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동물자유연대 2019년 2/4분기 동물학대 대응 현황

반려동물

동물자유연대 2019년 2/4분기 동물학대 대응 현황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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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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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4분기에도 수많은 동물학대 제보와 동물자유연대의 대응이 이어졌습니다. 2/4분기에는 지난 1/4분기보다 14% 더 많은 166건의 동물학대 대응이 이어졌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제보 받은 학대 사건 현장에 직접 출동하여 학대받은 동물을 구조 및 보호하였으며, 관할 기관의 협조 요청 및 학대자에 대한 고발 조치를 진행하였습니다.


동물자유연대 2019년 2/4분기 학대 대응 통계 그래프

가장 많이 일어난 학대는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인한 학대였습니다. 전체 학대사건의 약 절반에 달하는 열악한 사육환경으로 인한 학대는 상해나 질병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는 것이 현행 동물보호법의 한계이기 때문에 사육자에 대한 처벌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대구 반야월 열악한 환경 속에 사육되고 있던 개 9마리 구조

지난 6월 25일, 동물자유연대는 한 회원으로부터 대구 반야월 지역에서 처참한 환경 속에 사육되고 있는 개들에 대한 제보를 받았습니다. 제보된 내용 속의 개들은 짧은 줄에 묶여서 앉을 수도 없었으며, 이미 현장에는 죽어있는 다른 개의 사체가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담당 공무원과 현장을 방문하였지만, 공무원은 “열악한 환경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현행법상 학대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방치된 개들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만을 하였습니다.


대구 반야월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육되고 있던 개의 모습

공무원의 미온적 대응에 대하여 끊임없는 요청과 문제 제기로 결국 보호 조치를 받아낸 동물자유연대는 대구 반야월의 열악한 환경에 있던 9마리의 개를 무사히 구조하여 위탁보호소로 안전히 이송할 수 있었습니다.


대구 반야월 구조견 위탁처 영상


봉고차에 끌려가고 바닥에 내리쳐져 죽은 물리적 학대 사건

두 번째로 많은 학대 제보를 받은 유형은 물리적 학대였습니다. 한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물을 물리적으로 학대하는 학대범들은 향후에 사람에게도 위해를 가할 가능성 또한 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만큼 동물에 대한 물리적인 학대는 적극적인 학대 유형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번 2/4분기에는 특히 경악할만한 물리적 학대 사건이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지난 5월 16일, 한 제보자로부터 받은 영상 속에서는 봉고차에 목줄이 묶여 끌려가고 있는 개의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전라북도 군산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주인이 개를 봉고차 뒤에 묶어두고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를 달리던 사건으로, 동물자유연대는 견주를 동물학대혐의로 고발하였으나 현행법상 도구·약물 등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해서만 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인 방법으로 동물을 학대하더라도 그 행위로 인해 상해를 입었다는 것이 증명이 되어야만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봉고차에 끌려가던 개가 이미 병으로 죽어서 묻었다고 주장하는 학대자에 대한 처벌이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전북 군산에서 발생한 봉고차에 개를 매달고 질주하는 잔혹한 영상

물리적으로 학대를 하는 학대자에 대해서는 상해나 질병으로 이어지는지 이어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증명 여부가 아닌, 물리적 학대 행위 그 자체로 처벌이 가능하게끔 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경기도 화성에서는 미용실에서 돌보던 고양이 시껌스를 바닥과 담벼락에 내리쳐 죽인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지난 6월25일 새벽 4시,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 화성 고양이 연쇄 살해범은 화단에서 쉬고 있는 고양이 시껌스를 잡아 바닥과 담벼락에 수차례 내리쳐 죽였습니다. 이후 살해범은 태연하게 인근 풀숲에 고양이 사체를 유기하였고, 심지어는 시껌스를 살해한 다음날 또 다른 새끼 고양이 삐삐를 분양 받아오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CCTV를 통해 고양이 살해범이 이전에도 다른 고양이를 살해한 뒤 유기한 사실을 발견하였고 이에 대해 살해범은 이전에 입양했던 다른 고양이를 죽인 뒤 유기한 것이라고 자백했습니다.


화성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 관련 영상

이번 화성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은 여러 차례 고양이를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살해 방식 또한 잔혹하여 1만 2천여 명의 시민들이 강력한 처벌을 요청하는 탄원서 서명에 동참하고, 수많은 언론들이 해당 사건을 보도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법에 따라 이를 처벌해야 하는 검찰에서는 이번 사건을 고작 3일 만에 500만원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하였습니다.


고양이 살해범으로부터 구조되어 보호 중인 삐삐의 모습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 동물학대 등의 금지 조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동물을 물리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해를 입히거나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는 행위에 대하여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화성 고양이 살해범에게 내려진 검찰의 처벌은 고작 500만 원의 벌금형이 전부일 뿐만 아니라, 살해범 앞으로 다시 고양이를 입양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방법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심지어 고양이 살해범은 뻔뻔스럽게도 현재 동물자유연대에서 보호 중인 새끼 고양이 삐삐를 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학대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이 다시 반려동물을 입양한다고 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이 현행법의 한계입니다. 이제는 동물 학대자에 대한 반려동물 소유권 제한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질병 속에 방치된 반려동물 미용실 유기견들

이 외에도 경기도의 한 반려동물 미용실에 유기되어 심한 피부병을 앓고 있던 13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5월 3일, 반려동물 미용실에 유기된 뒤에 미용실에서 지내고 있는 개들의 상태가 무척 나쁘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방문한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깨끗한 보호 장소와 넉넉한 물과 사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유기된 개들을 보호할 수 없었던 반려동물 미용실의 보호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미용을 맡기고 개들을 찾아가지 않던 견주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미용실 주인은 개들을 돌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순식간에 퍼져나간 옴 진드기 때문에 개들의 온 몸의 털이 다 빠질 정도로 심한 피부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현장을 찾은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에게 반가워 매달리는 개들은 아직도 자신을 버리고 가버린 주인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 했습니다. 연간 약 11만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이 유기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위 : 경기도의 한 반려동물 미용실에 유기된 개들의 모습 /
아래 : 구조 후 보호소에서 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모습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이전에 충분한 고민과 공부가 없이 너무나 쉽게 동물을 입양할 수 있는 한국의 입양 시스템의 영향 등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반려동물 유기는 한국 사회에서는 안락사라는 방법으로만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이제는 반려동물의 유기를 막을 수 있는 입양 절차의 법적 제도화, 반려동물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등의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훈훈한 소식들보다 학대, 방치, 유기 등의 슬픈 소식들이 더 많이 들려오는 것에는 한국 반려동물 문화가 아직까지 올바르게 정착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다음 분기에는 잔인한 동물학대가 아닌 훈훈하고 아름다운 반려동물 소식들이 더 많이 들려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