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마약 탐지견,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관세청의 답변과 우리의 요구사항
2011년 9월 21일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마약 탐지견이 은퇴 후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등에서 다른 개들을 위해 헌혈 용도와 동물실험용으로 쓰이다 생을 마감한다며 병원으로의 관리 전환을 금지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라고 촉구하였습니다. 이용섭 의원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근거로 동물자유연대는 23일 서울대학교 부속 동물병원 원장 이병천 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그 보도의 사실여부를 질의하였으나 이병천 교수는 마약탐지견의 공혈 및 해부 실습 사실을 부인하였습니다.
같은 날 동물자유연대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과 관세청 관세국경관리연구원 마약탐지견 관리센터에 관리 전환 사실 여부와 동물들의 해부실습 사실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하였고, 관세청에서는 군부대와 경찰특공대, 수의대 동물병원에 매년 은퇴 탐지견과 훈련 탈락견을 기증해 왔으며 2008년부터 총 15마리의 은퇴 탐지견을 서울대부속 동물병원에 기증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9월 30일 동물자유연대에 제공한 정보에서 총 15마리를 양도받은 사실을 인정하였으나 6두는 수의과 대학 입양용도로 양도받았고 9두는 동물병원에서 공혈견 용도로 양도받았으며, 구강 종양으로 안락사된 한 마리와 폐사된 견 한 마리, 탐지견 센터 반납된 견 한 마리, 보유 중 두 마리를 제외한 9마리가 서울대 수의과 대학 교직원 및 직원의 가정으로 입양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관세청에 2차로 정보공개를 청구하여 처음부터 입양 용도로 타 기관에 탐지견들이 기증 된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하였고 서울대의 주장과는 달리 그런 사례가 없다는 대답을 들었고, 서울대 수의과 대학에는 입양되었다는 개들의 입양 사실에 대한 증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습니다.
한 편, 주영섭 관세청장은 앞으로 마약탐지견의 수의과 대학 관리전환을 금지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으며, 동물자유연대에게 보낸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답변에도 은퇴견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약탐지견, 폭발물 탐지견 등 국가 기관에서 사용되는 특수견들은 일생 동안 고유의 본능을 억제하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합니다. 대개의 특수견들은 장시간 근무와 긴장된 업무로 인해 수명을 다하지 못하며, 탐지견의 경우 포만감이 오면 집중력과 후각능력의 저하 때문에 충분한 사료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생명체가 누려야 할 최소한의 본능마저 억제 당합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동물보호법은 인간을 위해 사역한 동물의 해부 실습의 금지를 명시하고 있으며, 현행 동물보호법 24조에 의해 “장애인 보조견 등 사람이나 국가를 위하여 사역(使役)하고 있거나 사역한 동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인간을 위해 사역한 동물들이 관리 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은퇴 후 공혈과 해부 실습, 방치 등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는 일이 없도록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여 은퇴견들의 복지 시설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합니다. 또한, 선진국의 사례를 본받아 동물보호단체와 훈련기관의 자문 아래 은퇴견들의 공무원 및 일반 가정으로의 입양을 장려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