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싸움은 되고 말싸움은 안 된다? 조선일보|기사입력 2008-02-05 03:02
개정 동물보호법, 제주 \'말사랑 싸움놀이\' 금지…
민속 소싸움은 제외 오는 21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2008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에서 인기 프로그램 \'말 사랑 싸움놀이<사진>\'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개정 동물보호법 및 시행규칙에서 민속 소싸움을 제외하고 도박·광고·오락·유흥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 고유 세시풍속을 활용한 대표적 향토 관광 상품 \'말사랑 싸움놀이\'도 금지 대상에 올랐다. 제주의 \'말사랑 싸움놀이\'는 다른 동물 싸움과 달리, 일반 목장에서 암말을 차지하기 위해 수말끼리 자연스레 벌이는 힘 겨루기 사랑싸움이다. 제주시는 이 말사랑 싸움놀이가 동물 학대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농림부에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말사랑 싸움놀이는 1990년대 중반 제주지역 축제에서 첫 선을 보였고, 현재는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한국마사회(KRA) 제주지역본부도 제주마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마(馬)축제\'에서 선보이던 말싸움을 제주 경마공원에서 올해부터 상설 개최하기로 했었다. 제주시 김경원 청정축산과장은 \"들불축제에서 암말을 차지하기 위해 32마리 수말들이 출전할 예정이었다\"며 \"말사랑 싸움놀이가 결국 무산되면 이를 대신해 조랑말 타기와 추억의 마차타기 체험 행사 등의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재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