:12 | 삭제
요녀석, 엄청 싸납게 굴며 구조에 나선 우리 활동가 팔을 쥐어뜯어놨다고 들었는데 발라당하고 있는 마지막 사진을 보니 웃음이 터집니다.
아가, 얼렁 나아서 건강하게 만나자.
박새롬 2013-09-03 15:33 | 삭제
얼마전..비오는날 교통사고당한아가고양이가 생각나네요. ㅠ 살아는있엇지만 사고당하면서 팔이 잘려나가고 피부가 다벗겨져서 결국 병원에서 편하게 보내주자고하여 ㅠ 보내주었는데 아직도 비가오면 아가고양이가생각이나요 ㅠㅠ
김수정 2013-09-03 16:07 | 삭제
어쩜...양이가 살려달라는 외침을 들으셨나보네요..감사하고 감사하네요
최지혜 2013-09-03 17:55 | 삭제
저도 고속도로에서 개를 한마리 발견했는데, 저는 시외버스 안이였고,
어쩔줄을 몰라, 안절부절,,같은 부산회원이신 분께 계속 연락하여
주절주절 하였던 기억이 나네요 ㅜㅠ
이경숙 2013-09-04 10:48 | 삭제
정말 다행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