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수유를 하는 동안 어미고양이는 많은 영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먹이활동을 위해 새끼를 두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사이에 새끼고양이를 발견해 데리고 간다면 어미고양이는 졸지에 소중한 새끼들을 전부 잃게 되겠지요. 게다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고양이를 가장 잘 돌볼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닙니다. 어미를 잃은 새끼라면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미의 보살핌을 받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미의 보살핌을 받는 새끼고양이는 털 상태가 좋고, 심하게 마르지 않았으며, 건강 상태가 양호합니다. 만약 길에서 발견한 새끼고양이의 건강상태가 양호해 보인다면 주위에 어미가 있을 확률이 높으니 섣불리 데리고 오거나 만지면 안됩니다. 또한 고양이들은 보통 3-4개월 정도면 어미에게서 독립해 스스로 길 생활을 하기 위한 야생성이 생깁니다. 어려 보이는 고양이가 있다고 해도 건강에 큰 이상이 있어 홀로 살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독립 후 길 생활에 적응하며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편이 보다 바람직합니다.
시간을 두고 어미가 나타나는지 확인했는데도 어미고양이가 나타나지 않아 새끼고양이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구조가 필요합니다. 새끼고양이 돌보는 일이 처음인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 적절한 방법으로 고양이를 돌봐주세요. 아래 정리된 내용은 새끼고양이를 돌보는 데 가장 기초적인 정보이므로 더 자세한 사항은 동물병원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동물단체 등에 문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체온 유지 >
새끼고양이를 돌볼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일입니다. 사람이 느끼기에 춥지 않은 날씨라고 해도 아직 온도 조절 기능이 없는 새끼고양이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박스 등을 이용해 새끼고양이를 돌볼 안식처를 마련했다면 온기를 유지할 수 있는 전기방석 등을 깔고 핫팩을 함께 넣어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핫팩이 없을 때에는 뜨거운 물을 담은 물병을 수건이나 타올로 감싸서 넣어주면 핫팩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먹이 급여>
고양이에게 사람이 먹는 우유를 먹이면 소화 흡수가 안돼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고양이 전용 초유/분유를 구입해 따뜻하게 데워 고양이용 젖병에 담아 급여합니다. 사람처럼 눕힌 상태에서 먹일 경우 폐로 들어갈 위험이 높으므로 고양이를 엎드린 자세로 두고 먹여야 합니다.
또한 젖병을 이용해 먹일 때에는 젖병을 짜거나 누르지 말고 고양이가 스스로 빨아먹을 수 있도록 가만히 들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사람이 일부러 젖병을 눌러주면 나오는 양을 고양이가 조절할 수 없어 먹이가 기도로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생후 1일~생후 일주일 : 태어난지 일주일이 안된 새끼고양이는 눈을 뜨지 못하고, 귀가 완전히 접혀있는 모습입니다. 구조한 고양이가 눈도 뜨지 못한 상태라면 동물병원에서 초유를 구입해 두 시간에 한번씩 먹여야 합니다. 이 기간에는 동물병원에서 판매하는 초유를 구입해 따뜻하게 데운 후 새끼고양이용 젖병에 담아 급여합니다. 생후 일주일~생후 보름 : 생후 일주일 가량이 되면 새끼고양이가 눈을 뜨고 귀도 살짝 펴지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부터는 초유 대신 고양이용 분유를 따뜻하게 탄 후 3-4시간에 한번 간격으로 젖병에 담아 먹입니다. 분유의 농도와 양은 고양이가 먹는 모습, 변 상태 등을 살펴보고 조절합니다. 생후 보름~생후 한달 : 점점 사물을 인식할 수 있게 되고 다리에도 힘이 생기는 시기입니다. 급여 간격을 늘려서 5-6시간에 한 번씩 분유를 먹이고, 분유의 양도 늘립니다. 생후 한달~생후 두달 : 젖병을 이용해 분유를 먹이는 대신 이유식을 그릇에 담아 먹이면서 점점 사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
<배변 유도>
새끼고양이는 스스로 배변을 할 수 없으므로 먹이를 급여한 뒤 30분 정도 지나면 배변을 시켜줘야 합니다. 부드러운 붓이나 거즈에 미지근한 물을 묻힌 뒤 새끼고양이의 항문과 요도 부분을 자극시켜 배변을 유도합니다. 만약 새끼고양이 몸에 배설물이 묻었다면 목욕을 시키지 마시고, 따뜻한 물수건을 이용해 이물질만 살살 닦아 주세요.
배변유도는 생후 한달 정도까지 필요하고, 고양이가 배변 유도를 거부하는 한달 가량부터는 화장실을 이용해 고양이 스스로 배변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사람의 손에 길러진 고양이는 야생성을 잃기 때문에 다시 길에 방사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처음 새끼고양이를 구조해 돌봐준 구조자와 평생을 함께 한다면 고양이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만약 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적합한 입양처를 찾아줘야 합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입양처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신원이 확실치 않은 입양자에게 보내질 가능성이 있으니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입양자를 찾을 때에는 입양자가 앞으로 최소 15년간 고양이 양육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가능한지, 가족 전원이 입양에 동의했는지, 중성화 수술에 동의하는지 등에 대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약간의 입양 책임비를 받거나 입양자의 주소, 연락처 등의 정보가 담긴 입양 서류를 작성하게 하는 것도 고양이가 부적절한 입양처로 가게 될 확률을 낮추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만약 구조한 고양이 수가 너무 많거나 혼자 입양처 찾는 일이 어렵다면 동물단체에 외부입양 공고를 의뢰해 주세요. 단체 홈페이지에 고양이의 사진과 간단한 정보를 게시해 새로운 가족을 찾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어미를 잃고 남겨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새끼고양이의 수에 비해 그들을 돌볼 수 있는 보호처는 매우 적습니다. 한정된 인원이 많은 동물을 돌봐야 하는 보호소에서는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한 새끼고양이만을 집중적으로 챙기기 어렵기 때문에 보호소에 들어가는 많은 수의 새끼고양이들이 보호소 안에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무조건 동물보호소에 새끼고양이 구조를 요청하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닙니다. 책임 있는 구조에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난다면 소중한 생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대신 삶의 기회를 선물 받을 수 있습니다.
이온 2014-05-15 10:05 | 삭제
새끼 고양이를 무작정 데려오고 나서 보호소로 보내려는 분들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