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I Have A Dream

사랑방

I Have A Dream

  • 전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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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13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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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a Dream(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흑인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가 1963년 8월 2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행했던 연설에 붙은 별칭입니다. 이 연설은 흑인과 백인의 평등과 공존에 대한 요구였으며 이 연설이 있었던 워싱턴 대행진 이후, 시민권 개정 입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라는 압력이 더욱 강해졌고 1964년 시민권 개정안이, 1965년에는 투표권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자유의 종이 울리게 합시다. 이 자유의 종 소리가 모든 마을, 모든 촌락, 모든 주, 모든 도시에서 울리게 된다면, 우리는 신의 자손으로서 흑인이건 백인이건, 유대인이건 아니건, 개신교이건 로마 가톨릭이건 간에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옛 흑인 영가를 함께 부르는 날을 향해 나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마틴 루터 킹의 연설문 중에서-

저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한국인입니다. 제가 태어난 나라는 역사상 무수한 외세의 침략을 이겨낸 위대한 조상들이 일구어낸 자랑스러운 곳입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나의 조국에는 자랑스러운 문화뿐 아니라 잘못된 문화가 아직까지 잔존해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침묵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개를 먹는 습관이 잔존해 있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개는 오랜 세월 인간세계 안에 살면서 인간과 감정적인 교류를 거듭해 왔습니다. 하지만 개의 유전적 조상은 늑대로 무리생활을 하며 사회적 위계질서 하에서 우두머리를 따르는 동시에 특유의 공격성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공격성은 주인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데 유리했습니다. 사람들이 애초에 개를 가까이 했던 것은 인간을 우두머리로 따르며 충성을 바치고 자신의 주인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습성 때문이었습니다. 개는 본질적으로 식용으로 키우기에 불가능한 동물입니다. 따라서 개를 식용목적으로 키우고 운송하고 도살하는 과정에서 이 공격성을 잠재우기 위해 끔찍한 학대가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너무 배가 고파 개를 먹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에 살지 않습니다. 우리는 직접적인 우리 가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세금을 노인, 여성,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꺼이 지불합니다. 개를 먹는 것은 오랫동안 잔존한 습관일 뿐이며 절실한 필요에서 기인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분들을 모욕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의 이웃과 우리 옆에 살고 있는 약자를 위해 작은 욕심하나를 포기해 주십사 부탁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냉혹한 무한경쟁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강자가 약자를 짓밟아도 능력에 따른 결과라며 차갑게 대우하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우리의 이웃을 돌아보는 윤리적인 태도를 되찾고 싶습니다. 저는 우리 민족이 평화애호의 민족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지금 우리 이웃을 짓밟아야 잘 살 수 있는 이기심만이 가득한 무서운 곳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개를 먹는 것은 민족문화가 아닙니다. 오랜 기간 우리 조상들과 함께 살아온 누렁이는 외국에서 들어온 무수한 애완종과 차별적으로 식용견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에게 정을 베풀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는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가진 꿈은 이것입니다. 흑인과 여성이 백인남성과 서로 다른 인간으로 대우받던 시절이 채 백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여성과 흑인들의 노력으로 그리고 자신들의 배타적 권력독점이 옳지 않다는 백인사회의 자각으로 변화가 가능했습니다. 이제 그 변화의 범위를 동물들에게도 확대해야 할 시점입니다. 우리 주변의 우리 개들이 모두 인간의 입맛을 위해 희생되지 않고 보다 많은 동물들이 이 지구 안에서 적절하게 공존하며 고통 받지 않은 날들이 오는 것. 그것이 저의 꿈입니다.

복날을 앞두고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입니다.
복날 즈음에 모란시장에서 들었던 개들의 비명소리가 귓가에서 울립니다.

복날 캠페인에 많이 참여해주시고 우리 개들이 처한 상황을 널리 주변에 알려주세요.

마무리로 백무산님의 <보신탕공화국>을 첨부합니다.


              보신탕공화국

                                                   백무산
그런 일은 없었다, 입맛 당기면
언제고 늘어진 xx를 들먹이며 킬킬대며
먹던 그런 전통은 우리에게 없었다

사람 반길 줄 알고 품에 안겨오는 개를
잡아먹는 일이 어디 속 편했을까
미안하고 죄송해서
마을을 멀리하고 당산도 벗어나고
개울가나 뚝 떨어진 빈집이나 다리 밑에
솥단지 걸고 기껏 삼복에나 한두 번
입 닦고 시침떼고 흔적 다 파묻고
어쩌지 못해 먹는다만 미안하고 죄송해서 어쩌나
집에 들고 가 식구들 둘러앉아 먹는 일 없고
먹을 게 쌓여 썩어가는데도
시도 때도 없이 몰려가
물어뜯는 전통은 없었다

블란서에서 별난 년이 별난 소리 한마디 한다고
내처 어깃장 놓기로 작정을 하고
무슨 불온한 사상의 냄새라도 맡았는지
이제 당당히 먹자고 등심 안심 골라 먹자고
사업화도 하자고 낯익은 궐기대회도 준비하고
티브이에서 신문에서 전통이라고 민족음식이라고

저렇게 킬킬대며 아무 때고 남녀가 몰려가
간접 교미를 해가며 물어뜯는 일은
도시 넥타이족들의 식도락이지 전통이 아니다

한강의 그 잘난 기적과
민족중흥의 보신탕주의를 넘어가자는 목소리가
이즈음에 더 큰 줄로 나는 착각하고 있었다
정말 그런 줄 알았다

 




댓글


윤정임 2009-07-13 10:08 | 삭제

작은욕심... 맞습니다.. 하찮은,의미없는 욕심 하나 버리는 것..
국장님 힘내세요!!


미니네 2009-07-13 13:16 | 삭제

국장님의 바램이 꼭 이루어질것을 믿습니다~


김정원 2009-07-13 14:19 | 삭제

허락안받고 개인블로그에 퍼갑니다 ;ㅅ ;
문제가 된다면 말씀해주세요 ~


정재경 2009-07-13 14:59 | 삭제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 작은 이기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가치를, 사랑을 그리고 이성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하나로 무엇이 바뀌겠냐 하시겠지만, 나 하나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나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국장님 좋은글 감사드리며, 많은 분들 보신탕이라는 이름하에 처절하게 죽어가고 있는 이 고귀한 생명들을 구해주세요.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방구냥이 2009-07-14 11:57 | 삭제

전경옥님. 미국동물단체와 조인하여 "한국의 개와 고양이" 학대를 주제로 한 사진전 전시회를 하는것에 대하여 제안드립니다. 개최장소는 미국의 중심가인 뉴욕에서. 변명과 회피로 일관하는 정부에 한방을 먹일 수 있지 않습니까? 반향도 클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