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오는 이도 도와주는 이들도 없습니다. 장마철이면 반복되는 홍수 때문에 마음 편히 아이들을 평지에 둘 수도 없습니다. 견사를 에워싸고 있는 비닐하우스는 여기저기 구멍이나 찢기고, 당장이라도 가라앉을 것처럼 위태로운 견사는 그곳에 놓인 아이들과 옥순 할머니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사랑보호소의 이야기입니다.
사랑보호소 봉사자에 의하면, 사랑보호소는 20년이 넘도록 후원도 없이 운영되고 있는 유기동물 사설보호소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약 180여 마리의 아이들을 꾸준히 관리하시는 분은 노령이신 김옥순 할머니와 정기 봉사자 한 분 뿐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아이들을 돌보시는 김옥순 할머니께서는 20년 전부터 심장 질환 및 여러 질병들을 앓아오셨다고 합니다. 여지껏 편찮으신 몸으로 사랑보호소를 운영해 오셨지만 일흔이 다 되신 연세로 많은 동물들을 돌보는 일은 하루가 다르게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턱없이 부족한 인력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사랑보호소의 낡고 위험한 시설이었습니다.
사랑보호소의 정기 봉사자님에 의하면 견사는 아이들이 활동하기엔 너무 좁고 녹슬었으며 바닥 역시 푹 가라앉은 상태였습니다. 날카롭게 튀어나온 철사는 견사 안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는 위험한 흉기가 되었고, 견사를 청소하시는 김옥순 할머니와 봉사자 님의 팔에는 크고작은 상처를 내기 일쑤였습니다.
동물자유연대에 보내주시는 어렵고 힘든 사연들을 접할 때면 모든 분들을 도와드릴 수 없는 현실에 마음이 먹먹해지곤 합니다. 사랑보호소의 경우에도 올해 초에 실시한 사설 보호소 지원 프로젝트인 “함께나눔”에서 안타깝게 탈락한 사연이었기 때문에 시설 개선에 도움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옥순 할머니와 사랑보호소 아이들의 환경은 도저히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고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에 여러 논의끝에 시설을 재설치할 수 있는 400만원 가량의 지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사랑보호소가 위치한 부지는 비가 내리면 쉽게 물이 고이고 홍수가 나서 상당한 피해를 입는 곳이었기에 지면 위에 바로 견사를 설치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더 큰 위험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들을 뜬장에서 관리하는 것은 동물복지 측면에서는 매우 부절적한 것이기에, 비가 내려도 침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써 토목공사 지원을 우선적으로 모색해 보았지만 몇몇 군데를 건드려서는 해결이 나지 않을만큼 공사의 규모와 그 기간이 상당해 동물자유연대가 감당할 수 있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차선의 방법으로, 아이들이 기존에 처한 환경보다 개선된 상태에서만 자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차선의 방법으로, 아이들이 기존에 처한 환경보다 개선된 상태에서만 자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사랑보호소는 기존에 있던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새로운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그 안에 아이들의 견사를 놓을 예정이며 이로써 총 20개의 새롭고 안전한 공간에서 40여마리의 아이들이 생활하게 될 것입니다. 낡고 위태로운 견사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선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경숙 2015-08-05 12:05 | 삭제
역시 동물자유연대 멋집니다
김옥순님과 봉사자님께도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