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항상 고생이 많으십니다.
어제(1/24) 대모산 등산 후
내려오다가 지하도를 건너는데 피를 심하게 흘리는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제 생각엔 교통사고를 당하자 마자 놀라서
지하도로 들어온 것같았어요...눈 한쪽이 이미 돌출이 되어있고
주둥이쪽은 뭉게져서 피를 심하게 흘리고 있었어요..
너무 당황해서,,,사람도 피하지 않는것으로 보아 고통이 심한 것 같았어요..
길냥이인데도 불구하고 저를 피하지 않는 것이 도움을 청하는게 틀림이없는듯
느껴졌습니다.
놀란 가슴 달래며 강남구청에 구조를 요청하였으나, 자기네는 죽은 동물만
치운(?)다고 동물구조협회쪽으로 안내를 하더군요...그쪽으로 다시 연락을
했더니, 경기외곽인데다가 2시부터 업무 시작이라고 긴급출동은 어렵다며
119로 신고하라고 했어요..다급하게 또 119로 신고하니, 다행히 10분내에 도착
하셨습니다.. 어렵게 그물망으로 포획하여 차에 실으시길래, 병원으로 가나요?
했더니,,,대부분 동물협회에 연락하면 바로 안락사를 시킨다고하네요...자기네는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니 빨리 치울뿐이라며..........저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울음을 참을수가 없었습니다...포획하는 과정도 부상이 심한 상태이고 눈이 돌출되
어있는데도 그물로 잡아 그 눈이 막 그물에 쓸리는 상황이어서 고통이 심해보였
습니다...게다가 케이지에 들여보낼수가 없어서 포획한 그물을 묶어서 소방차 위에
그냥 실고 가시더군요...고통도 심한데 얼어 죽겠더라구요...........에휴....구조대원
분들도 최선이셨겠지만,,,,,제가 구조요청한게 구조(?)가 맞는질 모르겠더라구요.
우리나라 동물구조의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치료를 받을줄 알고 구조요청을 한건데, 안락사로 대부분 처리한다는 구조대원의
말이 사실인지요? 제가 신고를 잘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구조대상 동물 발견시 해야하는 행동지침을 여기서 안내된
글을 꼼꼼히 살펴보았는데, 구청에 처음에 전화했을때 자기들은 죽은 사체만 치운
다며 신고를 접수하지않는 공무원의 응대가 맞는지 좀 여쭈어보고싶습니다...
신고시, 구조의 의무가 있다고 안내가 되어있는데요,,여기서는.
어제의 상황에 제 행동이 바람직했는지 여쭙고 싶고, 잘못되엇다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같은 상황이 또 발생되면요.
김진영 2012-01-25 17:07 | 삭제
글만 읽어도 안타깝고, 고양이의 고통이 전해져 오는 듯합니다.ㅠㅠ 고통에 신음하는 고양이를 그냥 지나치시지 않으시고 구청, 동물보호협회,119까지 신고를 하시고 최선을 다해주셨던 선생님의 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보통 건강한 유기동물들도 보호소에 있다가 적절한 입양자나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10일 후에 안락사를 시행하는 것이 아직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발견된 고양이는 부상정도가 많이 심한 것 같은데, 상황이 열악한 보호소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죽음을 기다리느니 때로는 오히려 안락사라도 시행해주는 것이 그보다는 인도적인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직접 제 눈 앞에서 안락사를 시행한다면 너무 충격적일 것 같지만...
직접 느끼셨던 것 처럼 아직 우리나라 현실상, '구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상황입니다. '치료'라는 것은 그만큼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가 법적, 제도적, 정책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발견하신 분이 여유가 좀 있으시면 시급히 인근의 동물병원으로 옮겨가서, 개인적인 부담을 감안하시면서 치료와 수술을 해줘야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어려운 치료가 끝나면 상처입거나 장애가 있는 동물들이 좋은 입양자를 찾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일도 남아있구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발견한 고양이의 예후가 좋지 않거나 지속적인 고통이 유발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동물병원에서 안락사를 권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음에 그런 일이 있다면, 일단 동물의 상태를 동물병원에서 확인한 후,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 중에서 선택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정부가 동물복지정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법적,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로아. 2012-01-26 12:57 | 삭제
김진영님, 답변 너무 감사드립니다..말씀하신 내용 잘 이해했습니다. 사람이 잘다니지않는 지하차도라서 그냥 두고가기가 발걸음이 떨어지질않아 그냥 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이해해주시니 조금은 제 맘이 편해지네요..이 또한 이기심이지만요....근데, 진영님 발견자가 구하는게 쉽지않은게요, 부상당한 길냥이라 야생성이 강한데다가 고통이 심해서 매우 사납지않을까요...그물로 소방대원들이 포획하는데도 거부가 심해서 케이지안에 넣지도 못하고 갔거든요. 다 성장한 큰 고양이여서 제가 동물병원으로 데려가는게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아님, 그 소방대원분들과 함께 병원으로 데려갈꺼 그랬나요? 제가 치료비를 물더라도..??
김진영 2012-01-26 15:28 | 삭제
각 지자체에서 정한 동물보호법 조례에서는(그마저 조례가 없는 경우가 더 많지만;) 구조된 동물이 부상을 당했을 경우 수의학적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권고사항으로 되어있더라구요.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강남구청에서 한 말은 약간의 직무유기이자 책임회피인듯... '구조'의 의무는 구청에 있고 그 일에 대한 실무를 위탁업체가 하는 건데요..ㅠㅠ
일단 아로아님 말씀대로 구조대원과 함께 병원이송을 하여 고양이에 상태에 대한 점검 후 치료, 보호, 안락사, 치료 보호 후 입양 또는 방사 등에 대해 수의사 및 동물단체와 상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도적 한계 등으로 속 시원히 답변해드리기엔 복잡한 문제이지만, 우선 상태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협력하여 최선을 다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로아 2012-01-26 16:48 | 삭제
아~네.....에휴~. 제가 그날 너무 당황스럽고 놀래서 소방대원님 말씀듣고도 정신이 없어서 그냥 보낸게 너무 후회가 듭니다..마음도 괴롭구요..그 눈빛을 잊을수가 없어요. 안구 적출은 하더라도 살게 할수있지않았을까...이런 저런 생각에 심란합니다. 도움말씀 너무 감사해요. 담엔 더 꼼꼼히 차분하게 대처할 생각이 드는군요.
김진영 2012-01-26 17:03 | 삭제
그러게요..ㅠㅠ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저도 구조해온 고양이를 병원진료까지했는데 끝내 무지개다리를 건넌 경우가 있어서 한참을 맘이 안 좋았어요. 야간진료를 한번 더 했으면 살았을까 라는 후회스런 맘도 들고...아로아님 괴로운 마음이 전해져오네요. 그래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아로아님과 같은 분들과 함께 힘을 합치면 외국처럼 동물구조가 단순히 '포획'이 아닌 생명에 대한 의료적 지원 등을 병행되는 진정한 제도로 발전될 것이라고 믿어요.
아로아 2012-01-26 17:47 | 삭제
정말 포획이란 말씀이 맞는게, 소방대원분들이 떠나시며 제게 하신 말씀이 더 충격이었습니다. "우리야 다친 짐승들이 사람들에게 혐오감 주니까 얼른 치우는 거밖에 안되죠...데려가면 대부분 안락사시키니까. 저렇게 다쳤는데 살 가치가 머가 있어...가치가 없잖아요.." .....그 말씀이 그 분들의 직업상 겪는 현실이시겠지만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건데 저렇게 얘기하시나 화도 나지만..어쨋든 진영님 말씀처럼 제도로 발전되길 바라고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사실 저도 집근처 길냥이들에게 2년째 사료를 사서 주고있어요. 대모산에 자주가지만, 참 이상하게도 그 날따라 생전 다른길로 내려오는 바람에 그 지하차도를 건너게 되서 우연히, 정말 우연히 보게되었죠...어찌나 가엾던지요.. 말못하는 동물이 얼마나 불쌍한지, 그 고통속에서도 신음한번 내질 않고 숨만 가쁘게 쉬더군요..떠나보내고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제가 좀 더 여건이 되면 가엾은 아이들을 많이 돌보고 싶네요. 제 강아지를 자식같이 키우면서 제 삶을 많이 돌아봅니다. 이렇게나마 의논드리고 공감할 수있는 곳이 있어서 참 다행이고 고맙습니다.
안타깝네요. 2012-01-27 11:11 | 삭제
현실은...(규정이나 절차를 떠나서..) 우선 자비를 들여서라도 치료후 입양처를 정해주시겠다는 결심을 하신 후에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게하셨어야합니다. 이후에 동물보호단체 등에서 도움을 받게 되시면 더 좋았구요.. 안타깝지만..현실은 그렇습니다. '나'의 희생과 부담으로라도 치료하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 따로 노력도 해야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