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부터 그간 벼르던 종합검진과 스케일링을 받았습니다. 매일 약을 먹이고, 아픈 데는 없는지 살피면서도 입양 전에 심각하게 다쳤던 전례를 들었던 만큼 항상 다른 문제는 없을지 염려가 됐었고, 특히 이미 한 쪽 이빨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다른 고양이만큼 잘 씹지 못하는데 송곳니만 해도 검게 변색된 부분이 많아 걱정하면서도 치석을 줄여주는 약 외에 별도의 칫솔질을 시켜주기 어려웠습니다.
항상 정성과 진심으로 꿍이를 돌봐주시는 경인병원 선생님들께서 치아 상태를 살펴보시고 혹시 문제가 있으면 발치를 먼저 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는데 염려대로 작은 어금니가 녹아 잇몸이 이빨을 타고 올라온 상태라 발치 후에 스케일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저작에 필요한 큰 어금니는 아니라 씹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거고, 어차피 그 동안도 이가 좋지 않아 그 쪽으로는 거의 씹지 못했을 거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2시간 여 동안 점심을 먹고 간단히 장을 보고 돌아왔더니 변색이 많이 된 오른 쪽 송곳니도 그냥 두면 더 안 좋아질 수 있어 발치하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걱정이 많이 되기는 했지만 함께 진행했습니다.
발치 및 스케일링 후 마취가 깨고 안정되기까지 1~2시간을 더 기다려 결과를 알려주셨는데 발치는 무사히 끝났고 스케일링도 깨끗하게 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먼저 진행했던 종합검진도 간 수치 등 모두 문제 없다고 알려주셔서 한 시름 놓았고, 평소 유난히 얼룩이 많이 끼고 더러워져서 건강 상태가 안 좋은 건가 싶었던 귓속을 깊숙히 청소하기 어려워 먼저 요청드렸던 대로 깨끗하게 해주셔서 시원했습니다.
이를 두개나 뽑았고 오랜만에 장시간 검사를 받았던 만큼 얼른 집에서 쉬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일주일간 처방해주신 알약과 소독 스프레이까지 아침저녁으로 더 꿍이가 힘들 생각에 안타까웠지만 앞으로 더 건강해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들었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확실히 이빨 뽑은 곳이 어색한지 몇 시간이나 소리 내서 핥고 특히나 보기에 입이 더 삐뚫어진 모습에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사료 역시 전보다도 더 잘 씹지 못하고 먹는 데도 오래 걸리는 모습이고, 꿍이가 항상 하는 번팅도 더 깊어지고 사람에게 의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에는 그냥 이리저리 반복해서 부비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사람 몸에 턱을 괴고 있다거나 팔을 베주니 그대로 베고만 있네요. 항상 아픈 티도 안 내고 배 고프다고 울지도 않는 아이라 더 걱정되지만 그만큼 대견하기도 합니다. 다시 또 금방 적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발견되고 보호소에서 4년째에 데려와서 벌써 또 4년이나 된 걸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저희가 받는 모든 위로의 대부분을 이 아이들을 통해서 받고 있고, 이제 이 친구들이 없는 시간을 생각하기 어려운 데다, 수명이 다 했을 때 그 슬픔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처음 병원에 갔을 때 오래 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선생님 말씀이 너무 아렸지만 벌써 이렇게 오래 잘 살고 있어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소희 2024-05-14 12:34 | 삭제
에고고 꿍이 고생이 많았구나 ㅠㅠ 아픈 티도 안 내고 항상 굳건한 꿍이.. 이젠 응석도 부리고 아픈 티도 내야 엄마 맘이 더 편하실 거 같아. 보호자님의 많은 사랑이 꿍이에게 삶의 의지가 더해주는 거 같아 꿍이도 엄마 마음 충분히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이 들어요 ㅎㅎ 꿍이 앞으로도 아픈 곳 없이 건강하기를 온 힘 다해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
Y 2024-05-20 10:36 | 삭제
꽁치야!! 너무반갑다🥹🥹🥹 정성을 다해 돌봐주심이 느껴져요! 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