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19대 정부의 동물보호 정책을 말하다
지난 15일, 동물복지국회포럼과 동물보호단체 연합 (동물자유연대, 동물권단체 케어, 동물보호단체 행강,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동물유관단체대표자협의회, 생명체학대방지포럼, 팅커벨프로젝트, 한국동물보호연합)의 공동주최로 ‘동물보호 정책과제 의견 수렴을 위한 대시민 공청회’가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과 동물보호 활동가들의 참석으로 공청회장은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습니다. 이번 공청회는 우리나라의 낙후된 동물보호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차기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이번 공청회에서 ‘동물보호 주요의제 소개 및 19대 정부의 동물보호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였습니다.
조 대표는 동물보호단체 연합이 제안하는 ‘동물보호 5개 분야, 5대과제, 10개 정책’을 기반으로 △반려동물 보호 책무 강화 △지속 가능한 축산 패러다임 전환 △실험동물 이용의 윤리 기반 마련 △인간과 야생동물, 관계 모색 △정책 천명과 실현기구 설립과 관련된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반려동물의 복지 향상을 위한 개 식용의 단계적 금지와 길고양이 TNR 정책의 전면 실시, 위탁이 아닌 직영 유기동물보호소 확대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농장동물의 복지를 위해서는 이미 유럽연합에서 사용이 금지 된 ‘감금틀’ 사육의 단계적 금지가 주요 안건이었습니다. 특히 소비자가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축산물 사육환경 표시제를 전면 도입하는 것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습니다. 실험동물 이용의 윤리적 기반 마련이라는 주제에서는 대체 시험법 사용 의무화와 정부 차원의 대체기술 인프라 구축을 논의하였으며 야생동물을 학대하여 만든 푸아그라, 샥스핀, 모피 그리고 루왁커피 등에 대한 유통과 판매를 제한하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앙 부처 및 지자체에 동물보호 전담 부서 설치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동물복지 위원회 설립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또 다른 기조 발제에서는 ‘한국 동물보호·복지의 현주소와 직면한 도전’을 주제로 동물권단체 카라의 전진경 이사가 한국사회의 동물복지의 위험을 개식용 문제와 평생을 감금틀에서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사육되는 농장동물들의 고통을 통해 지적했습니다. 그 외에도 ‘반려동물 산업의 생산 및 유통구조 개선 방안’, ‘조류독감과 동물복지 축산’, ‘실험동물의 윤리적 이용에 대한국가 정책 수준 향상’ 등의 주제로 동물보호 단체들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공청회에 참여한 시민들 역시 동물보호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내 주셨습니다.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는 길고양이 TNR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여 길고양이의 복지 수준을 끌어올려 줄 것, 반복되는 조류독감을 예방하기 위한 동물복지축산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로드맵 실현 등이 활발하게 논의되었습니다.
이들의 간절한 염원이 차기 정부에서는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정책으로 실현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사람들은 매일 반려동물과 삶을 공유하면서도 공장에서 물건처럼 생산된 개와 고양이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농장동물에게 가해지는 착취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면서 그들이 낳은 알과 우유를 먹고 야생동물들은 인간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는 ‘인간의 입장’이 아닌, ‘동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시민 공청회에서 나온 발전적인 의견을 토대로 차기정부의 동물복지 정책이 진일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 제안과 관련 활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