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입장문] 한국맥도날드, ‘유감’ 대신 ‘케이지 프리’ 선언하면 될 일

보도자료

[입장문] 한국맥도날드, ‘유감’ 대신 ‘케이지 프리’ 선언하면 될 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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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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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한국맥도날드, ‘유감’ 대신 ‘케이지 프리’ 선언하면 될 일


동물자유연대가 20일 오전 한국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진행한 케이지 프리 촉구 기자회견을 향하여 한국맥도날드는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며 ‘유감’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또한,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케이지 프리) 도입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동물자유연대가) 어떠한 이야기도 없이 이런 주장을 펼치니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 ‘유감’이란 말에 다시 유감을 표한다. 동물자유연대는 한국맥도날드가 본사의 정책에 따라 케이지 프리 선언은 왜 당장 하지 않고, 본질을 흐리는 언론플레이에 몰두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동물자유연대의 이번 케이지 프리 선언 촉구 기자회견 및 ‘언해피밀’ 캠페인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미 지난 3월말 한국맥도날드에 케이지 프리 선언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다. 한국맥도날드는 4월초 공문을 접수하였으며, 관련하여 내부 협의 후 답을 주겠다고 하였다. 이후 동물자유연대는 한국맥도날드 담당자와 통화를 하였고, 한국맥도날드로부터 케이지 프리 선언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는 재차 미국 본사의 정책에 한국이 포함된 것을 알고 있느냐 물었고, 한국맥도날드 측이 알지 못했기에 확인해 보길 권하였다. 한국맥도날드는 3일 뒤 다시 연락을 하였고, 끝내 선언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한 바 있다.

한국맥도날드 담당자와의 소통시도 자체가 힘들었고, 동물자유연대가 유선 연락을 시도한 횟수만 수십 번이다. 또한, 동물자유연대는 협의의 전 과정에서 만나서 논의할 것을 제안하였지만, 만남은 단 한 차례도 성사되지 않았다. 이런 동물자유연대의 끊임없는 요구와 노력을 ‘어떠한 이야기도 없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

게다가 한국맥도날드가 반박을 통하여 “동물복지란의 도입을 현재 준비 중”이며 “2025년까지 공급 받는 모든 계란을 동물복지란으로 교체 예정”이라는 말도 전혀 신빙성 없이 들린다. 일단 한국맥도날드는 동물복지란과 케이지 프리 달걀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으나, 둘은 다른 개념이다. 또한, 4월까지는 전혀 언급조차 않던 케이지 프리 이행 계획이 지금 갑자기 생겼다는 것도 의심스럽다. 

그 가운데 정점은 기자회견이 진행되기 하루 전인 어제(19일) 언론사에 제공한 한국맥도날드 측의 답변이다. 당시 제공된 한국맥도날드 측 답변의 요지는 ‘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케이지 프리 선언을 하였지만, 각 국가의 맥도날드는 시장여건을 고려하여 동물복지란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라는 것과 ‘한국맥도날드에 계란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에서 동물복지란 도입 가능 여부를 현재 검토중에 있다’였다. 첫 번째 답변에 따르면 미국 본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한국까지 포함한 케이지 프리 이행 약속은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한 거짓이 된다. 동물자유연대는 미국 본사나 한국 맥도날드 가운데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이어 답변의 두 번째 항목에서 보면, 한국맥도날드의 동물복지란 도입 가능 여부는 어제까지만 하여도 어디까지나 ‘검토’ 단계였다. 모두가 알다시피 ‘검토’ 단계는 실행 여부를 전혀 담보할 수 없는 상태라는 말이다. 그런데 동물자유연대가 오늘 케이지 프리 선언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자 단 하루만에 ‘검토’가 ‘도입을 준비중’이 되고 ‘2025년까지 교체 예정’이 되었다. 이렇게 빨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업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 왜 동물자유연대가 지난날 끊임없이 요청할 때는 진행되지 않았을까?

다시,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언론을 통하여 “인프라를 바꾸고 다른 나라의 케이스를 확인해 우리나라에 적합하도록 단계를 밟는 상황이어서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동물자유연대가 요청한 것도 결코 당장의 케이지 프리 이행이 아니었다. 이행은 2025년까지 하면 되고, 현재는 선언을 통한 약속만 하라는 것이었다. 한국맥도날드의 케이지 프리 정책이 ‘검토’에서 하루만에 ‘2025년까지 교체 예정’이 되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오히려 한국맥도날드가 2025년까지 7년이라는, 사람들에게 잊히기 쉬운 시간의 속성을 이용하여 거짓 선동을 하려는 게 아닐까 추측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하루아침에 뒤바뀐 정책이 설명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동물자유연대는 부차적일 뿐인 진실 공방으로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한국맥도날드가 진정 억울하다면, 케이지 프리를 선언하면 될 일이다. 한국맥도날드가 정녕 케이지 프리에 의지가 있다면, 케이지 프리를 약속하면 될 일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미국에서 300개가 넘는 기업이 케이지 프리 선언을 했다고 하였지만, 유래 없던 그 여정은 험난했다. 대상 기업들이 선언 자체보다는 포괄적인 단어, 이후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단어 등을 사용하여 이른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데 혈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공급이 뒷받침하는 한에서’, ‘가능한 한’, ‘수요와 경제성에 따라’, ‘고객의 선택에 따라’, ‘이행할 예정’ 등이 그것이다. 언뜻 보면 문제없어 보이는 ‘100% 케이지 프리 달걀로 전환하겠다.’라는 선언도, 사실 알 달걀만을 포함할 뿐 재료에 들어가는 달걀이나 액체란은 포함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앞선 외국의 사례들처럼 한국맥도날드가 단지 면피를 위해 선언하며 뒷문을 만들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한국맥도날드는 당장 내일이라도 “2025년까지 자사의 모든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사용되는 알 달걀을 포함, 빵 등 재료에 사용되는 달걀 그리고 액체란까지 포함하여 자사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100% 케이지 프리 선언 및 이행을 약속”하면 될 것이다.

한국맥도날드가 2025년까지 케이지 프리 이행을 선언한다면 동물자유연대는 뜨거운 환영의 박수를 보낼 것이다. 또한, 한국맥도날드가 케이지 프리 이행을 돕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 공방이나 감정싸움 따위가 아니다. 한국맥도날드의 명확한 케이지 프리 선언이자 약속이다.

2018년 7월 20일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