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리 엄마 기쁨이가 이렇게 고집쟁이일 줄을 꿈에도 몰랐습니다
집안에서는 세상 순둥이가 산책만 나가면 마실나간 시골아낙마냥 신명나게 지 고집대로 뛰어다니는 바람에 쎄비나 저나 끌려다니느라 바쁩니다. 얼마전 하루 두번 산책에 못 버틴 쎄비가 몸살을 했을 정도지요
난 생 처음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기쁨이는 첫 날부터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아 얼마전 아무렇지 않게 매를 든 적이 있네요. 실수 였어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쎄비와는 달리 온 몸이 얼음처럼 굳어 슬픈 눈으로 구석으로 숨어들어 바들바들 떨면서 몇 일을 애 간장을 태웠습니다.
사람이건 짐승이건 마음의 상처가 치료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기도 하고 또 평생 치료되지 않는 상처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많이 반성을 했습니다.
성격좋고 온순한 탓인지 일주일 달래주니 다시 사랑스런 기쁨이로 돌아왔지만 소리에 민감하고 남자를 경계하는 건 여전합니다. 얼마전 친구가 그러더군요.
"짐승을 좋아하는 것과 기르는 것은 다른 문제라구요."
기쁨이를 입양하기 전까지만 해도 개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생명을 기르고 있다는 책임감이 드네요.
이경숙 2017-04-21 17:20 | 삭제
가슴을 울리는 후기네요 ㅠㅠ
고맙습니다
기쁨이도 그 맘 다 헤아릴 겁니다
사랑스런 아가 기쁨이와 쎄비가 늘 건강하길 빕니다
깽이마리 2017-04-23 04:07 | 삭제
사람도 동물도 트라우마라는게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런 모습도 이해해주는 가족을 만났다는 것이 기쁨이에게 큰 복이네요. 생명을 기른다는 책임감... 너무 멋진 문구인 것 같아요.
마리엄마 2017-04-23 21:32 | 삭제
에구... 일주일 동안 고생 많으셨겠어요 ㅠㅠ 그래도 다시 사랑스러운 기쁨이로 돌아왔다는 소식 너무 반갑습니다. 그나저나 마리가 엄마를 똑 닮았군요. 털을 좀 짧게 자르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는데 딱 기쁨이처럼 될 것 같아요 ㅋㅋ
심은희 2017-04-26 21:40 | 삭제
맘 많이 아프셨겠어요... 하지만 기쁨이는 똑똑해서 알꺼예요 '진짜 엄마가 생겼구나, 진짜 내편이 생겼구나'
그러니 이마에 '나 정말 기뻐요 ~~^^' 라고 썼겠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