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박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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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1.22
얼마전부터 저희 단지에 경비업체가 들어와 있습니다.
골목골목 CCTV를 설치하고 관리실 앞에서 센서를 단 주민차량은
지나가고 방문차량이나 기타 차량은 신분확인을 다합니다.
어제 센서를 받으러 관리실에 가는데 관리실 옆에 백구 한마리가
묶여 있더군요. 단무지가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코뽀뽀를 하니 경계하던
녀석이 꼬리를 치고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고...
물그릇 밥그릇엔 먼지가 가득... 날은 추운데 새장에다 판자 몇개 대놓고
묶어 놨더군요. 제가 보기엔 생후 2달쯤 되었을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어젠 왜이렇게 추운지 맘이 좀 언짢았지만 그냥 들어왔어요.
근데 잘려고 보니깐 그게 아니더라구요. 도대체 단지 입구에 버젓이
관리실 제공해 주었는데 새장에 백구 넣어놓고 보기도 꼴사납게시리...
난 이동네 주민이고 저 사람들은 우리에게 돈을 받는 사람들이다 생각하니
기운이 만빵 솟더군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옷 두툼하게 입고 통조림 하나 들고
관리실로 갔습니다. 그리고 아저씨를 불렀죠....
\'아저씨.. 이 녀석 여기서 키워요? \'
\'네\'
\'여기 얼마나 추운지 아세요. 이 벌판에 이게 이게 뭐야..이거 새장
아니에요?. 아니 내가 보기엔 두달도 안되보이는데 개 시체 볼일 있어요?
밥그릇 좀봐.. 어머 물도 없어.. 이 먼지.. 앤 뭣하러 여기 데려다 놨어요?
아저씨 나 그냥 못지나가.. (통조림 따주고) 이녀석 눈치보는거 봐.. 아니
단지 입구에서 이거 미관상 좋지도 않게 이게 뭐에요?
이럴려면 키우지 마세요. 이왕 키울거면 집도 하나 마련해 주시고
(옆을 둘러보며) 여기 이 돌댕이에 비닐은 왜 씌워놔요? 아니 이 돌이
이 녀석보다 추울까봐 이렇게 해놨어요? \'
아저씨 주섬주섬 물을 떠나 주더군요. 그러곤 집도 옮겨주고 하겠다고
변명을 늘어놓길래...
\'아저씨 .. 전 이 꼴 못보니깐 제대로 좀 합시다. 이 놈도 여기서 잘 키우면
명물 되겟네.. 에구 잘생긴거 봐, 아저씨 부탁 좀 합시다. 잘 좀 해주세요.
나도 오다가다 잘 챙길께.. 네?\'
그제서야 아저씨 아침부터 먹여야 겟다면 된장국에 밥 말아서
렌지에 데펴 주더군요. 녀석 맛나게 먹더이다.....
여튼 전 제가 이렇게 막나갈줄 정말 몰랐습니다. ;;;;
여기 경비아저씨들 동네 사람들 열라 무서워 합니다. 왠지 모르겟지만
저번엔 몇집서 2달이상 연체시 계약해지한다는 조항을 반상회에서
이야기 하는 도중 어느 아줌마왈 \'아저씨 그건 걱정말고 관리실앞에
낙엽이나 눈쌓여 있음 나 가만 안있어\' 그 말 한마디에
고개를 숙이더군요... 여튼 이제 아줌마가 무서운 세상이 오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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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2003.11.22
그래도 연진님 덕분에 건강하게 겨울나겠어요.. 화이팅*^^*
이옥경 2003.11.22
마음이 찡합니다..멋진 아줌마 홧팅!
이경숙 2003.11.22
아무래도 오며가며 연진님이 많이 챙기셔야 할 것같습니다. 두달이면 아직 젖먹이나 다름없잖아요.
안혜성 2003.11.22
두달이면 정말 귀엽겠네요,설마 내년 복날을 기원하며 키우는건 아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