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굶어 죽고 거리로 내몰리는 소들, 더 이상 희생시키지 말라!

보도자료

굶어 죽고 거리로 내몰리는 소들, 더 이상 희생시키지 말라!

  • 동물자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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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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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고 거리로 내몰리는 소들, 더 이상 희생시키지 말라!

지난 3일, 순창군의 한 축산농가에서 먹이를 주지 않고 소를 굶겨 죽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농장주는 소 값이 폭락한데 비해,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인해 사료 값이 상승하여,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처사였다고 밝혔다. 그로인해 이 축산농가에서 굶어죽은 소는 자그마치 20마리이다.
아무리 도축으로 생을 마감하고 인간에게 고기로 먹힐 운명이라 하여도, 죽을 때까지 하루하루를 물과 사료도 없이 뼈가 앙상하게 남을 정도의 고통 속에 소들을 방치해 놓은 것은 가혹한 학대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의 각지에서 소 2000마리가 차갑고 덜컹거리는 트럭에 실려 서울까지 온다고 한다.
그러면, 누가 이 소들을 아사시켰을까? 누가 수천마리의 소들을 한 겨울에 거리로 내몰았나?

(사진출처 :뉴스1,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120103164922635&p=moneytoday)

동물자유연대는 어떠한 경우에도 살아있는 생명체를 협상의 도구로 희생시키는 것을 반대한다!
이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주장이며, 소수 약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상위 강자의 이익을 구하고자 하는 위험한 전체주의적 발상을 경계한다.
그와 더불어 현 사태의 배경에 관계된 모두가 함께 책임 의식을 갖고 이 사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요구한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01&aid=0005453375 )

사태의 배경은 어떠한가?
전문가와 한우협회는 현재 국내의 사육소의 수가 급증해 소 값이 폭락했고, 곡물 사료값은 작년한해 17%가 급증해 한우농가의 피해가 증가했다고 한다. 사육두수가 증가한 원인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파동이후 쇠고기 이력제가 정착되고 국산 쇠고기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육우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축산농가들이 단기간에 사육두수를 늘려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우협회는 축산농가가 입는 피해의 주요 원인을 한우의 사육두수의 증가로 보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암소의 도태를 위한 도축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수십마리의 굶어죽는 소가 발생하고 나서야, 정부에서는 뒤늦은 대책으로 ‘암소 도태 장려금 300억원을 지원하고 군납용 고기를 한우로 대체하겠다’라는 방안을 내놓았다.
3년만에 증가한 한우의 사육두수 조절에 실패하고, 다시 3년만에 암소를 도축하여 사육두수를 조절하겠다라는 정부의 방안은 별로 믿음직스럽지 않다.

첫째, 국내 소값을 조절하는 것이 암소도태가 근본적인 방안인가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국내의 식량안보 및 식량안전 체계가 무너진다는 다수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 체결을 강행했다. 한미 FTA가 체결되자 마자 미국산 쇠고기는 지하철 승강장과 신문, TV 광고까지 섭렵하며 홍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로 보면 본격적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 쇠고가기 수입되었을 때, 사육두수를 감소하여 상승된 한우값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근시안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국내 축산농가에 대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과 기술, 설비 지원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정부가 체결한 한미 FTA로 인한 파급을 축산농가와 서민에게 지워서는 절대 안돼기 때문이다.

둘째, 소값은 폭락했는데, 소비자가 접하는 한우고기 값은 변동이 없다는 것도 역시 의문이다. 이는 누군가가 분명히 중간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말이다. 2007년 농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한우고기의 유통마진은 40%에 이른다고 한다. 보통 소가 식당까지 가기 위한 한우의 유통구조는 보통 5~6단계로 300~400%까지 마진이 붙는다. 국내 소값이 폭락해서 농가는 몇 억의 빚더미에 떠앉았는데, 오히려 유통업체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껴서 톡톡히 이익을 챙긴 셈이다. 유통업체는 국내산 쇠고기이든 미국산 쇠고기이든 많이만 팔리면 이익을 보게 된다. 중간에서 이익을 챙기는 이러한 불합리한 한우 유통구조는 쇠고기 수입이 개방에 대비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정책이라고 이미 2007년부터 지적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셋째, 한우의 등급별로 인한 가격차이다. 지난 5년간 한우는 1++등급의 가격은 kg당 5천 420원 상승한 데 반해 3등급은 438원 밖에 오르지 않아 2004년 이후 가격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졌다. 이러한 가격차이는 마블링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상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한우의 고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국내 축산업계의 의견이다.
그런데 한우의 등급을 결정하는 마블링(육류가 연하고 육즙이 많게하는 지방의 분포)은 어떻게 해서 생기는가? 이렇게 마블링이 많은 소를 키우기 위해서는 소의 자연적 상태를 최대한 억제해, 움직임을 적게 하고 축사에 가둬서 키우고 건초가 아닌 사료를 먹여 최대한 살을 찌워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가 마블링이 훌륭하다고 보란 듯이 선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마블링은 최대한 소의 본성을 억제하고 감금해서 얻은 인간의 탐욕의 대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블링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잔혹한 식품인지 여부에 상관없이 미국산 쇠고기 소비를 선호한다. 그렇게 되면,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으로 마블링 쇠고기 생산에 유리한 미국산 쇠고기와의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국내의 사육정책도 소에게 더 잔혹해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블링 쇠고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소는 더욱 갇혀서 사육되게 된다. 따라서, 국내 소비자들도 고기를 소비함에 있어서 얼마나 더 자연적으로 행복하게 생산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죽을 때까지 하루하루를 물과 사료도 없이 고통 속에 방치되었다, 숨을 거둔 수십 마리의 소들. 그리고 한 겨울에 차디찬 트럭에 실려 장거리 운송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또 다시 처해지는 2000마리의 소들. 이는 비단 해당축산농가 뿐만이 아니라, 국내의 식량 공공성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이 사태까지 내버려둔 정부, 그리고 농장동물의 고통에 무관심했던 우리들의 잘못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 이상 굶어죽거나 장거리에 동원되는 소에 없도록 정부가 이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