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베를린이 왔습니다.
여전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밤 산책길에 벤치에서 쉬는 베를린, 창밖 내다보는 거 좋아해서 커튼 뒤로 숨게 된 베를린, 수컷처럼 다리 들고 쉬야 하는 꼬리 예쁜 베를린, 버스 타고 병원 가느라 장바구니에 담겨서 언니 무릎에 앉은 베를린입니다. 그 동안 시간관리 못해 쩔쩔 매느라 소식도 못 올려드렸어요.
입이 짧아서 꼭 자기 입에 맞는 것만 먹어서 사료값 많이 들어도, 쑥뜸을 자주 해주지 않으면 어디가 아파서 거의 매일 밤 벤치에 나가 졸음 참으며 쑥뜸을 해줘도, 데리고 나가면 꼿꼿한 소신으로 자기 가고 싶은 곳만 가는 고집쟁이여도, 목욕이 끝나거나 털 빗겨주고 나면 으르렁 거리며 제 손을 물고 뜯는 불효를 저질러도, 산책을 며칠만 다른 식구가 해주면 본체도 안 하고 쌀쌀맞게 굴어도, 퇴근해도 내다보지도 않고 누운채로 꼬리만 쳐서 제가 가서 만져주고 재롱 떨어줘야 해도, 해도, 해도……, 그저 이쁘기만 한 제 보물입니다.
깽이마리 2014-08-03 00:35 | 삭제
베를린 사진 속에 눈에 띄는 '우리 물품 직거래 함께해요!' 보며... 멋진 가족분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멋진 가족분들과 지내는 베를린은 행복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