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곡식이 부족해 기아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선진국에서는 사료로 사육된 육류, 특히 쇠고기 과잉 섭취로 인해 생긴 질병으로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미국인, 유럽인, 일본인들은 곡물로 사육된 쇠고기를 탐식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풍요의 질병\', 즉 심장발작, 암, 당뇨병 등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지구촌 곳곳의 축산 단지들이 야기하는 환경적, 경제적, 인간적 해악의 피해에 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소가 지구의 생태계와 문명의 운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전혀 모르고 있다. 하지만 날로 증가하는 소와 육식 문제가 미래의 지구와 인류의 행복에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하고있다.--- pp. 머리말에서




그곳에는 먼지와 톱밥이 가득한 바닥에 고기들이 내팽개쳐져 있고, 그 위에서 노동자들이 짓밟고 침을 뱉어대기 때문에 수십 억 마리의 세균이 득실거렸다. 창고마다 수많은 고깃덩이들이 쌓여있고, 곳곳에서 새어나오는 물이 그 위로 떨어지고, 그 주위로는 수천 마리의 쥐들이 내달리고 있었다. 이런 저장고들은 너무 어둠침침해서 제대로 볼 수도 없지만, 이 고깃덩이들 위에 널린 말라빠진 쥐똥을 손으로 치워낼 수는 있었다. 이 쥐들은 아주 골칫거리여서 노동자들은 독이 든 빵들을 놓아두는데, 쥐들은 그것을 먹고 죽었다. 그러면 쥐들과 빵과 고깃덩이들은 모두 한꺼번에 가공장치 안으로 들어갔다.--- pp. 158 ~ 159




미국에서 사용되는 제초제의 80%가 축우와 다른 가축들의 사료로 사용되는 옥수수와 콩에 뿌려지고 있다. 가축들이 섭취한 제초제는 그들의 신체에 서서히 쌓여가며, 살충제 또한 쇠고기 덩어리와 함께 소비자인 인간에게 전달된다. 전미 과학아카데미 연구위원회(NRC)에 따르면 쇠고기는 살균제 오염으로 인한 암 유발 식품들 중 토마토에 이어 두 번째로 위험한 식품이다. 제초제 오염으로는 가장 위험한 식품이며, 살충제 오염으로는세 번째로 위험한 식품이다. NRC에서는 요즘 시장에 나오는 온갖 식품들 중에서 쇠고기 살균제 오염이 소비자들의 암을 유발시키는 정도가 전체의 11%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pp. 19 ~ 20




육식을 끊는 행위는 \"모든 대륙의 자연을 대대적으로 회복시키는 생태계적 르네상스를 동반할 것\"




~ ~ ~ ~ 생태계적 르네상스. 아주 멋진 말이다. 책의 주요부분을 요약한 서평을 옮겨본다




『육식의 종말』은 모든 음식물의 으뜸에 사료로 사육된 쇠고기를 위치시킨 \'인공적인 단백질 피라미드\'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가를 파헤치는 책이다. 힘있는 자의 음식인 육식, 쇠고기를 먹는다는 행위가 지구환경과 인류공존에 미친 폐해, 가난과 빈곤 성차별 같은 불평등과 맞물려 있는 지점을 풍부한 자료와 놀라운 통찰력으로 밝혀내고 있다.

매년 가축에게 먹이는 6억t의 곡식을 인간이 직접 먹는다면 10억명의 기아를 해결할 수 있으며, 전세계 곡물이 인간을 위한 식량에서 가축을 위한 사료로 전환한 것이야말로 부의 재분배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변화라는 대목은 이 책의 핵심. 리프킨은 \"만약 19세기초, 지방이 적은 쇠고기에서 지방이 많은 쇠고기로 영국인들의 기호가 바뀌지 않았다면 전세계 대부분의 곡물이 인간을 위한 생산에서 동물을 위한 생산으로 옮겨가는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지 모른다\"고 말한다

영국인들은 기름이 촘촘히 박힌 육질을 좋아했는데 이것은 지금도 쇠고기 등급과 맛을 가르는 절대기준이 되고 있다. 기름이 박힌 육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방목만으로는 곤란했고 옥수수를 비롯한 열량이 높은 곡물을 먹여야 했다. 그 결과 (특히 개발도상국에서)곡물생산은 생계용 양식곡물 생산에서 상업용 사료생산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전미 과학아카데미 연구위원회(NRC)에 따르면 쇠고기는 살균제 오염으로 인한 암 유발식품으로 토마토에 이어 2위다. 제초제 오염으로는 가장 위험한 식품이고, 살충제 오염으로는 세번째로 위험한 식품이다. 이쯤되면 쇠고기는 음식이 아니고 독이다.

저자는 “지구에서 생산되는 전체 곡식의 3분의 1이 축우와 다른 가축들 사료로 소비되는 반면 수천만명의 인간이 곡식 부족으로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고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북반구의 선진국 사람들은 육류 과잉 섭취로 심장발작, 암, 당뇨병 등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의 수가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의 수보다 더 많다면서 풍요병을 지적한다.

지구의 환경도 위협받고 있다. 중남미의 수백만 에이커에 달하는 열대 우림 지역이 이미 소 방목용 목초지로 개간 중이며 사하라 이남과 미국, 호주 남부 목장지대에서 진행 중인 사막화의 주된 요인은 소 방목이라고 한다. 일례로 사육장에서 흘러 나오는 축산폐기물의 양을 살펴보면, ‘소 1만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비육장에서 배출되는 유기폐기물은 11만 인구의 도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양과 맞먹는다’는 것이다.육식문화를 정치적 측면에서 검토한 것도 흥미롭다. 육식이 역사적으로 남성 지배를 존속시키고 성별과 계급조직을 구축하는 데 이용되었으며 현대에는 국가 정체성을 다지고 식민정책을 발전시키며 심지어 인종이론의 개발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 그 가르침의 현실적인 십계명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하나, 생명의 근원인 자연을 내 몸 같이 사랑하자. 세상만물은 한 몸과 같아서 자연을 오염시키면 우리 몸의 오염도 피할 수 없다.

둘, 말 못하는 동식물을 괴롭히지 말자. 모든 동식물들은 사람과 똑같이 인지능력이 있고 감정도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지고 있다. 동물 가죽으로 만든 모피나 보신 식품을 사먹지 않으면 야생동물의 멸종을 막을 수 있다. 지구상에서 동식물이 못살게 되면 사람들도 못 산다.

셋, 검소함을 자랑삼고 사치를 부끄러워 하자. 사치스럽고 낭비하는 생활이 자연을 망가뜨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검소한 삶이 모여 죽어가는 지구를 살린다.

넷, 간소한 식단으로 음식을 남기지 말자. 모든 음식은 생명체를 희생시켜 만든 귀한 것이다. 그러므로 음식물을 남겨 함부로 버리는 것은 생명을 하찮게 보는 것이다.

다섯, 쓰레기 분리와 재활용을 생활화하자. 모든 물건들은 고쳐 쓰고 서로 돌려쓰고 대물려 주고 재활용해 자원낭비를 줄이자.

여섯, 전기와 물을 아끼자. 물과 에너지의 낭비가 지구 온난화를 초래해 지구의 종말을 불러올 수 있다.

일곱,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 일회용품의 사용은 과다한 자원낭비와 오염을 유발해 자연과 인간에게 모두 큰 해가 된다.

여덟, 냉난방을 자제하자. 실내 온도를 여름엔 27도, 겨울엔 19도에 맞춰 에너지를 절약하자.

아홉,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애용하자. 많이 걷고 운동을 해야 비만과 당뇨에서 해방될 수 있고 에너지 절약에도 일조할 수 있다

열, 환경파괴 범죄는 128로 신고하자. 공공의 적, 환경 파괴자를 지구에서 추방해 지구를 구하자.




이기영 호서대 교수 singre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