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마리 한달 후기입니다

입양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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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마리 한달 후기입니다

  • 마리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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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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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가 저희 집 식구가 된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점차적으로 적응해가는 모습에 감동하고 기쁠 때도 있었지만 3주를 꽉 채운 시점까지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쓰담쓰담조차 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습니다.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하는데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 같은 좌절감이 들었습니다. 3주가 다 될 동안 답보 상태여서 과연 저희가 데리고 있는 것이 마리에게 좋은 일인지 회의가 들기까지 했습니다. 동자연 센터에서는 자유롭게 산책도 하고 친구들과 놀텐데 저희 집이 마리에게는 창살 없는 감옥인 것이 아닌가 걱정되었어요.
 
그래서 남편과 전략을 바꿔 보았습니다. 퇴로를 차단하고 천천히 양편에서 마리에게 다가가서 쓰담쓰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경직된 상태였지만 다행히 짖거나 물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천천히 쓰담쓰담 해주고 간식을 주니 긴장이 풀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별 일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놓아 주었어요. 이렇게 하기를 이틀 간격으로 두 어 번 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3일 전부터는 적어도 제게는 조금 더 너그럽게 쓰담쓰담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쓰담쓰담 다음 단계는 심장사상충 약 바르기였습니다. 이건 조금 더 고난이도였어요 ㅠㅠ 하늘이 도우셨는지 마리님이 도우셨는지 어찌어찌 약 바르는 것도 이틀 전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처음으로 안아보았어요 ㅠㅠ 3주 반 가량을 지지부진 하다가 지난 3~4일 동안 하루에 한 가지씩 진도를 뺀 셈입니다.
 
아직 산책은 하네스를 싫어해서 못해봤고, 그리고 무려 한 달을 지내는 동안 목욕을 한 번도 못 시켜봤습니다 ㅠㅠ
 
그래도 하루 종일 저를 졸졸 따라다니고 이제는 제법 웃는 얼굴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정말 착해서 사고 한 번 치는 일이 없어요. 아들냄 친구들이 올 때 잠깐 짖는 것 외에는 거의 짖지도 않구요.
 
마지막 사진은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입니다. 혹시 입양온 아이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한 번 참고해 보셔도 좋을 듯해요.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반려견의 관점에서는 어떤 의미로 읽히는 지 잘 설명되어 있어요.
 
끝으로 혹시 하네스에 대한 거부 반응을 완화할 수 있는 좋은 팁 있으신 분들은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
 

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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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가 저희 집 식구가 된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점차적으로 적응해가는 모습에 감동하고 기쁠 때도 있었지만 3주를 꽉 채운 시점까지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쓰담쓰담조차 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습니다.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하는데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 같은 좌절감이 들었습니다. 3주가 다 될 동안 답보 상태여서 과연 저희가 데리고 있는 것이 마리에게 좋은 일인지 회의가 들기까지 했습니다. 동자연 센터에서는 자유롭게 산책도 하고 친구들과 놀텐데 저희 집이 마리에게는 창살 없는 감옥인 것이 아닌가 걱정되었어요.
 
그래서 남편과 전략을 바꿔 보았습니다. 퇴로를 차단하고 천천히 양편에서 마리에게 다가가서 쓰담쓰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경직된 상태였지만 다행히 짖거나 물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천천히 쓰담쓰담 해주고 간식을 주니 긴장이 풀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별 일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놓아 주었어요. 이렇게 하기를 이틀 간격으로 두 어 번 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3일 전부터는 적어도 제게는 조금 더 너그럽게 쓰담쓰담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쓰담쓰담 다음 단계는 심장사상충 약 바르기였습니다. 이건 조금 더 고난이도였어요 ㅠㅠ 하늘이 도우셨는지 마리님이 도우셨는지 어찌어찌 약 바르는 것도 이틀 전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처음으로 안아보았어요 ㅠㅠ 3주 반 가량을 지지부진 하다가 지난 3~4일 동안 하루에 한 가지씩 진도를 뺀 셈입니다.
 
아직 산책은 하네스를 싫어해서 못해봤고, 그리고 무려 한 달을 지내는 동안 목욕을 한 번도 못 시켜봤습니다 ㅠㅠ
 
그래도 하루 종일 저를 졸졸 따라다니고 이제는 제법 웃는 얼굴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정말 착해서 사고 한 번 치는 일이 없어요. 아들냄 친구들이 올 때 잠깐 짖는 것 외에는 거의 짖지도 않구요.
 
마지막 사진은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입니다. 혹시 입양온 아이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한 번 참고해 보셔도 좋을 듯해요.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반려견의 관점에서는 어떤 의미로 읽히는 지 잘 설명되어 있어요.
 
끝으로 혹시 하네스에 대한 거부 반응을 완화할 수 있는 좋은 팁 있으신 분들은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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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비짱구 2017-04-18 08:54 | 삭제

힘든 전초전이 길수록 결과가 너무 감동적이더라고요.. 분명히 마리는 조금씩 변하는 중일 거에요... 기대돼요~~


심정연 2017-04-18 09:10 | 삭제

치콘이 입양자입니다^^ 마리가 마음을 서서히 열어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잘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초조해마시고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기다려 주시면 분명히 더 좋아질 것입니다. 클리커 드레이닝에 대한 책이나 유튜브 동영상을 찾아보시면 하네스 거부감도 완화할 수 있을거에요. 어렵지 않으니 꼭 찾아보세요^^ 마리 입양해 주셔서 감사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리시면 분명히 마리가 온 마음을 내어주고 온 가족에게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이충남 2017-04-18 23:06 | 삭제

하품이 도움되는것 같습니다..사람부터 안정되고 차분해져야 반려견도 같이 얌전해지더군요..저희집 해리도 가슴줄은 아주 싫어해요..옷입는것도..마찬가지고...목줄마져 거부해서 한동안 나가지도 못했어요..목줄은 억지로 체우고 하루에도 몇번씩 나갔어요..아주 짧게 여러번...지금은 산책가자 하면 현관에 스스로 나가더군요..목욕은 해리도 매우 싫어하는데..매일 화장실에 들어가 간식먹고 물장난치고.. 싫은티 팍팍내긴하지만..도망은 안가요..
천천히 차분하게..한가지씩 하시면..괜찮을거에요..승질급한 해리 보호자는 몸에 사리 쌓여가지만..ㅋㅋ


이도엽 2017-04-18 15:27 | 삭제

마리가 서서히 마음을 열어 가는것 같네요~~ 마리엄마님께서 많이 친해지시면 자연스럽게 하네스도 어렵지 않게 채우실수 있으실꺼에요. 조금의 팁을 드리자면 하네스(가슴줄)만 채우시고 집에서 편하게 있게 간식도 주시면서 30초 정도 하시고 조금씩 시간을 늘려가세요~~ 마리도 하네스를 차면 즐거운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차고 있으려고 할꺼에요


마리엄마 2017-04-18 19:28 | 삭제

경험 많으신 분들의 격려와 조언이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


이경숙 2017-04-19 11:52 | 삭제

가족들이 정말 인내를 갖고 마리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감동입니다
해리도 마리도 얼른얼른 맘을 화알짝 열고 지내길 빕니다
마리...볼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런 아가입니다
고맙습니다~~~


마리엄마 2017-04-19 15:40 | 삭제

하네스와 목욕 거부는 마리만 그런 게 아니군요 ^^ 산책가자 하면 알아서 마리가 나오는 그런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깽이마리 2017-04-23 04:18 | 삭제

저희집 설이는 목욕은 싫어하지만... 항상 욕조안에 넣고 함께 샤워하며 목욕하니 싫어도 도망 못 가서 그냥 바들바들 떨며 하는 편이고요, 하네스 채워주면 덜덜 떨지만 집에 왔을 때 맏이 럭키가 있어서 산책 나가면 럭키 의지해서 중간중간 저에게 안아줄건지 발을 들어서 그렇지 잘 다녔어요. 그런데 럭키가 재작년 겨울에 떠나고 나자 8년 동안 잘 다니던 산책을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집에 들어간다고 몸에 힘주고 집쪽으로 기를 쓰고 가려고 해서 문제더라구요. 점점 더 혼자 산책하는 것을 무서워하고 원래 성향이 다른 개들도, 사람도 무서워했는데, 이젠 사람에 대한 무서움은 전보다 수그러들었는데 산책은 맏이 떠나고 나니 퇴보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예 집에서 멀어지면 포기하고 집이 어디지 하면서 산책하게 되긴 하는데, 그냥 저는 병원 가거나 애들 산책모임 빼고는 내버려두는 편이긴 해요. ㅎㅎ 너는 너 편한데로, 나는 나 편한데로인 것 같아요.


마리엄마 2017-04-26 17:06 | 삭제

올려주신 댓글들 읽으며 '강아지는 이래야 한다' '강아지는 ~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었구나 싶습니다. 제가 강아지를 직접 키워보는 게 처음이라 이곳 저곳에서 조사한 정보를 토대로 지금쯤 이런 이런 것을 해야 하는데 하며 조바심을 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은 며칠 전에 드디어 첫 산책과 함께 목욕까지 성공했습니다. 조만간 사진과 함께 후기 올릴게요. 조언해주신 분들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이경옥 2017-04-28 16:52 | 삭제

마리가 너무 이쁨니다. 울 사랑이도 하네스 채우기까지 시간이 좀걸렸어요..
시간이 지남 마리도 편안하게 받아들일날이 올겁니다
항상건강하고 행복하세요..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