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우연히 동학방에서 아래의 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블로그에서 퍼옮겨 동학방에 올린 글이라 하기에요..
저 것은 10년 전에 제가 사진 찍고 쓴 글인데, 이제와서 하단의 파란 부분만 수정 추가되어 누군가에 의해 모금에 사용 되고 있으니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
부랴 부랴 동학방에 전화해서 물어봐도 서로가 놀라기만 하다가 얘기를 맞추어나가보니 동학방 자원활동가에 의해 해피빈 모금의 사연 활용으로 올린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둘 다 웃었지요. 어차피 저 글은 제가 동학방에 올렸던 것이니 문제 제기할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 이후 간혹씩 동학방에 가서 저 녀석들의 사진을 봅니다... 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어찌 저런 표정을 찍었을까...저 표정과 저 눈망울을 보면..우선은 마음이 짠하고.. 그리고 10년 전의 제 모습이 들여다봐지기도 합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고 그러면서 현재를 재정리하고...
이런 저런 일로 늘상 마음 사나운 일의 연속이 우리의 하는 일이지만..특히나 한 카테고리 안에서 다른 의견 다른 생각으로 더 힘든 이 때에 이 녀석들을 보면 마음이 다잡아질까요?
생각해보니 저 아기 고양이는 구조 직후 얼마 안있어서 죽은 걸로 기억되는데, 강아지는 도무지 생각이 안나네요. 아이들 기록 문서화는 저 이후에 하기 시작해서 근거도 없고.... 몇 해전까지만 해도 우리 아이들 다 머리 속에 꿰고 있었는데 이젠 머리가 연기로 가득한 듯 합니다... 나이 탓인지 업무 세분화로 RAM이 딸릴 수밖에 없는 것인지..
그러고보니 그 때의 그 어린 학생, 어찌나 똑똑하게 또박또박 말하던지..그 이후로도 자주 전화 했었는데..친구들끼리 구조대를 만든다고 조언해오기도 하고.. 당시엔 달래느라 애 좀 먹었어요. ^^
지금은 성인이 되었을텐데 어찌 자라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름이 다솜이었던가???했는데..
그 마음 그대로 간직하고 어디엔선가 자신의 꿈을 만들어나가기를 바래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배된 우리들이 떼어 놓은 첫 걸음들을 잘 이어놓아야 하는데....
불쌍한 아이들의 구조비용을 모금합니다.
오늘 낮에 보호소로 보낼 개들이 모여 있는 병원으로 누렁이를 데리고 가던 중에,
울먹이는 한 어린이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초등학생의 어린 나이이지만 말은 또박 또박 분명하고 절제있게 했었습니다.
"도와주세요. 제가 어려서 그러니깐 꼭 도와주셔야 합니다."
어린 학생이 울면서 전화를 해서 당황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연을 들어본즉, 학교 앞에 뽑기 장사하는 아저씨가 강아지를 파는데 두마리 중 한마리가
아파서 곧 죽을 것 같고 벌레도 있고 밥도 더러운것을 먹인다고 하였습니다.
고양이가 그 강아지를 깔고 앉아있기도 하고 곧 죽을 것만 같은데 그 강아지를 30,000원에 팔기
때문에 살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 강아지를 도와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그런 일이 한두군데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데 그럴때 마다 일일이 쫏아다니며 살수도 없는 일
이니. 근본적인 문제가 너무 큰 사안인데 아무 대처를 할 수없는 현재의 법적 체계가 늘 답답했
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에 대해서 어린 학생에게 어떻게 설명을 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나쁜 일이지만 세상은 그런 것이야... 속상해도 어린이가 참아야 해... ' 이렇게 말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건 우리도 어쩔 수 없어. 허구헌날 그런 동물들을 다 사들일 수도 없고...'라고 말을
할 수도 없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학생을 달래고 그 장소에 나갈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생각했습니다. 김현희님이 도와주실 수 있
을 것 같았습니다. 김현희님과 연락 후 김현희님이 현장에 도착해서 전화를 주었습니다.
그저 길에서 파는 그런 동물이려니..하고 갔었는데 상황이 너무 나빴었나 봅니다.
불미스러울 정도로 이야기가 오고 가고 제가 전화로 그 아저씨를 설득해도 전혀 들어먹히질 않
았습니다. 곧 죽을 것 같은 강아지는 결국 못 사고 강아지 한마리와 고양이 한마리를 50,000원
에 샀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곧 강서구청에 전화해서 노점상 단속 담당에게 전화를 하였습니다.
길에서 동물을 판매하는 행위 자체는 딱히 처벌이 어려우니 노점상 단속으로 처리하려고 전화
를 한 것입니다. 다른 것과 달리 초등학교 앞에서의 판매행위이고 작은 생명을 안타까이 여기는
어린 학생이 울면서 전화를 한 것이니 신경써서 단속 좀 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게 해달라 하는
말을 하였지만, 그 담당관은 그런 일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지 거의 지겨운 듯한 수준으로 형
식적인 접수행위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매우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주기도 해서 황당하기까지 해
서 아직도 이런 공직자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더우기 나의 이런 신고 행위가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 촛점을 둔 것도 아닌, 어린 동심에 상처를
주는 불법적인 행위를 단속해 달라는 내용인데 말입니다.
매우 불쾌한 기분으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인근 지역 병원에서 그 2마리의 동물 입원을 받아주지 않아서 서초동으로 데려오라 하였습니다.
이 2마리의 동물을 제 눈으로 직접 본 순간 너무도 기가 막혔습니다.
아무리 길에서 파는 동물이라지만, 이건 팔려고 내놓은 것이 아니라 어디 쓰레기통에 쑤셔 넣어
기르던 동물 같았습니다. 온몸이 꼬질꼬질한 것이 마치 피부병에 걸려 있는 듯 했습니다.
늘 만만치 않은 동물들만 데리고 가게 되는 서울동물병원으로 또 갔습니다.
진료결과 다행히 특별한 질병은 없었고 가장 염려되었던 피부병도 없었습니다.
그저 기생충 정도만 있엇고 심한 영양결핍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있으면서 질병에 감염되지 않고 벼텨준 2마리의 생명력이 감탄스러울 뿐
이었습니다.
이 2마리를 보고 있으면, 빈민가의 거지들이 화려한 도심지에 내던져진 듯한 모양같았습니다.
그야말로 거져 줘도 안데려갈 것 같은 그 모습...
살아있는 생명체를 매매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구속력이 오는 사회가 언제나 실현될런지...
우리 노력의 몫이라는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되었습니다.
또.. 그 행위가 계속 반복되는 현상을 보며 그 어린이는 세상에서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결국 포기하며 적응하는 것을 배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포기 뒤에 숨겨진, 이기적인 어른들의 모습에 적응되어 가는 그 과정... 그것이 두렵습
니다.
전국각지에서 아이들을 구조해달라는 전화가 참 많이도 옵니다...가령 교통사고가 난 개를 병원
비가 없어 개장수에게 팔고 안절부절 못하는 안타까운(?)일이나 털인지 헝겁인지 모를 두더기를
덥어쓴 아이에게 더럽다며 발길질에...사무국으로 전화를 합니다..."이 더러운개좀 데려다 안락사 시키
라고"....이 아이들 누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보십니까?
지금 나는 아니라고 하시는 분도 계실겁니다.
우리아이는 집에서 매일 깨끗이 씻기구, 입히구, 먹이구, 하실테니까요...
우리집 아이들도 언제 길을 잃고 헤매고 다닐지 모릅니다..
저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서 늘 불안하니까요....
주위 아이들을 측은지심으로 안아주시고 ,그 아이들에게 해줄수있는게 있다면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
랍니다.
어린아이에게 보이는 것이 여러분에겐 안보이나요?.......
쿠키 2010-09-01 23:50 | 삭제
제가 찍은 것이긴 하지만 어떻게 둘다 저랬는지 모르겟어요. 원본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요.. 이게 삼성 DSC80인가? 당시 디지탈 카메라 80만 화소일 때였죠.. 80만 화소라....원시시대 같이 느껴집니다. ㅎㅎ 그래도 그 당시 그 카메라로 여기저기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밤엔 집에 와서 편집하고 글 쓰며..울고 웃고..그렇게 웹상에 유기동물 스토리 확산에 열성을 하였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현실을 알리고 인식 개선을 위하여...
다래뿌꾸언니 2010-09-01 15:57 | 삭제
이 글을 읽고 고양이와 강아지 사진을 보니 눈물이 울컥 ㅠ.ㅠ
이경숙 2010-09-02 15:48 | 삭제
에구....맑은 본심으로 모두들 돌아갈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