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조희경
- |
- 2003.09.13
어찌보면 또 한번의 여성 비하적 요소를 보는것 같다.
물론 강장관이 여자 이전에 법무부 장관이라는 신분적 지위때문에 그 상징성으로 인하여 우리의 자괴감이 더 클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굳이 여성이기 때문에 억울(?)하게 당하는 것이라고만 해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말 여자이기에 한번 더 돌을 맞는 것은 아닌지..그런 요소는 정말 없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우리는 보통 여자가 개고기 집을 갔을 때 더 광분한다. 나도 그렇다. 그 자체가 여자를 우습게 알아서라기 보다는 여자라는 성의 이미지가 주는, 엽기적 행동을 요즘 세태말로 cool한 여자로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우리가 개고기를 반대하든 안하든 원론적인 것을 떠나 좀 더 냉철하게 생각하자면 과연 여자였기에 더 집중받는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정작 개고기를 입에 처넣은 송광수에게는 왜 입다물고 있는 것일까?
확실하게 확인은 못해봤지만 강장관은 닭고기를 먹었다고 보도되었다.
나 역시 아주 오래전에 개고기집을 가본 적이 있다. 독대의 자리가 아닌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였고 \'갑\'과 \'을\'의 관계에서 내가 전적으로 \'을\'의 위치에서 오는 불공정 거래 상대였기 때문이었다.
이번 개고기집 회동의 과정을 머리속에 한번 그려보았다.
강장관과 송총장은 걸끄러운 관계를 해소해야 했다. 아마도 아랫힘이 강하지 못한 강장관으로서는 더 절실하게 풀어나가야할 숙제였을 것이다. 그것이 웃사람이 갖는 또하나의 덕목이기도 하다. 아랫사람 아우르지 못하는 책임은 요즘 시대에 어디에 항변할 꺼리도 못된다. 시도는 해봐야지.
누군가가 중간에 나서서 회동의 산파역할을 했겠지.
그런데 개고깃집은 누가 정했을까? 두가지로 생각할 수 있겠다.
먼저 강장관 측근이 했을 경우.
송총장은 엄청난 개고기광이라는 소리다. 얼마나 그 얽힌 심정을 풀게 해주고 싶었으면 좋아하는 음식 따라 마음을 보냈겠는가?
이럴경우 동물보호론자도 아니고 동물권에 대한 기본인지가 전혀없는 보통의 평범한 인식론자라는 측면에서의 강장관의 행태는 가능할 수있다고 본다.
이게 보통 사람들의 인식이고 우리는 그것을 정확히 꿰뚫었을때 비로소 개고기 반대운동의 방향도 잡아나갈 수 있다. 개고기 반대운동은 우리만의 한풀이 잔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송총장측에서 했을 수도 있다.
이럴경우 강장관은 일종의 희롱을 당한 것이다. 송총장이 나쁜 **다. 일단 화해의 자리에서 본인이 선취점을 갈취한 얄팍하고 저급한 심리였을 수 있다.
나 역시 개고기 집을 몇번 드나들은 경험은 있었지만 절대 둘만의 관계가 아닌 여럿의 흐름에 어쩔 수없이 동행했던 자리였다.(변명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내가 주축이 되거나 그 자리의 필요인물 중 한사람이었다면, 내가 비록 \'을\'의 위치였다 할지라면 절대로 개고기집을 가자고 권하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는 내가 육식을 못하는 관계로 양해를 구하면, 한식당이 아닌 다른 곳으로 장소를 선정하였다. 내가 좋은 사람들만 만나서 였을까?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본인에게 있어 크게 무리가 되지 않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서로 서로 어우려저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본적 소양인 것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한다.
더구나 여자라는 성에게 개고기를 권하는 것은 아주 매우 드물거나 , 친분관계가 있을때 치기어리게 권해보는 정도이거나 여자가 개고기를 먹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경우이다.
고로, 송총장은 강장관을 일단 엎어놓고 싶었던 심리는 아니었는지 그게 궁금하다. 여자 장관도 이 정도는 해야 나하고 말이 통하지 뭐 이런건 아니었을까?
가여운 강장관.
하지만 가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게 우리 사회였으니까. 여성들이 딛고 일어서야 할 장벽이 여성의 탓만이 아닌 오랜동안 퀘퀘먹고 쌓여진 기득세력의 횡포였으니 한 여자를 왜소하게만 취급하지는 않겠다.
어찌 맞은 사람만을 탓하겠는가? 원죄는 때린 넘에게 있는 것을...
그렇다고 해서 강장관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도 없다.
그가 장관이 되는 순간부터 그것보다 더 억울한 사연도 다 뒤집어쓰고 살아야 하는 위치임을 감수했어야 했으니.
요따만한 동물단체 하나 운영하면서도 벼라별 갖잖은 수모를 감내하는 마당에 한나라의 장관인데 그 자리에서 부는 태풍을 어찌 피난해주려 한단 말인가?
- 5
- |
- 146
- |
- 2
김진희 2003.09.13
역시나 제 생각과 똑같습니다요 강금실 장관이 억울해보이거든요. 요즘. 개고기집, 저 역시 을의 위치에 있다면 안 간다고 보장 못한다는게 솔직한 심정이구요. 물론 때려죽인다고 해도 개고기는 못먹겠지만 옆에 앉아있긴 하겠죠.
안혜성 2003.09.13
법무부 게시판에 이번 애견공원출입금지문제로 글이 많이들 올라왔네요.
조희경 2003.09.13
개인적으로는 강장관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인간적으로는 안되었죠..뭐..불필요한 일에 휘말렸으니..
서해숙 2003.09.13
강금실 장관.. 예전에 가슴아픈 가족사로 혼자 강아지를 키우며 산다는 얘기를 듣고 적어도 개에 관한 한은 우리편(?)이 되어줄것 같은 좋은 느낌을 가졌던 인물이었는데..그래서인지 이번 행동을 보고 배신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개고기를 좋아서 먹었을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 역시 저도 드네요.
김효정 2003.09.13
맞는 말씀이구먼유... 송씨는 원래 *먹는 *이라고 접어 둬서 그런지 말쑥한 외모로 개고기집에서 걸어나오는 강씨 아줌마에게만 화살이... 여성이니 우리들이 감정을 앞세워 비판하기 전에 반드시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우리가 늘 피해자고 기득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요런 절차가 필요하겠졈. 복띵이는 교육 자알 시켜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