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강아지 '꽃님이' 2년 만에 마음을 열다
스타뉴스 | 기사입력 2009.02.18 09:08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문완식 기자]
"안락사 하러왔지만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꽃님이' 살리기에 달려들었죠."
17일 오후 서울 홍지동의 한 동물병원. 강아지 한마리가 바닥에 배를 깔고 등을 돌린 채 누워있다. 미동도 하지 않는다.
'꽃님이'. 시츄 종 암컷으로 나이는 대략 15세 이상이라고 추정될 뿐 정확한 연령은 알 수 없다.
1년 8개월 전인 지난 2007년 6월 뱃속에 축구공만한 종양을 지닌 채 사단법인 한국동물복지협회 동물자유연대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종양에다 신장 이상 그리고 한 쪽 각막마저 터진, 말 그대로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그렇게 직장을 짓누르는 종양으로 배변도 못하고 고통 받는 '꽃님이'를 위해 '동물자유연대'는 발견 한 달 반 만에 안락사 시키기로 결정하고는 이 병원에 데려왔다.
"밤 10시가 넘어 병원에 커다란 혹을 달고 '꽃님이'가 왔어요. 약간 공황상태였죠. 계속 어디론가 가려하고 약간 치매 끼가 있는 것도 같았고."(박정윤 수의사)
불행인지 다행인지 해당 병원은 안락사를 정책적으로 시키지 않는 곳. 병원장 박정윤 수의사와 4명의 수의사는 '한 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달려들었고 '꽃님이'는 기적적으로 기력을 회복했다. 그러나 구석에서 통 나올 생각을 않았다. 마음을 닫은 것.
박정윤 원장은 "병원에 유기견(버려진 개)이 많은데 2년 정도면 적응을 한다. 그런데 '꽃님이'는 섬처럼 살았다. (우리에게)눈길 한 번 준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물은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데 우리가 못 알아듣고 있는 거죠."(하이디)
이 날 'TV동물농장' 제작진은 미국에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란, 우리식으로 말하면 '동물 교감자' 하이디(Heidi Wright)를 한국으로 초빙해 '꽃님이'의 마음 열기에 도전했다.
지난 2002년부터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일을 하고 있는 하이디는 "'꽃님이'가 자기는 학대 받지 않았다며 공원에 간 얘기며 주인집 아들 등에 대해 얘기했다. 자신을 버린 것에 대해 원망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원망하지 않는다, 그리워한다고 얘기했다"고 '꽃님이'와 대화를 전했다.
하이디는 "'꽃님이'를 처음 본 순간, 나이가 많아 육체적으로는 고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 거라 여겼다. '꽃님이'가 부담을 많이 느끼기에 수의사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사랑한다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꽃님이'에게 필요한 물리적인 치료는 더 이상 없는 듯하다.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감정적으로 치료해 효과를 볼 수는 있다. 앞으로 '꽃님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 얘기 해주는 것이 좋다. '꽃님이'를 대할 때 기분이 좋았을 때나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에너지가 충만했을 때를 떠올리면 그 에너지가 '꽃님이'에게 전해질 것이다"고 전했다.
곁에서 이를 지켜보던 '동물농장' 김민정 PD는 "아픈 동물이 낫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통해 동물을 다루는 마음이 변했다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 한다"고 하이디를 접한 소감을 밝혔다.
박 원장 역시 "사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100% 신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도 수의사인데 그동안 어떠한 교감도 이루지 못했다는데 조금 실망했었다. 그런데 하이디가 '죽을 줄 알았다. 팔 안에 주사가 들어가는 것을 느꼈을 때 내가 죽는구나 생각했다. 변을 누는데 신체적인 불편이 해소되는구나하고 느꼈다'고 '꽃님이'의 말을 전하는데 놀랐다. 하이디는 '꽃님이'에게 종양이 있는지 몰랐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이어 "'꽃님이'를 겪으며 우리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낀다. '꽃님이'도 우리를 인정해줬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등 뒤에서 자신에 대한 이런저런 수많은 말들이 오가는 것을 느꼈는지, 누워있던 '꽃님이'가 갑자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리고는 병원 바닥에 소변을 보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등을 돌리고 누워버렸다. 말 안 해도 이제 모든 것을 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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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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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와의 교감으로 2년만에 '입'을 연 '꽃님이' < 사진제공=SBS > |
17일 오후 서울 홍지동의 한 동물병원. 강아지 한마리가 바닥에 배를 깔고 등을 돌린 채 누워있다. 미동도 하지 않는다.
'꽃님이'. 시츄 종 암컷으로 나이는 대략 15세 이상이라고 추정될 뿐 정확한 연령은 알 수 없다.
1년 8개월 전인 지난 2007년 6월 뱃속에 축구공만한 종양을 지닌 채 사단법인 한국동물복지협회 동물자유연대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종양에다 신장 이상 그리고 한 쪽 각막마저 터진, 말 그대로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그렇게 직장을 짓누르는 종양으로 배변도 못하고 고통 받는 '꽃님이'를 위해 '동물자유연대'는 발견 한 달 반 만에 안락사 시키기로 결정하고는 이 병원에 데려왔다.
"밤 10시가 넘어 병원에 커다란 혹을 달고 '꽃님이'가 왔어요. 약간 공황상태였죠. 계속 어디론가 가려하고 약간 치매 끼가 있는 것도 같았고."(박정윤 수의사)
불행인지 다행인지 해당 병원은 안락사를 정책적으로 시키지 않는 곳. 병원장 박정윤 수의사와 4명의 수의사는 '한 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달려들었고 '꽃님이'는 기적적으로 기력을 회복했다. 그러나 구석에서 통 나올 생각을 않았다. 마음을 닫은 것.
박정윤 원장은 "병원에 유기견(버려진 개)이 많은데 2년 정도면 적응을 한다. 그런데 '꽃님이'는 섬처럼 살았다. (우리에게)눈길 한 번 준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물은 끊임없이 말하고 있는데 우리가 못 알아듣고 있는 거죠."(하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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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님이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하이디 < 사진제공=SBS > |
지난 2002년부터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일을 하고 있는 하이디는 "'꽃님이'가 자기는 학대 받지 않았다며 공원에 간 얘기며 주인집 아들 등에 대해 얘기했다. 자신을 버린 것에 대해 원망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원망하지 않는다, 그리워한다고 얘기했다"고 '꽃님이'와 대화를 전했다.
하이디는 "'꽃님이'를 처음 본 순간, 나이가 많아 육체적으로는 고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을 거라 여겼다. '꽃님이'가 부담을 많이 느끼기에 수의사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사랑한다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꽃님이'에게 필요한 물리적인 치료는 더 이상 없는 듯하다.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감정적으로 치료해 효과를 볼 수는 있다. 앞으로 '꽃님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 얘기 해주는 것이 좋다. '꽃님이'를 대할 때 기분이 좋았을 때나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에너지가 충만했을 때를 떠올리면 그 에너지가 '꽃님이'에게 전해질 것이다"고 전했다.
곁에서 이를 지켜보던 '동물농장' 김민정 PD는 "아픈 동물이 낫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통해 동물을 다루는 마음이 변했다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 한다"고 하이디를 접한 소감을 밝혔다.
박 원장 역시 "사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100% 신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도 수의사인데 그동안 어떠한 교감도 이루지 못했다는데 조금 실망했었다. 그런데 하이디가 '죽을 줄 알았다. 팔 안에 주사가 들어가는 것을 느꼈을 때 내가 죽는구나 생각했다. 변을 누는데 신체적인 불편이 해소되는구나하고 느꼈다'고 '꽃님이'의 말을 전하는데 놀랐다. 하이디는 '꽃님이'에게 종양이 있는지 몰랐다"고 놀라움을 전했다.
이어 "'꽃님이'를 겪으며 우리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낀다. '꽃님이'도 우리를 인정해줬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등 뒤에서 자신에 대한 이런저런 수많은 말들이 오가는 것을 느꼈는지, 누워있던 '꽃님이'가 갑자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리고는 병원 바닥에 소변을 보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등을 돌리고 누워버렸다. 말 안 해도 이제 모든 것을 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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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완식
쿠키 2009-02-18 13:06 | 삭제
꽃님이가 고통스러워 할까봐 안락사를 생각했지만 , 박정윤원장님께서 안락사를 절대 안하실 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운명에 맞겨보려고 일부러 박원장님께 간 것인데... 웅,...저 기자의 "한달 반만에 안락사 결정"이라는 표현은 맘에 아프네요....
우얏거나 박원장님 덕분에 꽃님이는 아직도 살고 있고, 감사한 마음은 늘 가득한데...
꽃님이....볼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요...
꽃님아...삶이 그래도 더 나은 거 맞지???
쿠키 2009-02-18 13:11 | 삭제
마지막 바램이 있다면... 저 꽃님이가 따뜻한 가정에서 따뜻한 품을 느끼다가 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닐텐데..다만 노견이라 배변 처리 등에 곤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정말 따뜻하고 푸근하게 감싸줄 분이 나타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경숙 2009-02-18 13:50 | 삭제
안그래도...저 기사 봤는데요... 저 기자한테...."한달 반만에 안락사 결정"...이 문구를 제대로 고쳐달라 하심이....저도 영...맘이 캥기더군요...우리가 꽃님이를 보듬고.. 고민하고 애쓴 것은 모르고...저 기사를 읽은 네티즌들은...울단체가 ...쉽게도...꽃님이를 안락사시키려했다고 오해를 할 수도 있기에....꽃님이....볼수록...맘이 짠~합니다...
민수홍 2009-02-18 23:47 | 삭제
방송은 언제 되나요?
정재경 2009-02-18 18:48 | 삭제
저도 저 기사 봤습니다. 죽음에 직면했던 우리 꽃님이가 이렇게 씩씩하게 살아있는 모습보니, 삶에 대한 경외심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생명이랑 이렇게 고귀한것인데..
꽃님이, 정말 함 보고 싶네요. 멀리 있어서..가보지 못함이 안타깝습니다. 울 부모님 강아지도 15년이 넘어가는데요..몇해전 한쪽눈을 잃었습니다. 그 수술 결정도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었는데..지금 아주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우리 부모님 강아지..다시 한번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꽃님이를 보니.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았는데도, 그렇게 너그럽게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맘. 우리 인간들이 본받아야 할 점인것 같습니다. 용서라는게 정말 쉬운게 아닌데..꽃님이 사랑스럽습니다.
깽이마리 2009-02-18 21:31 | 삭제
꽃님이가 처음 사무실에 나타나을 때부터... 논의되었던 과정을 다 지켜보았고... 저도 고통 속에 살게 하는 것보다 안락사가 더 낫겠다고 얘기했지만... 기자는 참으로 단순하게 표현하는군요. 꽃님이는 저 자신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 방송이 더 기다려지네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앞으로 동자련 사무실에다 버리고 가는 *이 줄지도 모르죠...
민수홍 2009-02-19 11:15 | 삭제
요즘 기자들 수준이 하도 떨어져서...
"소설써서 뻔한 감동 쥐어짜기"에만 열을 올리느라
"사실"은 "조작된 진실"을 위한 소재로나 쓰이죠.
왜 나아지지 않을까요?
윤정임 2009-02-19 09:51 | 삭제
정확한 방송날짜는 안잡혔는데 아마 3월초일거예요..
이 기사 말고도 여러개가 떴는데 기사내용이 오류가 넘 많아요..
협력병원에서도 황당해 하세요 ㅠㅠ
수정을 요구해야 할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