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개(동물)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들

반려동물

개(동물)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들

  • 조희경
  • /
  • 2006.08.04 04:27
  • /
  • 10895
  • /
  • 1311

대다수의 아이들이 개(반려동물)를 키우고 싶어 한다. 부모들은 개가 싫지만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우선 한번은 사주고 보자라는 개념으로 개를 분양받는 경우가 있다.

동물은 사용하다가 버려져도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장난감이나 물건이 아닌, 인간처럼 고통과 공포의 감정을 가진 존재이다. 

 인간과 동물의 위치를 똑같이 놓을 수는 없겠지만, 동물도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구가 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반려동물을 분양받으려 할 때 그 이전에 어떤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 잠시나마라도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특히나 인간 생존에 필요한 것도 아니며 단지 유희의 대상으로 동물을 대할 때는 더더욱 이러한 고려가 필요하다.

 

생명을 대하는 자세가 아이의 인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것도 중요하게 생각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나 아닌 다른 존재를 배려하는 선한 심성을 키우는 훌륭한 교육의 기회이다. 그러므로 우선은 부모가 동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마음가짐부터 정립한 후 자녀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려해보아야 한다.

버릴 것을 염두에 두고 반려동물을 분양받는 것은 어린 자녀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겨질 수도 있다.

설사 동물을 키우지 않더라도 동물을 대할 때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가르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보고서들에 의하면 일반인과 폭력범죄인을 비교하여 설문을 해보면 어린시절에 동물을 학대한 경험이 있는 사례가 범죄인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동물학대가 폭력성과 연관됨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동물을 가정으로 들여올 때는 동물도 가족의 한 구성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맞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동물을 책임감 있게 돌볼 수 있다.  동물과 함께 생활을 하게 되면 어려운 점들도 많이 발생한다. 동물은 사람과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여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때문에 키우고자 하는 동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은 동물을 사랑하는 데에 있어 첫 번째로 중요하게 여겨야 할 문제이다.

가령 한가지 예를 들면, 개가 여기저기 배설을 하고 다니면 집안이 냄새나고 더러워져서 더 이상 개를 키우지 못하겠다고 호소한다. 개가 말을 알아들을 수만 있다면 ‘화장실은 여기니까 배설은 여기에서만 해야 해...’라고 가르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동물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은 오랜 세월을 통해 반복적인 학습에 의한 기본적인 것들만 가능하다.

때문에, 개가 일정한 곳에서만 배설을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학습시킬 것인지 정보를 찾아봐야 한다. 그 외에도 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동물을 잘 관리하고 바르게 돌보기 위한 작은 노력들은 자연스러운 생명 교육으로 이어지게 된다.

 

최근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사랑교육 중에는 ‘만지며 체험하기’ 프로그램들이 봇물을 이룬다.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의 감각을 충족시키기 위한 상업주의적 프로그램들이다.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자. 내 몸을 이 사람 저 사람이 만지는데 스트레스 받지 않을 생명이 어디 있겠는가? 동물은 사람보다도 더 예민하고 약하기 때문에 하루 종일 만져지는 것만으로도 죽을 수 있다. 진정한 동물사랑은 만져보는 체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이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어린이들이 구분할 줄 알게 가르치는 일이다.

게다가 만져보기 체험은 아이들이 동물을 거리낌 없이 대해도 되는 줄 알게 한다. 크고 작은 동물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들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어린이들이 개를 너무 쉽게 대하려 하거나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도 위험한 상황을 맞게 할 수 있다. 개를 쉽게 대하려고 손을 내밀다가 오히려 물리는 수가 있는데, 개로써는 어린이의 손짓이 위협으로 느끼게 하는 사인으로 간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어린이가 개에게 물린 사고의 한 유형인데, 사고의 원인은 어린이가 묶여있는 개에게 돌을 던지고 때리며 약을 올린 경우였다. 근처에 있던 엄마가 이를 통제하지 않았고 아이는 지나칠 정도로 개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였다. 본능적인 감각만 있는 개는 결국 아이를 물을 정도로 약이 올라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결국 그 개는 사고의 댓가로 죽임을 당했는데 다친 어린이가 안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엄마가 인근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람이 동물을 제대로 알고 대하지 않고 동물만 탓하게 된 경우가 되었다.

 

지나치게 개를 두려워 하는 것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작은 개라도 만나게 되면 무조건 뛰어 도망가려는 어린이가 있다. 개는 갑작스럽게 움직이는 대상을 뒤쫒아 가는 경향이 있는데, 아이가 울며 뛰어가게 되면 개도 흥분하며 같이 뒤쫒아 가고 어린이는 그럴수록 더 크게 울고 더 큰 몸짓을 하게 된다. 그럴수록 개는 더욱 흥분하여 아이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길에서 개를 만나게 되면 개하고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빠른 걸음으로 도망가거나 소리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개를 놀리거나 약 오르게 해서도 안된다. 묶여 있거나 좁은 케이지에서만 사는 개들은 성질이 난폭한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이런 개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낯선 개가 먹이를 먹고 있거나 잠자고 있을 때에도 만지면 안된다. 아무리 예쁘고 순해 보이는 개 일지라도 보호자에게 허락을 구하고 만져야 한다. 자기 몸을 만지면 앙칼지게 덤비는 개들도 많다.

 

애견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문화의 한축으로 자리 잡아졌다. 싫던 좋던 주변에서 동물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상업적 목적에 의해서도 동물들을 자주 접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동물에 대한 이해는 꼭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시며 그것이 보기에 좋았더라 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모든 것이 조화로움을 이룰 때 보시기에 좋으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인간에게 그것을 다스릴 권한도 주셨지만 생명을 무책임하게 방치하고 학대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만들어놓으신 우주만물의 아름다운 조화로움은 결코 아닐 것이다. 아름다운 조화로움이란 겉으로 보여 지는 것만이 아니라 생명존중의 심성인 내적가치도 포함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인간 삶의 질도 여유로울 수 있을 것이며, 세상의 모든 만물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나갈 때에 비로소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역사의 참의미로 되돌아가는 것일 것이다.

 

 * 이 글은 크리스찬 매거진 '빛과소금'에 기고한 글 일부이어서 종교인의 입장에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