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동물자유연대로 어떤 남성이 살아있는 개를 전봇대에 매단 뒤 개가 죽자 비닐포대에 넣어 데리고 갔다는 동물학대 사건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건 발생 다음날인 23일,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남양주시 현장을 방문한 뒤 제보자가 촬영한 사건 현장 사진과 제보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남성의 신원을 파악해 그 자리에서 바로 고발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때까지도 전봇대에는 전날 개를 매달았던 빨랫줄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사건 현장 바로 근처에 그 남성이 거주한다는 사실까지 파악한 상황이었으므로 어렵지 않게 수사가 진행될 수 있을 듯했지만 인근 지구대에서 출동한 경찰의 태도는 예상과 조금 달랐습니다.
현장에 나온 경찰은 ‘지금까지 이런 사건은 처음 맡아본다며, 이런 것도 죄가 되냐’고 저희에게 물었고 저희가 동물보호법에 규정된 동물학대 금지 조항과 그 처벌 내용에 대해 설명하자 ‘시골에서는 보통 많이들 개를 잡아먹는데 그럼 그 행위가 전부 불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냐’고 되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도 나중에 개나 돼지 같은 다른 동물을 잡아먹을 일이 생기면 미리 알아둬야 하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기까지 했습니다.
동물보호법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찰들은 개 한 마리 매달아 죽인 것이 신고를 할 정도로 죄가 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 보였고, 형식적으로 개를 죽인 남성의 거주지를 방문해 몇 번 문을 두들겨 본 뒤 기척이 없자 발길을 돌렸습니다. 범죄자를 검거해 처벌하는 일을 맡고 있는 경찰이 동물보호법의 존재는 물론 동물학대가 범죄로 처벌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고 그것은 지구대에 있던 다른 경찰들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구대에서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는 작성해 놓은 고발장을 직접 제출하기 위해 해당 지역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고발장을 접수하는 민원실 직원은 저희가 제출한 고발장 내용을 보더니 ‘개를 먹으려고 매달아 죽인 것 같은데 이런 통상적이고 통념적인 일을 범죄로 치부해 처벌할 필요가 있냐, 이런 것까지 동물학대라고 처벌하다니 세상이 참 변했다’며 오히려 범죄자를 두둔하는 식의 말을 하였습니다.
엄연히 동물보호법이 존재하고 개를 매달아 죽이는 행위는 동물학대 행위에 해당하여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는 이러한 범죄 행위에 대한 고발조치를 진행하는 저희가 오히려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동물학대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지하며 학대범을 검거해 처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 분들 또한 많이 존재하고 있고, 에쿠스 사건이나 서대문 길고양이 학대사건 등이 이슈화되면서 동물학대를 사회적인 문제로 느끼는 시민들도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물학대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범죄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번 사건을 진행하면서 단체 차원에서 고발을 진행했음에도 이렇듯 별 것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니 만약 개인이 동물학대 범죄에 대해 신고를 했을 경우 아마도 많은 분들이 좌절과 실망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신고를 해도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또는 나에게 불이익이 올까 두렵다거나 단지 귀찮다는 등의 이유로 동물학대 행위를 보고 침묵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 생명이 아닌, 언제까지나 인간보다 아래에 위치한 존재로 인식될 것입니다.
한 남성이 개를 전봇대에 매다는 장면을 목격한 제보자분께서 직접 현장 사진을 촬영하여 동물자유연대에
제보해 주셨습니다.
유리하게 작용되므로 만약 이러한 장면을 목격하신다면 어렵더라도 용기내주시길 바랍니다.
동물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호소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쩌면 학대를 당했을 때 우리보다 더 극심한 공포와 고통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동물학대는 단순히 동물을 괴롭힌 행위를 넘어서 인간에 대한 범죄로 확대되어 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동물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은 지금보다도 훨씬 더 엄격하고 무겁게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동물학대 행위를 목격할 경우 반드시 그 현장에서 바로 112에 신고를 해주세요.
이미 지난 사건보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이 보다 무겁게 다루어지며, 학대범을 검거해 처벌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집니다. 그리고 만약 학대범을 처벌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즉시 동물학대 행위를 중단시키고 신고를 한다면 적어도 그 사람에게 고통 받을 뻔 했던 동물의 희생은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어려우시더라도 증거가 될 수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를 확보해둔다면 이후 동물학대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명심해주세요. 여러분의 행동만이 동물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고, 나아가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의 생명 또한 존중하는 세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양은경 2012-05-24 22:22 | 삭제
인간의 무자비한 탐욕과 이기심에 희생된 가엾은 동물들의 넋을 어찌 달래줄 수 있을지요...저 장면을 현장에서 제가 봤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며, 제가 지닌 용기의 현주소를 점검해봅니다.고생 많으셨습니다.
길지연 2012-05-28 22:11 | 삭제
저 인간 벼락치는 날 기다리라고 하세요, 우리 모두 기를 모아 벼락으로 날려버리자고요~~~사지 찢어 죽일* 이군요~~
홍현신 2012-05-29 16:05 | 삭제
저도 기를 팍팍 모으겠어요.!!!!!!
이유의 2012-05-29 21:22 | 삭제
남양주시에서도 정확히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동네분위기가 ㅎㄷㄷ;; 저동네 사람들 어디 무서워서 개 키우겠습니까? 학대범 거주지를 형식적으로 둘러보고 간다고 하니 더 무섭습니다 매스컴을 보니 수원살인사건처럼 형식적으로 용의자 거주지에 인기척이 안난다고 그냥 쓱~ 둘러보고 가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요 저 경찰들 인식이 저런데 저동네 강아지 목숨은 정말 별 거 아 닌 게 되어버렸네요 휴~
이주영 2012-05-30 02:45 | 삭제
이런일들이 생길때마다 저희 콩이에게 넘 미안해지네여...
저렇게 살생을 일삼는 사람들이 재대로 된 인간들일까 싶네여...
본인도 저 아이에게 준 고통만큼 받기를 빌뿐..
김초희 2012-05-30 12:45 | 삭제
경찰 수준도 저정도밖에 안되니 너무 슬프다
윤정연 2012-05-31 11:48 | 삭제
약자를 보호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