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건물 틈 속 공간으로 고양이가 빠져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6층 건물의 엘리베이터식 주차장 입구의 좁은 틈을 통해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고양이가 어떻게 해서 저 공간으로 들어갔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습니다. 시급한 것은 일주일 이상 사투를 벌이고 있는 고양이를 안전하게 구조를 하는 것입니다만 건물 내부 구조를 참고할 도면이 없습니다.
또한, 구조작업을 위해서는 건물의 일부를 훼손해야 해서 건물주의 동의도 구해야 했습니다. 점점 작아지는 고양이의 목소리에 애는 타들어만 가고...
현장에서 여러 논의를 통해 스텐 기둥 일부를 절단하기로 하고 건물주께 동의를 구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흔쾌히 동의를 해 주신 덕분에 구조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스텐 기둥 절단 작업이 끝나자마자 황급히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안쪽 공간이 너무 넓었습니다. 절단면 바로 아랫쪽에 고양이가 있을거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고양이는 시야에 보이지 않고 공간은 넓고 팔은 짧은 관계로 급히 셀카봉을 장착해 카메라를 안으로 넣어서 확인했지만 고양이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흙 무더기 사이로 변이 발견된 것을 보니 스텐 절단 작업시 나는 소음 때문에 잠시 몸을 피한 것 같습니다.
입구에 물과 캔사료를 놓고 반응이 있는지 살펴 보기로 하고 잠시 자리를 비우고 갔다오니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녀석이 허겁지겁 먹고 있었습니다.
먹이에 코를 박고는 무아지경인 틈을 타서 손으로 목덜미를 낚아채서 안전하게 구조를 완료했습니다.
병원에서의 검진은 며칠 간 먹지 못해 많이 야윈 것과 벼룩이 좀 많다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그에 맞는 처치를 진행했습니다.
<여기는 어디고 나는 누구인가>
입원실에 올라가서야 정신이 든 녀석은 구조자를 경계 합니다. 이 녀석은 며칠 간의 입원을 마치고 제보자께 입양을 갔습니다.
험난했던 구조 과정이지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안전하게 구조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부산 중구의회 김시형부의장님과 내일투어 관계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경숙 2017-10-27 12:25 | 삭제
정말 다행입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가를 입양한 제보자님께도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