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구조 당시의 모습
벌써 네 달 전, 다리를 다쳐 끌고 다니는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고양시에 찾아갔습니다. 제보자의 설명대로 찾아간 주택가 화단에는 왼쪽 뒷다리를 앞으로 쭉 뻗은 채 앉아있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두꺼운 포획용 장갑을 끼고 포획을 시도했으나, 활동가의 손가락에 구멍을 낼 만큼 야생성이 강한 상태였습니다.
사진2. 부러졌던 골반뼈와 다리뼈가 붙어있는 상태
사진3. 수술 후 관절의 기능이 돌아왔지만 다리를 쭉 편 채 쓰지 못하는 다온이
동물병원으로 이송되어 진단 받은 결과, 골반뼈가 부러진 후에 왼쪽 뒷다리뼈와 어긋난 채 붙어 그대로 굳어버린 상태였습니다. 수술 결과가 좋아 관절의 위치는 정상이 되었지만, 야생성이 강해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는 재활운동이 힘들었습니다. 다리의 기능이 돌아오지 않았고, 구조 당시처럼 쭉 뻗은 채 쓰지 못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 상태로는 살던 곳으로 방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반려동물복지센터의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지내기에도 힘들어보여 고민 끝에 행당동 사무국으로 입소를 결정하였습니다.
사진4. 고단했던 길 생활의 흔적이 온몸에 남아있는 다온이
넓은 곳에서 스스로 움직이다보면 자연스럽게 재활운동이 되지 않을까 싶어 활동가들이 직접 제작한 대형 묘사에 넣었습니다. 묘사가 위치한 사무국 마당 한 켠에서 매일 활동가들을 맞이할 이 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비록 다리는 다쳤지만 앞으로 좋은 가족 만나, 좋은 일만 ‘다오’라는 뜻으로 붙여준 이름, ‘다온이’
사진5. 청소하러 들어간 활동가를 피해 케이지의 꼭대기의 철망 사이로 파고든 다온이
수술한 다리가 거친 바닥에 쓸려 다치지 않도록 부드러운 장판을 깔았고, 고양이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여 수직운동을 할 수 있는 캣타워와 다양한 높이를 가진 여러 의자를 배치했습니다. 다온이는 그 사이를 위아래로 누비며 종횡무진 돌아다녔지만 굳어진 다리의 기능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밥을 주고 화장실을 치워주는 활동가에 대한 경계를 좀처럼 풀지 않았습니다.
사진6. 재활을 위해 사무국 묘사에서 지내던 다온이
정수리의 곰팡이도 낫고, 온몸에 빠진 털도 다시 돋아났지만 결국 다온이의 다리는 기능이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반항이 심한 다온이의 재활운동을 위해 활동가가 포획 장갑과 담요를 동원하여 물리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다온이는 손에 잡힐 때마다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소변을 지렸지만 매일 아침·저녁으로 10~15분정도 꾸준한 재활운동을 실시하였습니다.
재활운동을 해주며 굳은 다리를 풀어주려했지만 발가락의 움직임이 전혀 없고, 감각도 없는 듯 보였습니다. 재검진 결과, 신경까지 손상이 와서 재활운동의 의미가 없을 거라는 수의사의 소견..다리 절단이 다온이의 건강에 더 낫다는 수의사의 소견에 따라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다온이는 한쪽 뒷다리가 없지만, 활동가의 집에서 임시보호 생활을 하며 집고양이로써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우려와 달리 실내에서도 잘 적응하여 다른 고양이들과 노는 다온이를 보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길 위의 고양이들을 위해 TNR과 구조 활동을 합니다.
다온이의 최초 진료에 힘써주신 월드펫의 차진원 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김동진 2016-11-02 16:01 | 삭제
고생하셨습니다! 잘 지낸다니 무척 다행이네요. 다온이 표정도... 곧 마음을 열 것 같은데요...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