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글쓰기
한계상황의 유기동물 구조에 대한 보조발언

지난 번에 보호조치가 한계상황에 있는 유기동물문제로 몇가지 대안을 내놓았었지요.
이번엔 꼭 정리하고 가야한다는 소리가 있으셔서(당연한 것인데 항상 결정하기힘든 것이었죠)  보조 발언 올립니다.

저는 여기서 한가지 전제 사항을 빼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신입회원님들이나 아직 준비가 되지않은 분들에게 매우 큰 쇼크일 것 같아 참으로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이젠 정말 깊이 고민해야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물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준비해야할, 반려동물에 대한 마지막 인도적인 손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물단체에서 책임있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선 이런 이야기도 나오지요...
\'어차피 지금 상황에선 동물단체들이 안락사를 실시하지도 못할거면 입에서 꺼내지도 마라. 공연히 인심만 잃을 뿐이다.\'
단체 책임자들의 고뇌가 녹아있는 대목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으시는지요?

지금 처럼 유기동물은 쏫아져 나오고 근본적인 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아니 설사 근본적인 대책을 법제화한다 하여도 향후 십년안에는 정부차원에서의 no kill  정책의 shelter 란 기대하기 매우 어려운 현실입니다. 개개인들이 운영하는 보육원을 제외하고는..

그러나 어떠한 형태이던간에 도움주어야 할 동물들을 받지못하는 한계상황에 의해 일정 부분 빗장 잠금이 이루어진다면, 그때는 공적인 기능은 사라진 개인보호소(혹은 몇몇의 조합이 이루어진) 기능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외면된 수많은 동물들은 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임시입양을 유도하고 단체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소리 소문없이 조용히 알수없게 방치된 아이들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설득했으니까. 사람들도 납득했으니까.
정말 그 동물들이 안전된 곳에서 보호받고 있을까요?

언젠가 자유게시란에서 어떤분이 쓰신 글을 읽고 잠을 못이룬 적이 있었습니다.

피부병이 온몸을 뒤집어 쓰고 있는데 너무도 가렵고 고통스러워 보였었는데, 본인이 거둘 처지가 안되니-그리고 동물단체들은 다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었으니-  그 다음날 그냥 조용히 길에 다시 내놓았다는 회환의 글을...
저는 그 글을 읽고 가슴이 아파 잠을 못이루었습니다. 이거 뭔가 우리가 잘못 인도하고 있다는 생각에...

저는 항상 남들보다 한발 빠른 행보를 해왔습니다. (off line에서의 동보협을 제외하곤)
그래서 다른 곳에서 겪고 있는 단계를 이미 다 거치다시피했기 때문에, 이젠 어떤 이슈가 터져도  감히 관조하는 듯한 자세로 임하는 경우가 많아, 그것이 때론 냉정하게도 때론 상세하고 상냥한 설명의 부족으로도 느껴질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다음에 저에 대한 평가가 있다면, 누누히 말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남기고 싶습니다.

구슬이 서말이 있어도 그걸 꿰어야 보배라고 했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지금의 동물단체들의 활동, 인터넷을 통해 유기견 구조와 미담, 입양 등의 문화 확산에 문을 열고 길을 닦기 시작한 시조였으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으며 가슴 따뜻하게 동참하기 시작하며 지금의 이런 문화를 확산시키기 시작했다는...

이제 안락사의 문제도 먼저 제안하려 합니다. 정부 위탁이 아닌 단체들에서 매우 큰 모험이겠지요.
동물단체가 왜 안락사를 시행해야 하는가를 이제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원튼 원하지 않든 지금 수만에서 수십만 마리의 개,고양이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동물단체에 구조되어 인도적인 처우를 받는 동물은 약 1%도 안되리라 생각합니다.

그외는 모두 안락사이거나 방치에 의한 자연폐사, 참혹한 죽음, 음지로 유입되어 평생을 좁은 케이지에 살며 새끼 낳는 일을 하는 종견이나 식육견, 실습견으로 유통됩니다. 

이제 이 동물들을 양지로 이끌어 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동물단체들은 이 동물들을 다 수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의 죽음이 외롭고 극도의 공포에 살다가 참혹하게 죽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안락사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안락사라고 해서 다 같은 안락사가 아닙니다.
안락사 시행의 방법과 약재에 따라 과연 안락사인가 도축인가의 시비가 있습니다.

안락사라는 것은 고통의 극소화에서 가장 인도적인 방법으로 죽여주는 것입니다.
죽는 순간에 죽여지는 고통을 없애주는 것입니다.
사람이던 동물이던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순간적 공포를, 죽음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의 잣대를 내밀어서는 안됩니다.

수만~수십만 마리의 개,고양이들을..   \'내\'가 안락사를 반대하고 그렇다고해서 끌어안지도 못하는... 동물단체들의 외면으로 인해 죽음조차도 편안히 죽지 못하고 있는 이 현실을 자성해야 할 시점은 아닌지 묻겠습니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끊는 것은 누구에게 부여된 권한이느냐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자족하며, 그리고 때론 내가 외면하여 구조하지 못한 동물에 대한  참회의 심정으로 적당히 타협하며 또 지나가는 \'나\'는 아니었는지 되돌아 봅시다!

제시했었던 대안 1은 적극적 대안이 아닙니다. 길에서 살아갈 능력을 습득하지 못한 애들을 단 1%의 확률에 기대하며 다시 길가로 내모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입니다.

대안3과 더불어 우리가 구조한 동물에 대한  안락사의 인정을 고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말로는 정부에서 이런 일을 해야 한다하면서도, 진정 정부가 이 일을 왜 하여야 하는지 명분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 스스로가 아니었는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막연히 포괄적 개념으로 생명존중, 인도적인 사회를 외치며 획일화시켜서 국가와 사회에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은 미성숙한 행위입니다.

유기동물을 각 지자체 담당부서에 인도하고 그 동물들의 사후 관리를 스스로 자원활동으로 채워주십시요.  지자체에서 인도적인 동물관리를 하는지 감시의 기능과 함께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무엇인지 지속적인 요구를 통해 유기동물관리가 합법적이고 인도적인 관리가 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도 지자체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이나 도저히 기능이 마련되지 못한 지역의 동물들은 민간단체로 보내어 입양 관리, 안락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지자체에 예산 수립이 안되어 안락사 조차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곳이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이 동물들만 이끌어 내어 재입양 가능여부를 선별하여 인도적인 안락사를 해주는 활동은,

몇십마리 유지하며 몇백마리  입양활동하는 것보다 더 힘에 겨운 작업이며 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이런 일련의 활동이 쉬운 선택이라고 보여지는지요?

적어도 동물단체에 몸담고 있으면서,
안락사를 외치고 안락사를 시행하는 사람들은 피도 눈물도 없고 냉혈한 사람들이라고 생각되어지는지요?
나는 그동안 막연히만 인정해왔던 안락사의 문제.. 이 말을 하기 위해, 그리고 이 역할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결정을 하기위해 고뇌하던 1달동안  몸이 지칠대로 지치고 상해있습니다.  한동안 입술이 터지고 위경련으로 고생했어야 했습니다.

밤잠 못이루고 뒤척이며 내가 왜 이런 길을 나서야 하는가 하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적당히 힘에 겨운 사정 호소하며 적당한 수를 유지하며 지금처럼 있어도 충분히 체제유지가 가능한데 말입니다. ( 이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모 지역의 유기동물 관리 실태를 조사하며 내 양심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구조 용역비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며 케이지에 마냥 방치시키는 그 동물들이 받을 고통과 극심한 공포와 농장에서 새끼 낳는 일만 하거나 가치가 없는 개들은 식육으로 아니면 질병을 방치하며 자연폐사되도록 둘것을 생각하면 온몸이 저려왔습니다.

우리가 그렇게도 가슴아프게 바라보는 그 동물들이..
극심한 공포와 고통가운데 그야말로 개죽음 당하지 않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권리를 부여해주는 것, 이것은 동물단체로서 가장 고통스러우나 그러나 꼭 해야만 하는 역할입니다.

 




댓글

신행호 2003.10.27

가슴은 아프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봐야할 사항임에는 틀림이 없는거 같습니다...전 사람이던 동물이던 자신이 존중받고 존엄성을 지키며 죽을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야 한다고 믿습니다.


강은엽 2003.10.26

정말 가슴이 터지는 고통을 느낍니다. 생각만 해도요.


안혜성 2003.10.26

저는 안락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입양이 활성화되면 이런문제를 논할 필요도 없겟지만.아무리 동물복지가 잘되있는 나라라고 해도. 100%입양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문제는 기준이될텐데... 안락사가 반드시 가혹한 행위라고 할수만은 없습니다. 제가 얼마전에 읽었던 존 쿳시의 \"추락\"을 보니. 안락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합니다.기간이 지난 녀석들은 무조건..... 참으로 냉정하다고 생각했지만요.주사를 놓기전 의사는 돌보던 개들과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그들과 눈을 맞추고.쓰다듬어줍니다. 그장면을 읽고나서는 냉정하다는 생각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조희경 2003.10.25

윗글에 오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1순위 복실이라고 표현한 것.. 복실이.. 노인정에 버려진 것을 우리 아버님께서 데려오셔서 제가 8년째 키우는 제 넷째 딸뇬입니다.. ㅠ.ㅠ


양미화 2003.10.25

제가 이 질문을 드리면서 몇번이나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습니다. 이런글에 리플을 달거나 질문을 하는것은 정말 힘들거든요. 어떠한 답변을 해주실지의 겁부터 나는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다른분들도 궁금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떠한 결론을 임원회의에서 결정하실지는 모르겠지만요. 이양이면 지금 병원에 있는 애들도 포함안됐으면 싶은 마음이네요. 삽으로 머리를 맞아 안구가 없어진 누렁이 너무 마음아프더군요. 저는 정말 마당있는 집에 살게 된다면 그런 불쌍한 애를 데려와 키우고 싶네요. 정말 마음을 아리게 하는 누렁이에요. 그 누렁이를 그렇게 만든 인간 저주를 받을 겁니다.ㅠㅠ


조희경 2003.10.25

양미화님.. 정말 고통스럽고, 죽음만이 그 애의 고통을 덜어줄수 있는데도, 받아주지 않아 안락사조차 되지 못않는 애들의 안락사는 논란거리가 안됩니다. 우리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이유는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15년 이상을 키워야 하는 애들이 넘쳐난다는게 보호시설의 한계인 것 입니다. 실제로 동구협에 가보면 고통스럽고 죽음만이 그 고통을 덜어주는 애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것이 괴로운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건강한 애들조차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고 방치하다가 참혹하게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입양가능성있는 애들이 선별되어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고 음성적으로 유통되거나 역시 극도의 공포에 살다가 죽게 한다는 것이 큰 문제인 것입니다. 그런 애들이 수만에서 수십만이라는 것입니다.(식육으로 유통되는 애들을 포함하면) 그리고 지금 사무실에 있는 애들은...(병원에 있는 애들은 고려할 수도 있겟지요) 이미 이전에 데려온 애들이므로 가능한한 해당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에 그래야 한다면 복실이가 1순위입니다. (억장이 무너집니다...) 1인1두제에 의해 철저히 관리되는 애들을 억지로 사지로 몰아 넣을수도 없는 거구요. 허나.. . 이것은 양미화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한 제 급조된 답변일 뿐입니다. 모든 것은 회원님들과 논의하고 임원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이지요... 아주 중요한 사안이지 않습니까...


양미화 2003.10.25

그리고, 저는 정말 고통스럽고, 죽음만이 그 애의 고통을 덜어줄수 있는데도, 받아주지 않아 안락사조차 되지 못하는 애들을 받아줘서 안락사 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입니다. 마음은 아프지만 말예요.


양미화 2003.10.25

저 궁금한게 있는데요. 그럼 안락사를 시행할 경우 어떤 식으로 이루어 지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정말 고치기 어렵거나 죽음만이 고통을 덜어줄수 있는데도 방치되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편안하게 안락사 시킬수 있도록 단체에서 받아서 안락사 시키는지, 아니면 멀쩡한 아이들도 일단 받았다가 한달간에 계류기간을 지나면 동보협처럼 무조건 안락사를 얘기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않다면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를 해주지 않고 한달동안 계류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라는 뜻인가요? 그런거에 대해서 잘 이해가 안가서요. 일단 개를 인도받고 계류시설에서 한달후엔 무조건 안락사 시키는 동구협의 방침과 같다면 지금 사무실에 있는 애들은 어떻게 되나요? 좀 뒤죽박죽인 질문이 됐네요. 제 질문이 기분 나쁘시지는 않겠죠. 그래도 알고 싶어서요.


조지희 2003.10.25

오랜전에 bbc다큐를 본적이 있는데 영국에서 개를 기를수없는(자격상실)남자가 아들땜에 몰래 개 두마리를 기르다 적발되었습니다. 그 개를 몰수? 하고는 입양을 다시 알선했는데 작고 이쁜애만 입양 되었고 나머지 크고 못생긴 아이는 결국 안락사를 시켜버리더군요. 그걸 보면서 가슴으로는 참 이해가 않되었답니다. 굳이 개를 빼앗아 죽이기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습니다. 어찌보면 무섭도록 잘 정비된 동물보호속에 숨겨진 칼날같은거겠지만 우리가 그정도로까지 갈려면 아직도 요원한 시간이 필요할것이라고 봅니다. 전 그만큼의 냉정한 잣대가 아니더라도 이젠 어느정도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다른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스스로가 장고해서 결정을 봐야할 문제라고요. 그리고 누가 굳이 짚고 넘어가지 않더라도 다들 느끼고 있을겁니다. 과연 하늘아래 어느누가 생명의 살고 죽음을 결정할수 있겠는가 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단지 최선만이 있을뿐이죠. 대표님이 힘든얘길 꺼내셨으니 다른분들도 생각을 많이 해보셨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후원 입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