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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20년을 맞이하여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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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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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20년을 맞이하여

조희경 대표

동물자유연대가 만20살이 되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되었나 싶은 생각과 더불어 그동안 함께 울고 웃으며 뛴 동료들과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많은 분들,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동물들이 생각납니다.

“습관은 동물해방운동이 직면하는 최후의 장벽이다. 우리는 사고의 습관으로 인해 동물에 대한 잔혹 행위 방지 노력을 감정적인 것으로, 또는 ‘오직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으로 치부해버리게 된다.” 

20년 전 동물운동에 뛰어들며 제일 먼저 읽었던, 당시로선 동물 운동 입문서와 같았던 피터싱어의 저서 ‘동물 해방’의 서문을 보며 책을 여러 장 넘기기도 전에 무릎을 탁 내리치던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이것이로구나! 무의식 속에서 많은 동물을 희생시켜 편익을 누려왔다는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이었으며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 얼마나 힘겨운 것일지 가늠할 수 있는, 그러나 우리가 꼭 해야만 하는 사명을 공고히 다져야 하는 이유였습니다.  인류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은, 우리 사회에서도 예외 없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동물 이용과 그 과정에서 동물에게 가해지는 잔혹 행위, 그에 대한 인식이 무감각해져 있는 것, 당연함으로 고착된 그 사고의 습관을 깨 나가는 과정이 지난 20년이었습니다. 

10센티미터 간격의 벽을 앞에 두고 동물의 말을 전하는 암담함으로 시작했던 20년 전 우리의 걸음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길목 길목에서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주었던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공동체 의식과 타자에 대한 감수성이 점차 메말라가는 현대 사회는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물학대가 점차 잔인하게 악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동물을 이용하는 산업은 점점 거대화되는 등 우리의 숨가뿐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것 같기도 하고 대체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한탄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우리는 때마다 놓치지 않고 보다 진전된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저 멀리에만 존재하는 것 같았던 국회와 손을 맞잡고 동물보호법을 진전시켜왔고, 뚫어지지 않을 것 같은 사법부로부터 동물학대 징역형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캣맘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식의 확산은 우리 주변 동물에 대한 직접 돌봄의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동물운동가로서의 저 개인에게 남을 영광된 순간은, 부산 구포와 성남의 개도살장이 종식되는 것과 아쿠아리움에 감금된 돌고래들이 자연의 바다에서 힘것 물을 치고 나가는 순간을 만드는 시간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순간들입니다.

20살, 그동안 걸어온 경험을 토대로 열정과 포부가 넘치는 무한한 가능성을 담은 나이입니다. 그동안 오는 길마다 많은 분들이 손 맞잡아왔듯, 마주 잡고 남은 다른 손에 또 다른 손을 이끌어 잡아 동물이 기다리고 있는 길목길목 우리가 함께 찾아 나섭시다.


* 11월 21일 동물자유연대 20주년 기념 자리를 온센터에서 작게나마 열게 되었습니다. 본디 두 차례 소규모로 나누어 계획된 행사로서 소중한 회원분들을 따로 모시고 함께 스무살 동물자유연대를 축하하고자 하였으나, 급작스럽게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산세에 2차 자리의 경우 잠정 보류키로 하였습니다. 너른 이해 부탁드립니다.

* 동물자유연대 20주년을 맞아 향후 동물운동 및 단체 방향성에 대한 회원 및 시민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가는 동물자유연대를 위하여 아래 버튼을 클릭하시고 소중한 의견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