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9월 9일 '한국 고양이의 날', 길고양이의 안녕한 삶을 기원합니다

길고양이

9월 9일 '한국 고양이의 날', 길고양이의 안녕한 삶을 기원합니다

  • 동물자유연대
  • /
  • 2021.09.09 10:51
  • /
  • 3724
  • /
  • 2




오늘 99일은 한국 고양이의 날입니다.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라는 속담에서 착안해 모든 고양이들이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자 아홉 구와 오랠 구를 조합해 만들어진 날입니다. 높은 데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고 좁은 틈새도 쉽게 드나드는 고양이의 날렵하고 유연한 모습은 옛날 사람들의 눈에 마냥 신기해 보였고, 목숨이 여러개인 것 같다는 이야기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목숨이 아홉 개처럼 보일 만큼 용하게 느껴지던 생명들은 주어진 목숨 하나 지키기도 버거운 현실에 놓여졌습니다.

 

그 삶을 주목하는 이 하나 없이 홀로 지내는 길고양이들은 매일이 생존을 위한 투쟁과도 같습니다. 먹이 조차 구하기 어려운 도시에서 음식물 쓰레기로 연명하다 몸에 병을 얻고, 누구도 반기지 않는 쇠약한 몸으로 후미진 곳을 전전하다 생을 마감합니다. 운좋게 챙김을 받는 녀석들 역시 하루하루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사람의 온정에 기대어 지내온 녀석들은 인간이 품은 악의를 눈치채지 못해 학대를 당하거나 끔찍하게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동물자유연대에도 길고양이와 관련한 제보가 하루에도 수십건씩 들어옵니다. 하수구에 빠진 새끼고양이부터 다친 몸을 치료하지 못한 채 거리를 떠돌아다니는 어미고양이. 곧 허물 예정인 재개발 지역에 상주하는 고양이들과 주민 간의 분쟁으로 하루 아침에 배를 곯게 된 고양이들... 비록 모든 제보에 응하지는 못할지라도 어느 하나 허투루 흘려들을 수는 없기에 활동가들의 마음에는 매일 길고양이들의 서러운 삶이 켜켜이 쌓여갑니다.

 

친절하지 않은 세상에서 약자들에게 허락된 자리는 비좁기만 했고 눈 돌리는 곳마다 우리의 손이 필요한 고양이들이 있었습니다. 여력이 닿는대로 구조에 나섰고 많은 고양이들이 보호소와 가정에서 새로운 삶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아무리 안간힘을 써봐도 구할 수 없었고, 가까스로 붙든 생명을 떠나보내기도 했습니다. 해낸 일보다는 하지 못한 일을 더 깊고 또렷하게 되새기면서 단지 불쌍한 고양이들을 구조하는 활동만으로는 그들의 삶에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제 고양이만을 위한 보호소, 2온센터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일구어 나가려 합니다. 2온센터는 갈 곳 없는 고양이에게 그저 방 한 칸을 내주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가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안쓰럽고 아픈 고양이를 구하기에 앞서, 고양이들이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살든 고통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제2온센터의 목표이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미래입니다.

 

한국 고양이의 날을 맞이해 오늘만큼은 모든 고양이들이 무사한 하루를 보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평온이 하루이틀 이어져 언젠가는 그들에게 지극히 당연한 일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길고양이의 안부가 곧 나의 안녕이 되어버린 모든 분들을 응원하며, 우리 모두의 안녕을 위해 더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