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년 전에 쓰였기 때문에 다시 써야 한다고요?
고대 시절부터 쓰여왔던 원료임을 내세우며 동물, 그것도 야생동물의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을 출시하는 회사가 생겨 동물보호단체를 비롯한 동물 복지를 생각하는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11월 28일 도축된 사육곰의 지방을 이용해 만든 화장품인 이른바 “곰크림”의 비인도성을 비난하며 서명 운동을 벌인 결과 이틀 동안 천여 명의 서명을 받았습니다. 조사 결과, 그 외에도 시중에는 말의 기름으로 만든 마유 화장품, 뱀의 독으로 만든 뱀독팩부터 야생동물인 오소리를 농장에서 사육해 생산하는 오소리 기름 화장품까지 시판되고 있었습니다. 화장품 업체들은 동의보감 등에 효능이 명시되어 있다는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말 그대로 수천 년 전 피부 개선을 위해 식물성 원료나 합성 원료의 추출이 불가능했던 시절에 이용했던 야생동물을 단지 인간의 미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용도로 이용하는 것이 타당한 일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물성 원료, 과연 각광받고 있는가
미국 유럽을 비롯한 외국 국가에서는 많은 화장품 회사들이 소비자들이 꺼려한다는 이유로 “동물성 원료”가 포함되었다는 표기를 하는 것을 피하려 합니다. 동물성 원료는 효능이 좋아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식물성 원료나 합성 원료보다도 싸기 때문에 사용됩니다. 도축장에서는 해마다 수천만 마리의 동물이 도축되며 보다 쉬운 방법으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육류로 사용되고 남은 부산물은 가공식품이나 화장품 제조사로 싼 가격에 넘겨집니다. 가공산업에사용되는 동물성 원료는 육류, 유제품, 어류, 모피, 모직 뿐 아니라 경마산업, 동물을 이용한 오락 산업 등 동물의 사체가 발생하는 모든 산업 전반에서 수거됩니다. 이런 사체들은 렌더링 공장으로 옮겨져 살과 뼈, 내장 기관까지 이윤 창출이 가능한 모든 부위가 가공됩니다. 심지어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한 동물의 사체 까지도 이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동물단체와 미디어 등을 통해 보도됨과 동시에, 동물성 물질이 식물성 원료보다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 발생 확률이 높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콜라겐이나 꿀(프로폴리스) 등 동물 세포에서 추출하였던 원료를 보다 높은 원가를 들여서라도 콩단백, 아몬드오일, 암라 오일 등의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제품의 안정성 확인을 위한 동물실험도 화장품에는 금지하는 유럽
몸에 직접 바르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실험을 거쳐 인체에 무해함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라고 여겨지는 화장품에 대해서 유럽은 이미 2004년부터 동물실험을 금지시켰으며, 2013년부터는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의 수입 판매까지 금지시킵니다. 유럽의 이러한 방침은 인간의 미에 대한 단순한 욕구 때문에 동물들이 불필요한 고통을 당하는 것은 비인도적이라는 의식이 바탕이 된 것으로, 인공피부나 세포 배양 실험 등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실험법의 개발이라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같은 취지로, 영국 정부는 올해 세제나 청소 도구 등의 생활용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안전성이 입증된 원료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는 상품의 생산이 가능한데 동물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고 공식적으로 발언하였습니다.
굳이 이러한 외국의 예를 들지 않아도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불필요한 동물들의 희생을 줄이자는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동안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여겨졌던 농장 동물도 그 사육과정에서 동물의 복지를 고려한 농장을 인정해 주는 제도가 2012년부터 도입됩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같은 동물이기 때문에 인간의 피부구조와 비슷한 동물의 기름을 얼굴에 바르자”는 주장이 반감을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는 아무리 동물 사육 농가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의 허울로 포장해도 납득이 어려운 주장입니다.
인간의 욕심을 위한 동물의 희생, 어디까지 가야하나?
인간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소비한다고 인식되고 있는 농장 동물 이외에도, 현대 사회에서는 수만 종의 동물들이 산업계, 의학계, 교육계, 문화계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인간의 필요에 의해 이용당하고 희생당합니다. 하루 아침에 모든 동물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이용을 중단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동물권 운동가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동물 실험이나 인간의 오락과 여흥을 위한 투견과 소싸움, 허영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동물의 가죽을 산 채로 벗겨 만드는 모피처럼, 고유의 습성을 억압하며 사육해서 도축한 야생동물로 화장품을 생산하는 일은 비인도적이며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희생되는 동물의 종과 수를 줄이고, 이 동물들이 이용되는 과정에서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동물로써의 본능을 억압당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장현정 2011-12-01 18:52 | 삭제
화장품에서의 동물실험 때문에 가리다 보니 외제만 지금까지 써왔습니다. 몇년전엔 국내화장품 회사 중에 제일 큰 기업에 전화해서 사실을 물었다가 기분이 너무 상한 적이 있어 포기 했었는데요.
몇년이 지난 지금 이번엔 좀 작은 회사인 코리아나에 용기를 내서 동물실험 여부를 물었는데 관련법과 함께 동물실험은 하지 않는다며 친절하게 메일이 왔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솔직히 외제로 사면 두배 이상의 가격이 듭니다)
몇년 전만 해도 동물실험에 대한 얘길 하면 또라이(?)로 몰더니 대한민국도 좀 변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네요.
이은정 2011-12-04 03:07 | 삭제
저도 화장품을 구입하다가 가끔 동물실험하는 회사가 혼동이 있을때가 있고는 하죠. 대부분은 외우고 다니고는 하는데.. 전 회사측에서 보내는 답변은 50% 만 믿고는 하죠. 환경, 동불보호단체에서 직접 조사해서 나온 결과와는 조금 차이가 있고는 합니다 ^+^
장지은 2011-12-04 21:45 | 삭제
인간의 쓸때없는 욕심이죠..
그 욕심들 때문에 수많은 생명들이 희생되고 있고..
언제쯤이면 될까요??..
언제쯤이면 알까요??..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생명이라는걸..
이형주 2011-12-05 11:35 | 삭제
임상미님 블로그에 포스팅 해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것처럼, 동물권을 논하는 글에 그저 반박을 위한 반박글과 악플이 달리는 것은 오늘내일 일이 아니고, 특히 이익집단이 관련되어 있을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비록 전혀 타당성없는 글이라도 알게모르게 스트레스받고요. 기업은 이윤을 위해 생산공정을 숨기거나 포장하기 다반사이기 때문에 저희의 책임감이 더 막중해지고, 진실을 알리는 데 여러분의 용기와 활동이 정말 큰 힘과 도움이 됩니다. 함께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면 언젠가는 바뀌겠지요. 감사합니다.
임상미 2011-12-05 00:21 | 삭제
동자련에서 올리신 곰크림 불매 내용을 제 블럭에 포스팅했는데...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보셨고.. 일부는 서명에도 동참하셨습니다~!!!
반면.. 반박기사와 반대서명운동 또한 만만치 않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도 악플이라는 걸.. 이번에 처음으로 경험하기도 했구요!!!ㅜ
반말은 기본에.. 전혀 타당성 없는 뻔한 글질.. 초딩수준의 허접함까지
갖춘 인간들의 악플따윈 쿨하게 무시하고 있습니다.
보는대로 바로 삭제하면 되니까요.. ...
실상을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기에.. 많이 알려야 함을...
이번에 크게 느꼈습니다.
그들의 주장대로 곰크림을 알려 대중에게 팔고자 한다면...
곰크림의 숨겨진 진실을 알 권리 또한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걸 알리는게 과연.. 비난받을 일인지...ㅠ
하여.. 이번에도 또 퍼 나르려고 합니다. 뱀독에 오소리기름과
말기름까지... 정말이지.. 이러다간 지구상의 모든 동물들을
화장품에 이용할 것 같네요!!!! 작은 노력이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 같아.. 제 블럭에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