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동물자유연대는 동물복지국회포럼,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동물복지 소비전환의 흐름과 촉진을 위한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지난 16일 개최된 1차 토론회에서는 농장동물의 복지에 대한 관심과 윤리적 소비의식이 높아짐에도 왜 동물복지축산으로의 전환이 더딘 것인지,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에서의 한계점과 해결과제를 짚어보았습니다. 오늘 토론회에서는 앞선 논의를 바탕으로 동물복지 전환을 위해 무엇이 변화해야 하며,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과제는 무엇인지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제는 생명적 소비로 나아가야 할 때
동물복지국회포럼의 공동대표인 박홍근 의원은 "우리 사회는 구제역, 조류독감 등의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밀집사육의 문제를 실감하고 있다"며 "이제는 윤리적 소비의 개념을 넘어 동물의 삶과 생명을 생각하는 생명적 소비로 나아가야 한다"며 금일 토론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동 캠페인 또한 기획할 수 있다는 기대로 토론회의 문을 열었습니다.
인사말을 전하는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 박홍근 의원
첫 발제자로 나선 박진선 부장은 서울 YWCA의 소비자 시장인식 조사 및 동물복지 축산물 판매 현황 조사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동물복지 축산물 구매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가격이나, “구매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36%의 응답자가 1.3배, 34%의 응답자가 1.5배까지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다 많은 소비자가 동물복지 축산물을 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식품 구매가 활성화되는 만큼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유통경로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및 축종별·정보고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소비 전환은 소비자 개인 아닌 사회 전체의 책임과 노력 의미
두 번째 발제인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자발적인 소비 및 생산 전환 모델로서 케이지프리 운동의 성과를 설명하며, "풀무원의 케이지프리 선언으로 브랜드란 시장의 80%가 케이지프리로 변화하는 것처럼 기업의 견인차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소비 전환에 대한 강조는 소비자 개개인의 윤리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농가·기업·정부·시민사회 등 사회 전체의 책임과 노력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동물복지 인증제도의 활성화를 넘어 보편적 농장동물 복지 수준의 향상을 목표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케이지프리운동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하는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생산 전환 위한 제도적 지원 목소리도
토론자로 참석한 풀무원식품의 유영관 계란사업부장은 "농가 또한 현 축산방식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고, 동물복지로의 전환을 고려하지만 면적의 확보, 시설 전환 기간 동안의 수입원 부재, 전환 후 사육두수 감소 등 생산자의 현실적인 고충 또한 상당하다"며 “전환을 희망하는 생산농가가 단계별로 전환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완충지대와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농가와 소비자를 모두 접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서로에 대한 날선 공격이 아닌 소통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함께 동물복지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논의를 이어가는 유영관 풀무원식품 계란사업부장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수축산급식팀의 김승로 팀장은 동물복지 계란의 학교급식 가능성에 대해 17년 동물복지 계란 업체를 모집한 적이 있었으나, 한 업체도 응모하지 않았던 선례를 언급하며, 학교 급식 적용을 위해서는 생산자가 일정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적정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유제범 입법조사관은 동물복지축산물의 우선구매제도 도입 가능성에 대해 조항 신설은 가능하나, 실효성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인식 전환 운동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동물복지축산자조금 조성을 통한 생산자단체 차원의 홍보 확대, 농가 소득 보장을 위한 동물복지 축산 직불제 도입, 동물복지축산 전환시 국고보조비율 상향 조정 등의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의 김동현 팀장은 앞서 논의된 정책적 제안에 대해 포장재 표시제, 학교급식 도입 등 단기적 과제와 우선구매제도 등의 장기적 과제를 구분하여 이를 검토하고 도입 가능성이 높은 정책에 대한 노력을 약속하였습니다. 또한 “동물복지인증제도는 아직 초기적인 제도로 소비자의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안전성이 아닌 제도 본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며 향후 방향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유희종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는 “동물복지를 위한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케이지프리 이행을 위한 실제 현장의 목소리, 입법기관, 담당 주무부처의 입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가 서로 소통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자리였다”는 평가로 토론회를 마무리하였습니다.
토론회 전경
30일 토론회는 앞서서 동물복지를 이야기하는 이들과 아직은 현실적 문제로 변화를 두려워하고 변화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고있는 이들이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동물복지 축산은 동물에 대한 생명체로서의 존중, 고통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생산자, 기업, 정부, 국회, 시민사회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이 이를 이해하고 뜻을 함께 할 때 가능합니다. 농장동물의 복지를 위한 동물자유연대의 노력을 약속드리며, 앞으로 이어질 동물자유연대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