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성명]돌고래 방사, 쇼 중단 반대하는 서울대공원 노조에 대한 반박성명

보도자료

[성명]돌고래 방사, 쇼 중단 반대하는 서울대공원 노조에 대한 반박성명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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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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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시청공무원 노동조합 대공원지부(이하 서울대공원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돌고래공연은 강압적인 동물학대의 결과가 아닌 조련사와의 애정과 상호신뢰의 결과물"이라며 돌고래공연 중단과 제돌이 방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서울대공원 노조의 입장에 다음과 같이 반박하는 바이다.

제돌이는 불법거래된 남방큰돌고래 3마리 중 한 마리이다.
 
서울대공원에서 방생 결정이 난 제돌이는, 우리나라도 가입되어 있는 국제포경위원회(ICW)의 멸종위기보호종으로 지정되어 1986년부터 포획이 엄격하게 금지된 남방큰돌고래 3마리 중 한 마리이다. 당시에는 몰랐다고는 해도, 서울대공원에서는 이러한 멸종위기보호종 돌고래를 불법포획한 제주퍼시픽랜드 측과 바다사자 2마리로 맞바꾸는 불법적인 거래를 한 것이다. 따라서 서울대공원이 불법적인 거래를 통해 쇼에 이용해 온 측면에 대해 법적인 처벌을 받아도 모자른 마당에, 오히려 제돌이 방사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자연상태에서 사는 돌고래를 포획하는 것 자체가 가혹하다.
 
돌고래는 자연 상태에서라면 20일 동안 1천 76km를 돌아다닌다. 한 시간에 32km가 넘는 속도로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살아있는 물고기를 먹으며 사는 지능이 높은 동물인 것이다.
이렇게 감각과 지각력이 높은 동물일수록 고통 감수성이나 상황을 조작하려는 능력도 큰 법이다. 돌고래에게 비좁은 사육장이나 쇼장, 그리고 단조롭고 변화없는 사육공간, 반복되는 훈련과 쇼는 인간으로 친다면 정신병동이나 감옥과 다름없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반경 100km 이상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아가는 돌고래를 포획하여 실내수영장만한 좁은 공간에 가둬놓는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의 본성을 억압하는 강압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돌고래에 대한 ‘애정’으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 일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쇼돌고래는 ‘학대’를 통해 길들여진다.
 
포획된 돌고래를 쇼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야생성을 없애나가고 인위적으로 길들이는 ‘순치’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속 32km의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가 같은 속도로 수영장만한 수족관을 헤엄치면 어떻게 될까? 수족관이나 쇼장 벽에 부딪혀서 큰 부상을 입거나 폐사할 수도 있다. 또한 돌고래는 헤엄치면서 살아있는 물고기를 먹기 때문에 죽은 물고기를 먹으려 하지 않는다. 죽은 물고기를 거부하는 돌고래를 그냥 놔두면 굶어죽을 것이고, 그렇다고 매번 살아있는 물고기를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순치업자의 입장에선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다.
 따라서 순치의 과정에는 자연상태의 돌고래의 습성을 억압하고 야생성을 없애나가기 위해 몇날 며칠을 굶기는 과정과, 굶주린 돌고래가 조련사가 던져주는 죽은 물고기를 받아 먹으면서 조련사의 말을 잘 듣도록 훈련하는 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인간이 쇼에 이용하는 돌고래는 이러한 ‘학대’의 과정이 전제되어서 탄생하는 것이다. 서울대공원 노조는, 이러한 순치의 과정이 서울대공원 안에서 진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학대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쇼돌고래의 높은 폐사율, 원인 분석은 해봤는가?
 
자연상태에서 돌고래는 25년에서 30년까지 살지만, 수족관 돌고래의 치사율은 야생 돌고래의 갑절 가까이 된다. 제주퍼시픽랜드에서 쇼에 이용되는 돌고래의 11마리 중 4마리가 폐사했으며, 울산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고이쁜도 먹이를 거부한 채 폐사했다. 단조로운 환경, 비좁은 공간, 반복되는 훈련과 쇼는 본성을 억압당한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돌고래들은 죽은 물고기를 받아먹으며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성 궤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줄곧 간장약을 달고 살아야 하며, 소리에 민감한 돌고래가 수많은 인파로 인한 소음과 조련사의 호루라기 소리, 쇼장에서의 음악소리를 듣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이다. (일부 외국의 수족관에서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돌고래의 움직임을 둔화시키기 위해서 수족관에 신경안정제를 탄다고 해서 비판을 받은 적이 있었다.)
방생하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오히려 자연상태의 돌고래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생존력을 고갈시켜 온 것은 돌고래를 훈련하고 쇼에 이용하는 동물원 측이 아닌가? 쇼를 위해 돌고래가 치르는 희생을 감춘 채 오락성으로 포장하고서 “서울의 모든 어린이가 동물 사랑을 체험하게 하는 돌고래 쇼”라고 진정으로 말할 수 있는가?

돌고래 방생운동으로 유명한 릭 오배리도 돌고래 조련사였다.
 
국제적으로 수족관의 돌고래를 자연상태로 방생하는 운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영화 ‘더 코브’의 주인공이기도 한 릭 오배리도 처음에는 돌고래를 훈련하는 조련사였다. 자신이 직접 훈련했던 돌고래가 비좁은 수족관과 반복되는 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보고, 자신의 ‘애정’이 일방적인 것임을 알았다. 조련사와의 상호교감과 신뢰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돌고래에게 결코 행복하지 않은 방식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따라서 서울대공원 노조는 돌고래공연이 갖는 동물학대의 측면을 부정하고, 일방적인 ‘애정과 상호신뢰’를 강조하며, 돌고래쇼 중단으로 인해 항의가 높다는 점을 들어 돌고래쇼 지속을 주장하기 보다 더 솔직해져야 한다. 돌고래쇼 중단에 따른 안정적인 노동권 보장과 대책마련 등을 주장해야 하는 것이다.

2010년 2월 미국과학진흥협회에서는 높은 인지능력, 사고력 등을 근거로 돌고래를 인간에 준하는 법적 권리를 갖는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철학자들이 말하는 대부분의 인격체 구성 항목에 돌고래 또한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즉 살아있고, 주위환경을 지각하며, 감정을 갖고 있으며, 개성이 있고, 자기통제력을 보이며, 서로를 적절히 대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심지어 서로를 도덕적으로 대한다는 것이다.
 
물론 돌고래쇼 중단으로 인해 일자리를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노조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울대공원은 이번 방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들 조련사를 돌고래 재활 훈련 전문가로 교육하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들 조련사는 앞으로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다른 돌고래 방사시에 뜻깊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돌고래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동물자유연대는 서울대공원 노조가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고 구태를 고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모든 개별 보호 동물의 생태를 보다 자연 친화적인 사육환경으로 개선해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또한,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세계적으로 이름난 자연 친화적 동물원으로 거듭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필요하다면 우리 동물자유연대는 이에 전적으로 협조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다. 

2012년 4월 4일
 
동물자유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