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 미미는 올해로 두 살.
메인쿤답게 크고 포근한 몸집에 금빛 눈을 가진, 아주 우아한 여자아이 고양이다.
겉모습만 보면 위풍당당한 여왕님 같은데, 실제로는 참 조용하고 무던한 성격이다.
내가 어디를 가든 꼭 따라다니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다.
부엌에 가면 발치에서, 소파에 앉으면 다리 위에서, 책을 읽으면 책 옆에서—언제나 조용히 함께 있어주는 그런 존재다.
사실 미미는 성격만 특별한 게 아니다. 입맛도 정말 독특하다.
다른 고양이들이 좋아한다는 츄르엔 별 반응이 없는데, 동결건조 열빙어나 닭가슴살을 꺼내면 그야말로 눈이 반짝인다.
특히 열빙어를 앞발로 꼭 쥐고 먹는 모습은, 마치 조용히 음식을 음미하는 미식가를 보는 듯하다.
가끔 내가 토스트를 먹으려고 버터를 꺼낼 때도, 미미는 벌써 냉장고 앞에 와 있다.
아주 소량만 손끝에 묻혀줘도 그걸 조심스럽게 핥으며 눈을 가늘게 뜨는 모습은 정말 귀엽다.
그 표정을 볼 때면 "이 녀석, 입맛이 보통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오늘도 미미는 조용히 내 곁에 있었다.
커다란 소리도, 거친 장난도 없이 그저 나란히 걷고, 나란히 쉬고, 나란히 시간을 보내줬다.
이렇게 하루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얼마나 편안해지는지 모른다.
세상에서 제일 얌전한, 제일 특별한 미식가 미미.
내가 고양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미미와 함께 살아가는 것 같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