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농장의 사회적 합의, 이제는 실행해야 할 때!
지난 수요일, 18일 국회 제3 세미나실에서 산업동물의 동물복지만 논의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농어업정책포럼 동물방역복지분과위원회(위원장 김준영)가 주관한 ‘산업동물분야 동물복지 농장 사회적 합의를 위한 토론회’에 동물자유연대의 조희경 대표가 패널로 참석하고, 동물자유연대도 함께 했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는 특별히 선진 동물복지 정책을 펴고 있는 유럽의 사례 발표와 학계, 동물보호단체, 생산자단체, 언론인 등이 참여한 패널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로 서울대 수의대 천명선 교수가 ‘동물복지 개념의 역사적 변천’을 주제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동물복지의 개념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설명했습니다. 천명선 교수는 동물에 대한 학대나 무배려가 허용되는 사회나 철학은 없었다며 동물복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사회적 합의는 이루어져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산업동물이므로 동물학대나 복지를 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화는 없었으며, 전 세계 최초의 동물보호법인 마틴 법(Martin’s act. 1822)도 반려동물이 아닌 산업동물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산업동물의 건강과 인간의 건강은 하나이며, 이렇게 밀접하게 연결된 산업동물의 복지를 위한 비용도 미리 투입되었을 때 더욱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는 ‘One Health’를 주장했습니다.
두 번째, 비욘 포크만 교수(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동물복지 담당 교수, 사진)는 양계, 양돈 농장 사례를 중심으로 유럽의 산업동물복지 농장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번이 두번째 방문인 비욘 포크만 교수는 평생을 동물복지 분야를 연구해 오신 분으로 산업동물의 동물복지를 자연중심적인 관점, 기능적인 관점, 쾌락주의적인(hedonistic) 관점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과학자의 측면, 생산자의 측면, 소비자의 측면 등 각 분야에서 만족하고 합의하는 동물복지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자와 생산자, 소비자 모두가 산업동물의 복지 증진을 말할 때, 과학자와 생산자는 동물복지의 과학적인 근거와 기능적인 면을 중시하고, 소비자는 ‘안전하고 맛있는 축산물’, ‘유기농 축산물’임을 중시하는 것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비욘 포크만 교수는 유럽에서 산란계 분야 동물복지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감금식 케이지 사육이냐 아니냐라는 간단한 메시지, 달걀 품질의 차이, 엄격한 난각표시제 등과 같은 요인을 꼽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비욘 포크만 교수는 동물복지 축산물 가격이 2배까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기꺼이 구입할 의향이 있으므로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감정적으로도 만족하도록 접근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마무리했습니다.
토론의 패널로 참가한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공장식 축산 정책이 소비자를 제외한 정치와 축산업계만 고려하여 논의만 되고 있으며, 이런 실행 없는 논의가 공장식 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동물복지 달걀이 실제로 배터리 케이지 생산 달걀보다 비싸지 않은데, 동물복지 축산물이 비싼데 소비자들이 구매하겠느냐 라는 식으로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을 그만하고, 이제 논의를 넘어 정책과 제도가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양돈, 양계 생산자 측은 동물복지가 시대의 요구사항이고 미래의 큰 흐름임은 분명하지만 생산자들을 고려하여 너무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일부 소비자들이 사치품에는 돈을 아끼지 않지만 축산물 먹거리 소비에는 인색하다며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세미나를 마치며, 패널 좌장이었던 농어업정책포럼 동물방역복지분과위원회 김준영 위원장은 국회 세미나 사상 마지막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은 국회 세미나 사상 처음이었다며 열정적인 세미나 분위기를 자찬하며, 예정시간을 훨씬 넘겨 세미나를 마무리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람의 건강과 직결되는 농장동물의 동물복지를 위해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반려동물 보다 더 가까운 농장동물, 그들의 복지가 개선되고 실행되는 그 날까지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