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1년 반 전 고양이 공장에서 구출한 클로이, 토요일에 고양이 별로 보내주었습니다.

입양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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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1년 반 전 고양이 공장에서 구출한 클로이, 토요일에 고양이 별로 보내주었습니다.

  • 박경민
  • /
  • 2018.03.26 15:44
  • /
  • 941
  • /
  • 34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혹시 기억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2016년 8월, 부산동물연대를 통해 고양이 공장에서 구출된 ''할매''를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할매'' 대신 ''클로이''라는 이쁜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입양할 때에도 얼마 살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여태껏 고양이 공장에서 이용당해왔으니 우리랑 함께하는 동안 만이라도 단 1년이라도 행복하게 살다 가라고 입양을 결심했었습니다.
 
그리고 클로이는 서열1위를 차지하며 매우 잘 지냈었어요.
 
입양 후 몇 차례 잘 지내는 사진이랑 글을 게시했었죠.
 
그러다 지난달(2월) 발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입양왔을때에도 발치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식탐도 많고 원래 건강하지 않았던 상태에서 입양을 했던 터라 구내염이 의심되어 다시 발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발치 후 2~3일 지켜보다 너무 상태가 안좋아 다시 병원에 여쭤보니 
암일 것 같다고 하시는데, 조직검사를 하기앤 애가 너무 작고 연약해서 마취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암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일부러 밥 먹이고 약도 먹이고 했는데 소용이 없었습니다.
 
애는 점점 말라가고, 그나마도 자기 힘으로 먹을 수 있던 물까지 못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에 있던 암이 점점 번져 눈까지 올라가더라구요..
 
눈동자가 점점 덮여갔습니다.
 
어머니와 많이 상의했습니다.
 
처음 안락사 이야기를 꺼낸건 저였지만, 애기 눈을 볼때마다 너무 안스러워 그냥 살려두자 했었죠.
어머니는 처음엔 치료를 계속 하자 라고 했지만, 애기가 너무 힘들어 하는걸 보니 안락사가 맞을 것 같다고 마음을 바꾸셨어요.
 
결정이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네이버 ''고다'' 카페에도 글을 올렸습니다.
 
여기 먼저 올렸었어야 했는데 고다에 워낙 사람들이 많고 검색할 수 있는 글도 많아,
안락사 경험자 글들을 검색하다 저도 글을 쓰게 되었어요.
 
많은 좋은 분들이 좋은 말씀, 격려의 말씀 해주셨습니다.
죄책감 가지지 말라고..
 
그래도 동물병원에서 마취하던 순간까지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많이 야윈 몸, 병과 싸우느라 얼룩진 얼굴을 보고있자니 보내줘야하는게 맞는 것 같아 보내주고 왔습니다.
 
토요일에 평생 흘릴 눈물 다 흘렸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글을 쓰면서 클로이를 생각하니 또 눈물이 많이 나네요.
 
이렇게 소식을 전하는게 맞는 것 같아 글을 적어봅니다.
 
입양하신 모든 분들 애기들과 행복하시고, 보내야 할 순간이 왔을때도 힘내세요.
 
마음이 추스러지면 또 클로이처럼 가여운 아가를 입양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혹시 기억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2016년 8월, 부산동물연대를 통해 고양이 공장에서 구출된 ''할매''를 입양하게 되었습니다.
 
''할매'' 대신 ''클로이''라는 이쁜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입양할 때에도 얼마 살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여태껏 고양이 공장에서 이용당해왔으니 우리랑 함께하는 동안 만이라도 단 1년이라도 행복하게 살다 가라고 입양을 결심했었습니다.
 
그리고 클로이는 서열1위를 차지하며 매우 잘 지냈었어요.
 
입양 후 몇 차례 잘 지내는 사진이랑 글을 게시했었죠.
 
그러다 지난달(2월) 발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입양왔을때에도 발치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식탐도 많고 원래 건강하지 않았던 상태에서 입양을 했던 터라 구내염이 의심되어 다시 발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발치 후 2~3일 지켜보다 너무 상태가 안좋아 다시 병원에 여쭤보니 
암일 것 같다고 하시는데, 조직검사를 하기앤 애가 너무 작고 연약해서 마취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암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일부러 밥 먹이고 약도 먹이고 했는데 소용이 없었습니다.
 
애는 점점 말라가고, 그나마도 자기 힘으로 먹을 수 있던 물까지 못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에 있던 암이 점점 번져 눈까지 올라가더라구요..
 
눈동자가 점점 덮여갔습니다.
 
어머니와 많이 상의했습니다.
 
처음 안락사 이야기를 꺼낸건 저였지만, 애기 눈을 볼때마다 너무 안스러워 그냥 살려두자 했었죠.
어머니는 처음엔 치료를 계속 하자 라고 했지만, 애기가 너무 힘들어 하는걸 보니 안락사가 맞을 것 같다고 마음을 바꾸셨어요.
 
결정이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네이버 ''고다'' 카페에도 글을 올렸습니다.
 
여기 먼저 올렸었어야 했는데 고다에 워낙 사람들이 많고 검색할 수 있는 글도 많아,
안락사 경험자 글들을 검색하다 저도 글을 쓰게 되었어요.
 
많은 좋은 분들이 좋은 말씀, 격려의 말씀 해주셨습니다.
죄책감 가지지 말라고..
 
그래도 동물병원에서 마취하던 순간까지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많이 야윈 몸, 병과 싸우느라 얼룩진 얼굴을 보고있자니 보내줘야하는게 맞는 것 같아 보내주고 왔습니다.
 
토요일에 평생 흘릴 눈물 다 흘렸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글을 쓰면서 클로이를 생각하니 또 눈물이 많이 나네요.
 
이렇게 소식을 전하는게 맞는 것 같아 글을 적어봅니다.
 
입양하신 모든 분들 애기들과 행복하시고, 보내야 할 순간이 왔을때도 힘내세요.
 
마음이 추스러지면 또 클로이처럼 가여운 아가를 입양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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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조은희 2018-03-26 16:29 | 삭제

클로이의 편안한 영면을 기원합니다.. 클로이가 가족과 함께 보냈던 1년 반의 시간이 얼마나 행복헸을지 짐작이 됩니다.. 반려동물복지센터에 있는 아이들 모두가 사람에게 고통받던 시간들을 잊고 1년만이라도, 단 몇달만이라도, 가족의 품에서 보내다 갈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행복아닐까요. 박경민님 너무 고맙습니다. 클로이도 너무너무 고마웠을거에요~ 많이 아파하지 마세요..


pearl 2018-03-26 16:31 | 삭제

클로이 기억하다 마다요.. 너무 성격이 좋은 아이라 그리 착취당하고 이용당하고 살았나 싶어 마음 아파하셨죠.. 나이도 많고 건강도 좋지않던 클로이 그동안 잘 보살펴 주셔서 감사드려요. 마지막 선택 역시 가슴 아픈건 가족들 몫으로 남기고 힘들어하는 클로이 입장에서 결정하신거 백번 이해됩니다. 힘든 삶이었지만 마지막 가는길까지 가족들 사랑속에서 떠나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마음 추스리시길 바라며 심심한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꺵이마리 2018-03-26 17:31 | 삭제

아이를 통증 속에 두는 것도 결국 인간의 이기심일 수 있어요. 그 결정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겠어요.
ㅠ.ㅠ 저도 샤넬이 보낼 때 계속 심장마비와 심장마사지, 주사... 이제 그만 해 주세요... 라는 말이 나왔어요. 충분히 이해가 가네요.
클로이를 일년반의 시간 동안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품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클로니는 따뜻한 기억만 안고 갈거에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클로이 무지개 너머에서 이제 행복하렴...


윤정혜 2018-03-29 15:13 | 삭제

입양가서 대장노릇한다는 얘기 듣고, 기뻤더랬지요.
짧지만 진하게 행복했던 시간을 클로이도 잊지 않을 겁니다.
클로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