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4개의 널리 알려진 환경보호, 동물보호 단체들이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수입을 단호히 반대하며, 앞으로 한국 정부가 고래류의 포획과 공연, 전시 및 수입을 금지해줄 것을 촉구하는 탄원서입니다.
핫핑크돌핀스의 요청으로 일본 자연보호단체 ELSA Nature Conservancy와 고래류 보호를 위한 국제단체인 Whale and Dolphin Conservation 이 세계의 여러 단체들에게 호소하고, 세계적인 고래/돌고래 보호단체 WDC가 작성을 해서 5월 13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윤성규 환경부장관에게 아래의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국내 단체들도 연대하여 거제씨월드의 건립을 반드시 막아낼 계획입니다. 부디 환경부가 거제씨월드의 돌고래 수입을 불허해 생명 존중과 해양 생태계 보전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지를 보여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탄원서>
박근혜 대통령과 윤성규 환경부장관 귀하
2013년 5월 9일
박근혜 대통령께,
저는 아래 연명한 34개 단체를 대신해 이 탄원서를 씁니다. 이 34개의 단체들은 전 세계에 걸쳐 수백만 명의 지지자들과 유권자들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이 탄원서를 통해 신축중인 거제씨월드에서 새로 돌고래들을 수입하려는 것에 대한 우리의 단호한 반대의지를 표명하고자 합니다. 거제씨월드(각주1)는 한국의 부산에서 가까운 거제시에 위치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거제씨월드는 올해 말까지 건물을 완공하고 러시아로부터 흰고래 4마리와 일본 타이지에서 큰돌고래 15마리를 수입해오고자 합니다. 동물복지와 환경보전의 측면에서 우리 단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에 거제씨월드의 공사를 중단시킬 것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동물복지의 측면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거제씨월드에서 들여오려는 큰돌고래들은 매년 일본의 항만도시 타이지라는 곳에서 돌고래 사냥을 통해 포획됩니다. 이들 돌고래들에 대한 무자비한 포획이, 배몰이 사냥법으로 잡힌 돌고래의 수입, 수출이 계속되면서 생겨나는 수요 사이에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를 증명하는 자료들이 매우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각주2). 돌고래 배몰이 사냥법은 다른 말로 ‘구석몰기 조업’이라고도 불리는데, 매년 9월부터 4월까지 약 2천여 마리의 돌고래들이 살육 허가를 받고 포획됩니다.
배를 통해 돌고래를 구석으로 몰아넣는 이 포획으로 돌고래들과 소형 고래류들은 동력선에 의해 포위되어 결국 얕은 해수면으로 몰리게 됩니다. 거기서 그물에 갇히게 되는 것이죠. 갇힌 돌고래들은 살육되고, 생존 개체들은 팔려갑니다. 이 포획법의 모든 면면은 극도로 잔인하게 이뤄집니다. 돌고래들이 지칠 때까지 동력선으로 몰아가서 넓은 바다의 가족들로부터 떼어놓은 다음, 그물이 쳐져 있는 좁은 만 안쪽으로 가둬놓고 그곳에서 돌고래들을 무참히 살육하는 것입니다(각주3). 이런 살육과 포획을 통해 감정이 매우 풍부한 이 해양포유류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심한 고통으로 괴로워하게 됩니다. 많은 돌고래들이 이런 포획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부상으로 죽고, 포획된 이후에도 곧 일본과 해외 시설들로 팔려나간 뒤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만약 이런 포획방법으로 잡힌 돌고래들이 포획 과정과 운송 과정에서의 트라우마를 견디고 살아남는다고 해도 그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수족관에 갇힌 비천한 삶일 뿐입니다. 그래서 수명이 단축되는 것이죠(각주4). 수조에 갇힌 사육 환경이란 돌고래들의 정신적, 육체적 그리고 사회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합니다. 야생에서 돌고래들은 하루에 160km를 헤엄치며, 복잡한 사회적 집단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그와는 반대로 감금된 돌고래들은 화학 약품으로 범벅이 된 인공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강요됩니다. 사육 상태의 돌고래들은 행동 하나하나가 인간에 의해 통제의 대상이 되고, 야생에서는 보통 피해버릴 개체들이나 다른 종의 동물들과도 억지로 어울려야 합니다. 이런 모든 것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면역체계의 약화를 가져와 기대수명보다 일찍 죽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사육 상태의 다른 개체들에게 폭력적 행동을 보이는 원인이 되기도 하여 다른 개체들에게 부상을 입히거나 심지어 살해를 하기도 합니다. ‘사육되는 환경이 편안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음식을 주고, 수의사가 적절하게 돌보고, 천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지도 않으며, 오염도 없는 사육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갇힌 돌고래들이 야생에서보다 훨씬 일찍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포획과 운송 과정은 말할 필요도 없이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위험하며, 돌고래들의 폐사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포획과 감금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생리적 증상들로는 부신피질호르몬 수치의 증가(각주5)가 있습니다. 포획된 큰돌고래의 경우 치사율은 포획 직후 무려 6배나 증가하여 약 35-45일간은 이 수치가 ‘정상’으로 내려가지 않습니다(각주6). 더욱이, 포획되어 오랜 시간 사육시설에서 감금된 돌고래들도 운송 과정을 겪을 때마다 매번 이와 같은 높은 치사율에 다시 시달리게 됩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운송 수단이 아무리 발달해도 돌고래들은 이송 과정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폭력적인 포획 방법 때문에 심신의 고통을 겪거나 부상을 입기도 하고 죽기까지 하는 것은 포획된 개체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포획되지 못하고 남겨진 개체들에게서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흰고래들은 러시아에서 포획되어 이송되면서 많이 죽습니다. 또한 배몰이 포획법으로 죽어가는 큰돌고래 숫자 역시 놀라울 정도입니다(각주7).
우리는 또한 현재 전 세계에서 포획되었거나 미래에 포획될 운명에 처한 흰고래들이 수용될 시설에 대해서 무척 깊은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흰고래들은 무척 사회적인 동물들로서 거의 영하에 가까운 수온에 완벽하게 적응해 살아갑니다. 흰고래들을 포획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과학연구 결과와 윤리적 문제점들이 있음에도 흰고래에 대한 시장 수요는 강하게 남아 있는 형편입니다. 심지어 인터넷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조차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저희 단체들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동에서는 흰고래들을 이곳저곳으로 이동시키며 각지에서 쇼를 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흰고래들은 중동 지역에서 높은 수온 때문에 동물복지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송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가 매우 높고, 극도로 비좁은 수조에서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하는 감금 환경에 놓여 있는 형편입니다.
환경보전의 측면
현재 세계적으로 사육시설에 있는 돌고래들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공급 가능한 개체수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서 새로 돌고래 전시를 위한 시설을 짓는다는 것은 야생에서 돌고래들을 포획해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곧 잔인한 방법으로 포획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포획되고 남은 돌고래 개체군에게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만에 하나, 거제씨월드에서 기존의 시설에 갇혀 있는, 즉 이미 포획된 돌고래들을 수입해온다고 해도, 그렇게 얻은 돌고래들 역시 원래는 일본이나 솔로몬제도 같은 곳에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포획된 개체들일 것입니다. 돌고래 전시와 체험 시설을 새로 지어 돌고래 수족관을 늘린다는 것은 곧 야생 돌고래들을 계속 포획해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환경보전감시센터(World Conservation Monitoring Center)의 CITES(멸종위기종 국제거래) 데이터 자료 기록에 의하면 러시아에서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년간 최소한 237 마리의 흰고래가 수출되었다고 합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러시아에서 중국으로만 63마리의 흰고래가 수출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흰고래의 국제거래 증가세 때문에 ‘새로운’ 나라들이 흰고래들을 수입해 들어오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터키, 이란, 이집트 그리고 중국 같은 나라들 말입니다. 러시아에서 포획 대상이 된 흰고래 개체군은 1960년대 초반까지 심각한 남획으로 시달려오다가 아직까지도 개체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각주8). 사실 흰고래 남획 때문에 오호츠크해의 흰고래 아종집단은 1930년대에 이미 멸종해버렸습니다.
북미에서 흰고래를 인공번식하려는 노력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수족관에 갇혀 있는 흰고래 숫자가 늘지 못하고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각주9). 지난 50년간 미국의 고래 전시 수족관 업계에서 흰고래를 인공 번식시켜 개체수를 늘리려고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각주10). 그러므로, 가장 좋은 환경이라도 해도 거제씨월드에서는 고래들을 계속 잡아들여 죽음으로 몰고 가는 회전문만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고래들이 잔인하게 포획되어 오고 이들은 시설에서 제 수명을 살지 못하고 죽어나간 고래들을 대체하겠지요.
논란과 국제적 압박
마지막으로, 돌고래들의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은 점점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서 야생 포획된 흰고래를 미국의 한 업체에서 수입하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엄청난 논란이 벌어지고 있으며 미국 대중들 사이에서 반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됩니다. 칠레, 멕시코, 안티구아, 코스타리카, 크로아티아, 스위스, 슬로베니아, 그리고 키프로스 같은 많은 나라들에서 돌고래들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서 고래류의 포획이나 거래 또는 시설에서의 사육이 금지되고 있습니다. 보다 최근에는 인도에서 돌고래 수족관을 금지하겠다는 정부의 공식발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거제돌핀파크 같은 고래 수용시설에서의 수요 때문에 돌고래는 본래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법으로 야생에서 포획되고 잔인하게 감금될 것이 분명합니다.
WDC와 아래 연명 단체들은 돌고래 배몰이 사냥 및 고래류를 야생에서 포획하는 것에 대해 동물복지와 환경보전의 측면에서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또한 고래와 돌고래들을 시설에 가두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적극 반대합니다. 저희는 한국이 비인도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방법으로 고래와 돌고래들을 잡아들이고 처우하고 있는 것, 즉 일본에서의 돌고래 배몰이 포획법을 지지하는 것을 포함하는 한국 측의 조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게 될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깊이 고민해보기를 권유합니다. 바다에서 살아가는 야생 돌고래들을 포획하는데 반대하며 연민과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나라들 목록에 한국이 이름을 올리게 되기를 우리는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에서 더 이상 새로운 돌고래 공연장이나 전시, 체험 시설을 짓지 않도록 즉각적인 금지 조치를 내릴 것을 정중하게 탄원합니다. 또한 앞으로 대중 전시 목적으로 모든 살아 있는 고래류를 포획하거나 수입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금지 조치를 취할 것을 정중하게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래 단체들을 대표해,
고래와 돌고래 보전회 WDC
코트니 S. 베일 (프로그램&캠페인 매니저)
참조: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심무경,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 최혜경
연명 단체:
Action for Marine Mammals, Japan
Advocates for Animal Rights Nassau Bahamas
Animal Defenders International
Animal Welfare Institute
Animals Asia Foundation
BlueVoice.org
Born Free Foundation USA
Born Free Foundation
Captive Dolphin Awareness Foundation
Care for the Wild International
Cetacean Society International
Choices for Tomorrow (CFT), USA
Conservacion de Mamiferos Marinos de Mexico (COMARINO)
Dolphin Project
Earth Island Institute
Elsa Nature Conservancy, Japan
Grupo de los Cien (Group of 100), Mexico
Help Animals, Japan
Hong Kong Shark Foundation
Humane Society of Canada
Humane Society International
International Primate Protection League
Lifeforce Foundation, Canada
Marine Connection
Ocean Friends, USA
OceanCare
PEACE (Put an End to Animal Cruelty and Exploitation), Japan
Pro Wildlife
reEarth Nassau Bahamas
RSPCA (Roy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
Society for Dolphin Conservation, Germany
Voice for Zoo Animals, Japan
WSPA (World 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Animals)
Zoocheck, Canada
* 한국어 번역 :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 각주는 PDF 파일로 첨부된 영어 원본 탄원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김수정 2013-05-14 16:26 | 삭제
꼭 들어주시고 고민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기순 2013-05-14 16:30 | 삭제
응답하라, 대한민국!
이경숙 2013-05-15 17:26 | 삭제
온세계가 주목하고 있는데도 강행한다면!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