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 태양이, 담비 ㅡ 양말만 좋고 바깥은 싫은

입양 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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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담비 ㅡ 양말만 좋고 바깥은 싫은

  • 김레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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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4.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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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양이, 담비의 엄마인 갑순이가 입양갔다는 소식을 지금 들어와 접했습니다, 정말 고맙고 기쁜 소식이네요.

갑순이가 '보고싶어할 것 같아' 우리 애들 방금 전에 찍은 사진 몇 장 올려놓아봅니다.

애들은 너무 건강하게 잘 있습니다. 집안에서 눈만 뜨면 둘이 무슨 홍길동, 장길산처럼 훨훨 날아다니고 월월 짖어대는데, 제가 (요즘은 거의 집에서만 작업하기 때문에) 아주 정신이 없습니다. '정신없이 행복하다'는 뜻이죠.^^ 툭하면 제게로 와 꼬리 흔들며 같이 놀아달라고 보채는 '애교덩어리' 우리 담비, 이제 똥오줌도 잘 가리고 으젓한, 책냄새 맡고 돌아다니는 걸 유달리 좋아하는 '천상군자' 우리 태양이 ㅡ 제 소중한 '행복 메신저'들입니다.     

얘들이 특히나 제 양말을 좋아해서 벌써 여러 컬레 작살이 났습니다. 조금 큼직하고 단단한 플라스틱공도 줘봤더니 잘 갖고 놉니다. 안에 구슬이 든 좀 더 물렁한 공 두 개는 진작에 구멍나 (뜯겨진 플라스틱 외피를 자꾸 먹으려 들길레) 버려버렸습니다. 헝겊 동물도 벌써 여러 마리 '창자가 터져' 결국 쓰레기통行 - 안에 든 솜을 자꾸 먹으려 들길레요. 하나 남은 오리는 꼬리하고 한쪽 날개는 물어뜯겨 없어졌지만 아직 창자까지 터지진 않은 상태라 그냥 놔뒀습니다. 둘이 있으니 역시 좋은 게, 하루 종일 양말이나 공 같은 걸 두고 서로 쫓고쫓기는 '쟁탈전'을 벌입니다. 거의 매일 한 두번 쯤은 둘을 일부러 떼어놓아야할 정도로 때로는 아주 무섭게들 싸웁니다. "형제끼리 왜 싸워! 사이좋게 지내야지!" 제가 혼내면 서로 더이상 달겨들진 않으면서도 왠지 분하다는 눈빛을 서로 맞교환해가며 씩씩 숨을 몰아들쉬는데, 꼭 제 어린시절의 한 장면 같을 때도 있습니다.^^ 이러나저러나 둘이 노상 같이 붙어 노니니 시간도 잘 가고, 분명 남매간 정도 더 깊어져가는 것 같습니다.

헌데 이 예쁜 애들을 '학대'한 사람이 대체 누굴까요, 요즘 갈수록 더 궁금하고 원망스럽습니다. 바깥 산책을 얘들이 아직도 너무나 두려워해서요, 물론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요. 매일 간신히 집 주변 연립단지만 한바퀴 도는데도 그게 그렇게 힘이 듭니다. 일단 안가겠다고 버티는 애들을 억지로 끌고다니려니 제가 육체적으로 힘이 부치더군요. 무조건 '인이 박혀야'할 듯 해서 매일 데리고 나가긴 합니다만, 느긋하고 연립단지 바깥까지 걸어보는'산책' 같은 건 아직 한번도 못해봤습니다.

귀청소도 아직.. 머리를 너무 세차게 흔들어대서 귀를 다칠까봐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이거, 얼마정도까지 안한채 둬도 상관없는 건지? 어차피 날 더워지면 털 깍이러 갈 건데, 그때까지 그냥 놔둬도 건강에 큰 이상 없을지? 눈꼽 닦아주는 거나 양치질 시켜주는 거(매일은 아니지만)는 이제 그리 큰 일은 아니게 됐습니다. 녀석들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제 손길을 낯설어하지 않고 있습니다. 

뭔 소리만 나면 월월컹컹 짖어대는 건 ㅡ 거의 포기 상탭니다, 잘 하다간 고막 다치겠어요, 워낙 '성량이 풍부'들해서리..

 

복 받아라, 갑순아, 복 받을 거야, 우리 태양이, 담비~

 


Note: 제목엔 입양동물 이름을 꼭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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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양이, 담비의 엄마인 갑순이가 입양갔다는 소식을 지금 들어와 접했습니다, 정말 고맙고 기쁜 소식이네요.

갑순이가 '보고싶어할 것 같아' 우리 애들 방금 전에 찍은 사진 몇 장 올려놓아봅니다.

애들은 너무 건강하게 잘 있습니다. 집안에서 눈만 뜨면 둘이 무슨 홍길동, 장길산처럼 훨훨 날아다니고 월월 짖어대는데, 제가 (요즘은 거의 집에서만 작업하기 때문에) 아주 정신이 없습니다. '정신없이 행복하다'는 뜻이죠.^^ 툭하면 제게로 와 꼬리 흔들며 같이 놀아달라고 보채는 '애교덩어리' 우리 담비, 이제 똥오줌도 잘 가리고 으젓한, 책냄새 맡고 돌아다니는 걸 유달리 좋아하는 '천상군자' 우리 태양이 ㅡ 제 소중한 '행복 메신저'들입니다.     

얘들이 특히나 제 양말을 좋아해서 벌써 여러 컬레 작살이 났습니다. 조금 큼직하고 단단한 플라스틱공도 줘봤더니 잘 갖고 놉니다. 안에 구슬이 든 좀 더 물렁한 공 두 개는 진작에 구멍나 (뜯겨진 플라스틱 외피를 자꾸 먹으려 들길레) 버려버렸습니다. 헝겊 동물도 벌써 여러 마리 '창자가 터져' 결국 쓰레기통行 - 안에 든 솜을 자꾸 먹으려 들길레요. 하나 남은 오리는 꼬리하고 한쪽 날개는 물어뜯겨 없어졌지만 아직 창자까지 터지진 않은 상태라 그냥 놔뒀습니다. 둘이 있으니 역시 좋은 게, 하루 종일 양말이나 공 같은 걸 두고 서로 쫓고쫓기는 '쟁탈전'을 벌입니다. 거의 매일 한 두번 쯤은 둘을 일부러 떼어놓아야할 정도로 때로는 아주 무섭게들 싸웁니다. "형제끼리 왜 싸워! 사이좋게 지내야지!" 제가 혼내면 서로 더이상 달겨들진 않으면서도 왠지 분하다는 눈빛을 서로 맞교환해가며 씩씩 숨을 몰아들쉬는데, 꼭 제 어린시절의 한 장면 같을 때도 있습니다.^^ 이러나저러나 둘이 노상 같이 붙어 노니니 시간도 잘 가고, 분명 남매간 정도 더 깊어져가는 것 같습니다.

헌데 이 예쁜 애들을 '학대'한 사람이 대체 누굴까요, 요즘 갈수록 더 궁금하고 원망스럽습니다. 바깥 산책을 얘들이 아직도 너무나 두려워해서요, 물론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요. 매일 간신히 집 주변 연립단지만 한바퀴 도는데도 그게 그렇게 힘이 듭니다. 일단 안가겠다고 버티는 애들을 억지로 끌고다니려니 제가 육체적으로 힘이 부치더군요. 무조건 '인이 박혀야'할 듯 해서 매일 데리고 나가긴 합니다만, 느긋하고 연립단지 바깥까지 걸어보는'산책' 같은 건 아직 한번도 못해봤습니다.

귀청소도 아직.. 머리를 너무 세차게 흔들어대서 귀를 다칠까봐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이거, 얼마정도까지 안한채 둬도 상관없는 건지? 어차피 날 더워지면 털 깍이러 갈 건데, 그때까지 그냥 놔둬도 건강에 큰 이상 없을지? 눈꼽 닦아주는 거나 양치질 시켜주는 거(매일은 아니지만)는 이제 그리 큰 일은 아니게 됐습니다. 녀석들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제 손길을 낯설어하지 않고 있습니다. 

뭔 소리만 나면 월월컹컹 짖어대는 건 ㅡ 거의 포기 상탭니다, 잘 하다간 고막 다치겠어요, 워낙 '성량이 풍부'들해서리..

 

복 받아라, 갑순아, 복 받을 거야, 우리 태양이, 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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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뿌꾸언니 2011-04-15 13:20 | 삭제

태양이 담비 글 읽고 웃고 갑니다.
이제 정말 태양이는 남자 답고 담비는 여자 답고 ^^
언능 밖에서도 익숙해 져서 슈퍼맨 처럼 날아 다니길 빕니다.~~~


김지영 2011-04-16 10:16 | 삭제

태양이 담비가 애교쟁이가 됬군요@
우리 지수는 점점 시크쟁이로 돌변합니당,..ㅜㅠ


이경숙 2011-04-16 12:34 | 삭제

아가들과의 사랑이 깊어짐을 느낍니다...레베카님...거듭 감사드려요...


베를린 엄마 2011-04-16 21:38 | 삭제

태양이 담비는 언제나 이렇게 붙어있네요. 갸우뚱~도 여전하고. 사진만 봐도 웃음이 나와요, 귀여워서요. 베를린도 이빨 닦는 건 그냥 있는데 귀청소 하려고 하면 머리를 마구마구 흔들어요. 그래도 억지로 잡으면 으르렁, 하고 소리 질러요. 면봉에 청소액 적셔서 대충 닦아주는 것도 얼마나 힘든지.
담비와 태양이도 날씨 더 따뜻해지면 바깥 좋은 걸 알게 될거예요.
저 착한 아이를 그렇게 학대해서 강아지 본성도 잃게 하고... 나쁜 인간!


순돌 2011-04-19 11:13 | 삭제

이상한 웬만해서 2 3번 데리고 나가면 못나가서 안달나는데 너무 귀찮게 나가자 해서 제가 넘 힘든데 오히려 잘된건지도


서지희 2011-04-24 15:58 | 삭제

베를린은 저희가 학교가고 출근하는 날과 쉬는 날을 제대로 짚고 있어요. 쉬는 날은 늦잠 좀 잘까 하면 기대고 부비고 큭큭 웃고 기지개켜고 앞발로 어깨 치고 코로 팔을 들썩 들어올리고 난리를 쳐요. 얼른 나가자 하는 것이죠. 머리만 대충 빗고 외투 걸치고 나가야 해요. 아직은 뛰면 안 되는데 횡단보도만 보면 뛰려고 어깨를 들썩여요. 그래 주는게 어찌나 고마운지요. 담비와 태양이도 곧 바깥맛을 알게 될 거예요.